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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초기불교

수행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삶의 모든 순간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by Rihan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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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수행은 테크닉이 아닙니다.
우리 불교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수행을 특정한 테크닉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략)…

초기불교에서 수행에 해당하는 원어는 bhāvanā(바와나) 입니다. 
바와나는 문자적으로 ‘되게 함’ 이라는 뜻인데,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팔정도로 정의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성제와 연기/무아에 대한 바른 안목과 이해로 요약되는 바른 견해(정견),
마음과 몸과 말의 바른 행위(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선법/불선법의 판단을 토대로 한 바른 노력(정정진)
그리고 바른 마음챙김(정념)과 바른 삼매(정정)를 실천하는 삶의 모든 순간이 모두 수행이지,

좌선을 한다든지 염불을 한다든지 하는 특정한 테크닉(수행기법)만을 수행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수행을 이처럼 테크닉으로만 이해하게 되면 자칫 간화, 염불, 기도, 절, 위빳사나 등 자기가 행하는 테크닉만을 최고의 수행이라고 고집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것을 부처님은 계금취(자기가 따르는 윤리규범과 수행기법만이 최고라는 집착)라고 하셨고,
이런 취착이 남아있는 한 결코 깨달음의 초보 단계인 예류과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수행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를 중국 스님들은 입지라고 했고, 팔정도는 정견이라 표현합니다.

자기 실존에 대한 처절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탈 열반의 실현을 위해서 매순간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수행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을 ‘처절한 문제의식에 바탕한 진지한 삶 그 자체(팔정도)’라고 정의한다면,
깨달음은 반드시 이러한 수행 즉 팔정도의 실천 혹은 진지한 삶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지 않은 깨달음은 자칫 영웅담이나 연속극이 되고 말 것입니다.

 

 


출처: 각묵스님, 불교신문 2122호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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