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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초기불교

준비 표상, 익힌 표상, 닮은 표상, 근접 삼매, 본삼매, 그리고 찰나 삼매

by Rihan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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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이란 일종의 이미지 혹은 영상입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영상이나 김태희 하면 떠오르는 영상을 말합니다.

사마타 수행에서의 표상은 우리가 밝은 태양이나 둥근 형광등 등을 쳐다보다가 눈을 감으면 잠시 남아 있는 밝은 영상 혹은 잔상을 표상이라고 한다고 생각하시면 제일 쉬울 듯 합니다.

까시나나 숨이 닿는 곳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 그것을 대상으로 일종의 잔상이나 영상이 일시적으로 생기는데, 그것을 준비단계의 표상이라 여기시면 되겠고

까시나나 숨이 닿는 곳을 지속적으로 오래 오래 집중하다 보면 이러한 준비 단계의 표상이 사라지지 않고 본래의 대상과 같은 모습으로 잔상을 오래 유지하면 그것을 익힌 표상이라 여기면 되겠고

이렇게 하여 본래의 대상보다 더욱 더 밝고 수승한 너무나 좋은 영상이 맺어져서 이 영상 외의 다른 것에는 마음이 추호도 향하지 않는 단계의 표상을 닮은 표상이라고 일단 간주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청정도론 IV.31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렇게 닦을 때 서서히 장애들이 억압되고 오염원들이 가라앉는다.
앞의 익힌 표상과 닮은 표상의 차이점은 이와 같다.

익힌 표상에는 까시나의 결점이 나타난다.
닮은 표상은 마치 익힌 표상을 부수고 나오는 것처럼 그보다 백 배, 천 배 더 청정하게 나타난다.

…(중략)…

그러나 그것은 색깔도 형태도 없다.
만약 그것이 색깔과 형태를 가지면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고, 거친 것이고, [위빳사나를 통해] 명상할 수 있고, [무상/고/무아의] 세 가지 특상에 제압된다.

그러나 이것은 그렇지 않다.
다만 이것은 삼매를 얻은 자의 인식(산냐, 상)에서 생긴 것이고 나타남의 한 형태일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일어난 후부터 반드시 장애들은 억압되고 오염원들은 가라앉으며 근접삼매를 통해 마음이 삼매에 든다.”

 

그리고 본삼매를 얻는다고 해서 항상 하루 24시간을 본삼매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닮은 표상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가 본삼매이고 다른 대상으로 마음이 향하면 본삼매는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대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사무를 볼 때는 장부나 업무 내용이 그 사람의 대상이고
밥 먹을 때는 밥이 대상이며
대화할 때는 대화의 상대나 주제가 대상이며
책을 읽을 때는 책이나 책의 내용이 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본삼매는 본인의 수행 정도나 결의에 따라 오래 지속될 수는 있고 
본삼매의 대상도 바꾸어가면서 본삼매에서 들고 남(입정과 출정)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삼매에 출정해서 위빳사나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본삼매시에 강하게 현전한 희열, 행복 등의 심리현상들(마음부수법)이나 숨이 닿는 부분 등으로 대표되는 법(dhamma)의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하는 것이 본삼매를 토대로 한 위빳사나이기 때문에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통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만일 본삼매에서 위빳사나로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면 왜 본삼매만으로는 무상, 고, 무아를 통찰하여 깨달음을 실현하지 못한다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본삼매의 대상은 개념(빤냣띠)인 표상이고 위빳사나의 대상은 법(dhamma)이기 때문에 대상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대상을 전환하여 법을 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마하시 계열의 수행은 순수 위빳사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초선~4선으로 설명되는 본삼매를 닦는 방법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법의 무상, 고, 무아를 통찰하는 순수 위빳사나를 통해서 통찰지가 깊어지면 닮은 표상이라는 개념을 대상으로 하는 사마타 수행도 아주 용이하게 실현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무상, 고, 무아를 통찰하는 단계의 위빳사나는 찰나삼매가 현전하는데 이 경지는 초선에 해당한다고 하기도 하고 근접삼매에 해당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중략)…

그리고 진정으로 사마타 수행을 통한 본삼매의 증득에 깊은 관심이 있으시다면 파옥 계열의 사마타 수행을 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미얀마로 가실 시간을 만들 수 있으면 직접 미얀마의 파옥으로 가셔서 수행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출처: 각묵스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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