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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도반과의 문답 중 아래 내용이 필자의 눈에 띄었다.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있다.’에서의 존재는 ‘업으로서의 존재’와 ‘재생으로서의 존재’이지만,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있다.’에서의 존재는 ‘업으로서의 존재’만을 가리킵니다.
미래의 태어남의 조건이 되는 존재가 ‘업유’만을 가리킨다는 말씀이다.
이는 왜 그런 것일까 고찰해보자.
1.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185쪽 113번 주해를 보면 아래와 같이 말한다.
존재[유, bhava]는 두 가지인데 ‘업으로서의 존재[업유, kammabhava]’와 ‘재생으로서의 존재[생유, upapattibhava]’이다.
업으로서의 존재의 특징은 업(kamma)이고 재생으로서의 존재의 특징은 업으로부터 생긴 무더기[온]이다.
이것은 각각 다시 태어남을 만드는 역할과 다시 태어나는 역할을 하며, 업으로서의 존재는 유익한 것이나 해로운 것으로 나타나고 재생으로서의 존재는 무기로써 나타난다.
2.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191쪽을 보면 아래와 같이 말한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를 생기게 하는 업을 행하면 그것은 업으로서의 존재[업유]이다.
그것으로부터 생긴 무더기들[온]이 재생으로서의 존재[생유]이다.
업유는 29가지 유익한 의도나 해로운 의도, 즉 재생을 있게 하는 모든 유익한 업이나 해로운 업을 말한다.
생유는 32가지 과보의 마음과 이들과 결합된 마음부수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을 말한다.
3.
청정도론 3권 151쪽 270번 문단을 보면 더 직접적으로 말한다.
270. ‘존재(유)’를 조건으로 ‘태어남(생)이 있다’는 등의 구절에서..(중략)..
그러나 존재라는 것은 업으로서의 존재가 여기서 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태어남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재생으로서의 존재가 아니다.
이 [존재는] 업의 조건과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 이 두가지로 조건이 된다.
논지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271번 문단에서는 업이 중생을 천하거나 고상하도록 구별짓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271. …(전략)… 외부의 조건이 같더라도 천하고 고상한 등의 차이점을 보기 때문이다.
아버지, 어머니, 정액, 피, 음식 등의 외부 조건이 같지만 쌍둥이들에게도 천하고 고상한 등의 차별을 본다.
그 [중생들의 차별은] 원인이 없는 것이 아니다…(중략)…
오직 업으로서의 존재 이외에 다른 원인이 없다. 이렇게 태어난 중생들의 안의 상속에서 다른 원인이 없기 때문이다.
중생들을 천하고 고상하도록 차별 짓는 원인은 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업이 중생을 천하고 고상하도록 구별짓는다(M.iii.203)”라고.
그러므로 존재(유)가 태어남의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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