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생각하고 졸고 또 생각한다는 것,
편안해야 오래 생각할 수 있고, 오래 생각해야 뇌는 잠재능력을 깨운다.
편안한 이완 상태를 유지하되 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졸음과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가이 맞이하는 법을 배우라.
과제 난도가 낮거나 끈기가 필요한 업무는 각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을 때 수행 능력이 향상한다.
그러나 업무 과제가 어렵거나 창의성 또는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각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때 집중이 더 잘되고 수행 능력도 좋아진다.
다시 말해 도전적인 기획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업무에는 슬로싱킹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뇌는 기억을 저장하기도 하고, 저장한 기억을 인출하기도 한다.
가령 전화번호나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것은 기억을 저장하는 행위이고, 미지의 문제를 풀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장기기억을 인출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생각을 잘한다'는 것은 곧 '뇌가 장기기억을 잘 인출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우리 뇌는 잠을 잘 때 장기기억을 가장 잘 인출한다...(중략)...
기억을 단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관여하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아민성 신경전달물질은 주로 각성 상태일 때 많이 분비되고 수면 중에는 감소하므로 잠이 들면 기억의 저장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중략)...
반면 기억을 인출하는 능력은 깨어 있는 동안에는 떨어지고, 잠잘 때 고양된다.
수면 중에는 기억의 인출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되고 전두엽이 비활성화되어 의식 깊은 곳에 있는 장기기억이 쉽게 인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 저장 위주의 주입식 학습은 각성 상태에서,
기억 인출 위주의 생각하는 학습은 이완 상태에서 하는 것이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즉, 단어를 암기하거나 강의를 들을 때는 각성 상태가 유리하고
내용을 이해하거나 미지의 문제를 풀 때는 이완 상태가 더 유리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미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데 슬로싱킹이 유리하다고 하는 것이다.
명상 역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킨 상태에서 호흡에 집중한다.
내가 종종 슬로싱킹을 '명상하듯이 생각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중략)...
"일상 생활에서 부교감신경이 우위인 순간을 잘 때 뿐이며,
깨어 있는 동안에 부교감신경이 우위이게 하는 수단은 명상이다.
천재는 뇌파를 알파 상태로 만들어 뇌 내 모르핀을 그만큼 쉽게 끌어내는 요령을 체득한 사람이다."
아무리 명상이나 슬로싱킹을 해도 깨어 있을 때는 잠잘 때보다는 몸과 마음이 덜 이완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슬로싱킹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선잠을 활용해야 한다.
선잠이 슬로싱킹의 핵심이라고 봐도 좋다...(중략)...
사실 슬로싱킹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졸음이 온다....(중략)...
생각하다 스스로 잠들 수 있는 의자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이런 '방만한' 자세로 생각을 하면 대개 졸음이 오는데, 그러면 자세를 유지한 채 목만 뒤로 기대어 잠을 잔다.
졸음과 '싸우다' 지쳐 잠드는 것이 아니라
졸음을 반가이 '맞이한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앉은 채로 자는 선잠이라 20분을 넘기지 않고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렇게 잠에서 깨면 또 자연스럽게 생각을 이어간다.
사람들이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게 쉬는 거지, 일하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슬로싱킹 도중에 빠지는 선잠은 결코 나태함의 증거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의 끈을 유지한 채 잠이 들면 우리 뇌는 방대한 장기기억에서 실마리가 될 정보를 찾고, 이것들을 서로 연결해 해결책을 강구한다...(중략)...
우리가 선잠을 자는 동안 뇌는 고갈된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디켈만 박사에 의하면 작업을 수행할 때 잠깐이라도 잠을 자면 그 내용이 해마에서 신피질로 이동해 더 오래 저장된다고 한다.
뇌의 단기기억에 계속 정보를 잔뜩 저장하기 보다는
선잠을 통해 장기기억으로 옮겨 놓아야 뇌에 부담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슬로싱킹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하는게 이렇게 편하고 쉬울 수도 있구나, 처음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는 의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목부터 등 전체를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의자를 쓰니 생각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의자에 앉으면 금세 잠이 들 것 같아 그간 사용을 꺼렸는데, 잠이 오면 오는 대로 거부하지 않고 선잠을 자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
내가 선잠의 효과를 이토록 강조하는 것은 업무나 학업 도중에 졸거나 낮잠 자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출처: 황농문 지음, 슬로싱킹, 위즈덤하우스(2020)
728x90
'열반 > 초기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식으로 공부를 계속한 그는 누구의 도움이나 가르침도 없이 기하학 전체 내용에 정통하게 되었다." (0) | 2022.11.09 |
---|---|
"내가 의식의 통제 능력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식의 내용이 나를 만든다." (0) | 2022.11.08 |
65세에 출가한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0) | 2022.11.04 |
"다시 말해 그 문제를 내내, 오랫동안 풀지 못했다는 뜻이다." (0) | 2022.11.04 |
"몰입도를 올리려면 오래 생각해야 하고, 오래 생각하려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채로 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0) | 2022.11.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