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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초기불교85

출가 생활의 결실은 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 1. 출가로 인해 바로 얻을 수 있는 결실들은 무엇인가? 남을 위해 일하던 하인도, 세속의 높은 존재에게 세금을 바치던 장자도 출가함으로써 오히려 그에게 공양을 받는 위치가 된다. 계율을 잘 지키고 감관을 단속하며 청정한 마음으로 지내기 때문에 공덕이 높은 존재가 된다. 재가자들은 이러한 공덕 높은 수행자들을 존경하고 보호하고 살핀다. 이로써 그들도 이익을 얻는다. 재가자들이 지키기 어려운 더 높은 계율로써 알아차림의 힘을 증장시키고 스스로 만족하여 머무른다. 장애 없는 청정한 마음으로 대상을 정신과 물질로 볼 수 있게 된다. 2. 늙음,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은 왜 생기는가? 물질이 있어 늙는다. 물질이 있어 육체적 고통이 생긴다. 정신이 있어 정신적 고통이 생긴다. 정신과 물질이 없으면 괴로움이 .. 2022. 11. 11.
"이런 식으로 공부를 계속한 그는 누구의 도움이나 가르침도 없이 기하학 전체 내용에 정통하게 되었다." 한편 스님들의 참선 과정은 슬로싱킹과 대단히 비슷하다. 축서사의 무여스님이 지은 법문집 제목은 '쉬고, 쉬고 또 쉬고'다. 이 제목처럼 오랜 기간 슬로싱킹에 의한 몰입을 할 때면 두뇌는 문제를 풀기 위해 100퍼센트 가동하는데, 몸과 마음은 푹 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무여스님은 수행이 괴롭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10분도 고통이지만, 여행 떠나듯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한두 시간은 거뜬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평소 '슬로싱킹이란 연인을 생각하듯 가볍게 생각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 또한 여행을 떠나듯 수행하라는 스님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이렇게 수행하다 보면 '삼매'라는 종교적 상태에 도달한다. 삼매는 산스크리트어 '사마디'를 음역한 것으로, 오로지 집중하는 대상인 .. 2022. 11. 9.
"내가 의식의 통제 능력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식의 내용이 나를 만든다." 의식의 무대에 내가 원하는 혹은 필요로 하는 생각을 올린다는 것은 무대 감독이 의식의 무대에 하나의 문제를 올려 끈질기게 조명을 비춘다는 뜻이다. 그 문제가 어려우면, 즉 무대 위의 공연이 난해하고 지루하면 관객은 그것을 보려 하지 않는다. 그래도 감독은 줄기차게 그 문제에만 조명을 비춘다. 가끔 다른 자극이 무대 위에 난입해 조명을 받지만, 감독은 그 문제를 다시 무대 위에 올림으로써 다른 자극을 내몬다. 결국 관객은 무대 위를 장악한 그 문제를 계속 관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자신이 그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떠올린 관객 하나가 무대 위로 올라간다. 즉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장기기억이 인출된다. 그렇게 관객이 한 명, 두 명 무대 위로 올라가면서 의식의 무대가 관련 장기기억으로 채워지면 서서.. 2022. 11. 8.
각성한 뇌는 암기를 하고, 이완한 뇌는 새로운 발상을 한다. 생각하고 졸고 또 생각한다는 것, 편안해야 오래 생각할 수 있고, 오래 생각해야 뇌는 잠재능력을 깨운다. 편안한 이완 상태를 유지하되 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졸음과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가이 맞이하는 법을 배우라. 과제 난도가 낮거나 끈기가 필요한 업무는 각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을 때 수행 능력이 향상한다. 그러나 업무 과제가 어렵거나 창의성 또는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각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때 집중이 더 잘되고 수행 능력도 좋아진다. 다시 말해 도전적인 기획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업무에는 슬로싱킹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뇌는 기억을 저장하기도 하고, 저장한 기억을 인출하기도 한다. 가령 전화번호나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것은 기억을 저장하는 행위.. 2022. 11. 6.
65세에 출가한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의 한 재벌그룹 창업주가 "삶의 진정한 목표를 찾고 싶다"며 출가해 화제다. 일본 교세라社의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명예회장(65)이 7일 교토 엔부쿠지(圓福寺)에서 삭발염의하고 佛門에 귀의했다. 지난해 9월 65세가 되면 모든 사회활동에서 은퇴한 뒤 스님이 되겠다던 자신의 선언대로 이날 출가한 것이다. 출가식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여생을 지위와 명성을 쫓기보다는 삶의 진정한 목표를 추구하는 데 바치겠다"라고 말했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교세라, DDI 등 자신이 키워온 기업들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사찰에 들어갈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6월 정기검진에서 위암에 걸린 사실이 밝혀져 歸依가 연기됐었다. 59년 자본금 3백만 엔으로 교토세라믹을 설립한 이후 장거리 전화 사업체인 D.. 2022. 11. 4.
"다시 말해 그 문제를 내내, 오랫동안 풀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나의 주제를 몇 개월, 몇 년 이상 놓치지 않고 생각한다는 것. 천재와 범재를 나누는 것은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99번은 틀리고 100번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맞는 답을 얻어낸다"라고 했다. ...(중략)... 다시 말해 그 문제를 내내, 오랫동안 풀지 못했다는 뜻이다. 둘째, 그들이 붙들고 있던 문제는 천재들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할 만큼 난도 높은 문제라는 뜻이다. 셋째, 이들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에 맞서 강한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는 의미다. ...(중략)... 역사에 길이 남을 천재들도 빛나는 성취를 얻기까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십년 동안 인고의 사고 과정을 .. 2022. 11. 4.
"몰입도를 올리려면 오래 생각해야 하고, 오래 생각하려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채로 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몰입도를 올리려면 오래 생각해야 하고, 오래 생각하려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채로 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싱킹은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엔진이라 할 수 있다. 핵심은 생각의 끈을 1초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계속 주의는 기울이되, 몸과 마음은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책상 앞에 연필 잡고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롭게 생각하는 것은 슬로싱킹이 아니다. ...(중략)... 수험생 대부분이 슬로싱킹을 하라는 내 조언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안간힘을 써도 모자랄 상황에 스트레스 받지도 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천천히 쉬듯이 생각하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며칠만 슬로싱킹을 실천해보면 몰입이 훨씬 잘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늘도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소진하며 힘들.. 2022. 11. 3.
사성제와 위빳사나, 위빳사나와 멸성제 1. 위빳사나의 대상은 고성제와 집성제이다. 고성제는 안으로 정신과 물질, 오온을 본다. 밖으로 정신과 물질, 오온을 본다. 집성제는 고성제의 과거, 현재, 미래의 원인과 결과를 본다. 조건을 파악한다. 2. 위빳사나는 도성제이다. 정신과 물질을 무상, 고, 무아로 본다. 멸성제로 향하는 도를 닦는다. 하지만 정신과 물질을 보고,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무상·고·무아를 보고 있더라도 8정도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3. 멸성제에 이르러 8정도가 함께 생긴다. 세간의 멸성제와 출세간의 멸성제가 있다. 3번째 단계의 위빳사나 지혜로, 법의 ‘사라짐, 사라짐..’을 보는 마음이 세간의 멸성제이다. 예류도, 일래도, 불환도, 아라한도 각각의 단계에서 각 단계에 해당하는 족쇄가 완전히 부수어지고, 번뇌가 사라지고.. 2022. 11. 1.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채로 천천히, 느긋하게 대상에 의도적으로 계속해서 몰입한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할 일에 대해 끊임없이 슬로싱킹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해야 할 일과 관련한 무수히 많은 시냅스가 활성화되고 몰입도가 올라가서 그 일이 내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 되고, 곧 가슴 뛰는 일이 된다. 그런데 이 장벽을 넘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채로 명상하듯 천천히, 느긋하게 생각하는 슬로싱킹이다. 슬로싱킹은 집중된 상태를 유지하되, 생각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역동적으로 두뇌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집중과 다르다. 슬로싱킹을 연습하고 익숙해질수록 다급하게, 얕게 생각하던 기존의 습관을 천천히 깊게 생각하는 습관으로 교체하게 된다. 슬로싱킹.. 2022. 10. 27.
천천히, 느긋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집중하는 대상을 계속해서 생각한다. 문제가 어려우니 1초도 생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오래 들여다봐야 풀릴 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아이는 ‘1초도 멈추지 않고’ 생각하라는 내 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었다. 나름대로 생각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각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자 머리가 아프고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중략)… 아이에게 ‘생각하기’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천천히, 느긋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아이는 생각의 진전이 없는 어려운 문제를 스트레스 받지 말고 느긋하게 풀라는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중략)… 슬로싱킹은 생각할 때 괴로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되, 집중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를 1초도 멈추.. 2022. 10. 26.
준비 표상, 익힌 표상, 닮은 표상, 근접 삼매, 본삼매, 그리고 찰나 삼매 표상이란 일종의 이미지 혹은 영상입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영상이나 김태희 하면 떠오르는 영상을 말합니다. 사마타 수행에서의 표상은 우리가 밝은 태양이나 둥근 형광등 등을 쳐다보다가 눈을 감으면 잠시 남아 있는 밝은 영상 혹은 잔상을 표상이라고 한다고 생각하시면 제일 쉬울 듯 합니다. 까시나나 숨이 닿는 곳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 그것을 대상으로 일종의 잔상이나 영상이 일시적으로 생기는데, 그것을 준비단계의 표상이라 여기시면 되겠고 까시나나 숨이 닿는 곳을 지속적으로 오래 오래 집중하다 보면 이러한 준비 단계의 표상이 사라지지 않고 본래의 대상과 같은 모습으로 잔상을 오래 유지하면 그것을 익힌 표상이라 여기면 되겠고 이렇게 하여 본래의 대상보다 더욱 더 밝고 수승한 너무나 좋은 영상이 맺.. 2022. 10. 25.
찰나를 이해하면 연기의 흐름을 관찰하고, 집착과 갈애를 해소한다. 찰나는 북방 구사론에 나타나는 여러 시간 단위를 비교해서 보면 75분의 1초에 해당하는 시간이라 합니다. 상좌부의 심찰나는 물질보다 다시 16배가 더 빠르므로 75*16=1,200 하여 1,200분의 1초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산술적인 시간 개념이 아니라, 찰나는 고유성질을 가진 법의 특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라 보면 됩니다. 즉, 예를 들면 분노라는 법이 분노라는 특징을 유지하는 최소의 시간이 1,200분의 1초라는 말입니다. 찰나는 다시 더 작은 여러 시간으로 나눌 수 있지만 찰나를 더 나누게 되면 이러한 법의 고유성질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찰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옛 아라한 스님들의 한결같은 말씀입니다. 찰나를 이해하기..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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