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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해로운 마음은 1개나 2개의 원인을 가진다. 아름다운 마음은 2개나 3개의 원인을 가진다.

by Rihan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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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원인들의 분석

원인의 길라잡이에서 원인들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의 여섯 가지가 있다.

1. 원인의 길라잡이(hetu-saṅgaha): 이미 제 1장에서 언급했듯이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원인(hetu)은 모두 여섯가지로서 탐, 진, 치와 불탐, 부진, 불치이다.

그래서 아비담마에서 원인(hetu)이라는 말은 모두 유익함[선]과 해로움[불선]의 뿌리, 즉 근본원인을 말한다.
그래서 주석서는 “[이들은] 뿌리(mūla)라는 뜻에서 원인이라 불리는 법들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원인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특히 탐욕과 어리석음과 이들 각각의 동의어인 갈애와 무명은 생사윤회의 근본원인(vaṭṭa-mūla)으로 주석서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 중에서 탐, 진, 치는 예외 없이 해로운 마음부수법들에 속하고,
불탐, 부진, 불치는 유익한 마음에서 일어나면 유익한 것[선]이고 과보의 마음이나 단지 작용만 하는 마음에 나타나면 결정할 수 없는 것[무기]이다.

유익한 것이든 과보로 나타난 것이든 작용만 하는 것이든 이 셋은 아름다운(sobhana) 마음부수법들이다.


§6. 마음에 따른 분류

여기서 18가지 마음은 원인이 없다.
즉 오문전향과, 한 쌍의 전오식과, 받아들이는 것과, 조사하는 것과, 결정하는 것과, 미소짓는 것은 원인이 없으며 나머지 71가지 마음은 모두 원인을 가진다.

여기서 순전히 어리석은 2가지 마음은 오직 한 개의 원인을 가진다.
나머지 10가지 해로운 마음과 지혜가 없는 12가지 욕계 아름다운 마음, 이 22가지는 두 개의 원인을 가진다.
12가지 지혜와 결합된 욕계 아름다운 마음과 35가지 고귀한 마음과 출세간의 마음, 이 47가지 마음은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의 세 개의 원인을 가진다.


§7. 요약

탐욕, 성냄, 어리석음, 이 셋은 해로운 원인이고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이 셋은] 유익함과 무기의 [원인이다.]

18가지는 원인이 없고, 2가지는 한 개의 원인을, 22가지는 두 개의 원인을, 47가지는 세 개의 원인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모든 해로운 마음에는 어리석음이라는 원인이 있다.
탐욕과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은 각각 탐욕과 성냄이 어리석음과 함께 하여 2가지 원인을 가진다.

탐욕과 성냄은 각각 거머쥐고 밀치는 반대되는 성질이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
따라서 해로운 마음은 1개 혹은 2개 원인을 가지게 된다.

아름다운 마음은 유익한 마음, 과보로 나타난 마음, 작용만 하는 마음을 통칭한다.
지혜없는 아름다운 마음들은 불탐과 부진, 두 가지 원인을 가진다.
그 외 아름다운 마음들은 모두 불탐, 부진, 불치 세 가지 원인을 가진다.

그렇다면 원인을 가지지 않고 태어난 자, 2개의 원인을 가진 자, 3개의 원인을 가진 자는 각각 어떻게 업에 의해 차별되고 구별될까?


§24.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자와 원인을 가지지 않은 자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자와 원인을 가지지 않은 자에게 작용만 하는 속행과 선의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선처에서는 지혜와 결합된 과보의 마음들이 일어나지 않는다.

악처에서는 지혜와 결합되지 않은 큰 과보의 마음들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

욕계의 원인 없는 평온이 함께하는 조사하는 마음 두 가지가 재생연결식과 존재지속심과 죽음의 마음의 역할을 할 때 그들은 원인을 가지지 않은(ahetuka)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있다.
지혜와 함께하지 않은 네 가지 큰 과보의 마음들 중의 하나가 이런 세 가지 마음의 역할을 할 때 그들은 두 가지 원인을 가진(du-hetuka)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리석음 없음, 즉 지혜를 원인으로 가지지 못했다.
이런 존재들에게는 아라한들에게만 일어나는 작용만 하는 자와나(속행)들이 일어나지 않으며,
이런 존재들은 선을 통해서 본삼매도 얻지 못하고 도를 통해서 성자의 경지에도 이르지 못한다.

지혜가 없는 재생연결식으로 인간이나 천상 등 욕계의 선처에 태어난 존재들에게는 재생연결식이 하열하기 때문에 세 가지 원인을 가진 큰 과보의 마음이 여운의 마음으로 일어나지 못한다.
이런 존재들에게 여운의 마음들은 원인을 가지지 않거나 두 개의 원인을 가진 것이다.

불가항력으로 원인이 없는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태어난 악도의 중생들의 경우 두 개의 원인을 가진 큰 과보의 마음들조차도 여운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단지 원인 없는 과보의 마음들이 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일어날 뿐이다.


§25. 세 개의 원인을 가진 자

세 개의 원인의 재생연결을 가진 자들 중에서 번뇌 다한 [아라한들에게는] 유익하거나 해로운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유학과 범부들에게는 작용만 하는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견이나 의심과 결합된 속행도 유학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
불환자에게는 적의와 [결합된]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출세간의 속행은 적절하게 성자들에게만 일어난다.

지혜가 함께한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태어난 자들은 세 개의 원인을 가지고(ti-hetuka) 태어난 자라고 한다.
범부이거나 유학이거나 아라한이 이런 존재들에 해당한다.

물론 여기서 유학이나 아라한은 태어난 다음에 그렇게 된 것이지 재생연결식에 의해서 유학이나 아라한이 된 것은 아니다.

예류도에서 사견과 의심이 제거되기 때문에 유학에게는 사견이나 의심과 결합된 속행들이 일어날 수 없다.
불환자들은 성냄의 번뇌를 제거했기 때문에 적의와 연결된 속행을 경험할 수 없다.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1’ 3장·4장,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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