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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1찰나는 16심찰나일까, 17심찰나일까?

by Rihan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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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물질보다 16배 빠르거나 17배 빠르다고 말한다.
왜 어떨 때는 16배를 말하고, 17배를 말할까?


1.
아비담마에서는 마음의 수명을 ‘심찰나’(citta-kkhaṇa)라고 부르며,
이 심찰나는 다시 일어남(uppāda), 머묾(ṭhiti), 무너짐(bhaṅga)의 세 아찰나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1권 395쪽)

아찰나는 한 심찰나에서 마음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사라지는 각각의 단계의 시간을 지칭하는 용어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이 시간을 ’아찰나‘라고 부르며, CMA에서는 sub-moment라고 표현한다.
아찰나에 해당하는 빠알리어는 없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1권 395쪽)

아찰나에서는 법의 고유성질이 드러나지 않는다.
법의 고유성질이 드러나는 시간은 정신의 경우 심찰나, 물질은 찰나 동안이다.


2.
마음과 마음부수의 수명(=정신의 수명)은 3아찰나에 해당하는 1심찰나 동안이고, 물질의 수명은 16심찰나 혹은 17심찰나라고들 한다.

물질의 현상도 일어남과 머묾과 무너짐의 세 과정을 거친다.
이 물질의 세 과정에 요구되는 시간은 17개의 마음의 일어남과 사라짐과 같다고 저자는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앞의 ‘청정도론’ 인용에서 보았듯이 전통적으로 마음은 물질보다 16배 빠르다고 한다.
그러나 물질은 일어나는 찰나에는 미약하여 감각기능들이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 순간에는 존재지속심이 그냥 하나 지나가게 된다.

이것을 지나간 바왕가라 부르는데 이것을 이 인식과정에 포함시키면 17번이 된다.
그래서 후대로 내려오면서 이 지나간 바왕가까지 포함해서 17개의 마음을 설하고 있다.

물질이나 마음은 일어나는 찰나와 무너지는 찰나의 기간은 같다고 한다.
그러나 물질의 경우에 머묾의 기간은 마음 현상의 49아찰나와 같다고 한다.

즉 물질의 하나의 존속 기간(찰나)에 마음은 17개가 일어날 수 있고
이 각각의 마음은 다시 일어남과 머묾과 소멸의 셋이 존재하므로 17x3=51 아찰나가 되고
이 가운데서 일어남과 소멸의 몫으로 2아찰나를 빼면 모두 49아찰나가 되는 것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1권 397-398쪽)


즉, 일반적으로 물질찰나는 심찰나보다 16배 길다.
다만 현실적인 인식과정에서 설명할 때는 지나간 바왕가 1심찰나가 추가되어서 17배로 계산한다고 볼 수 있겠다.


3.
그러나 물질의 수명을 엄밀히 말하면 16과 3분의 2 심찰나라고도 말한다.
왜 그런가?

청정도론 3권 233쪽을 보면 아래와 같이 말한다.

하나의 물질이 머물 때 열여섯 번의 잠재의식이 일어나고 멸한다.¹⁷¹⁾
마음은 일어나는 순간과 머무는 순간과 멸하는 순간이 모두 같다.

물질은 일어나는 순간과 멸하는 순간에만 빠른 것이 [마음의 순간들과] 같다.
머무는 순간은 길어서 열여섯 개의 마음들이 일어나고 멸하는 만큼 머문다.

171) …(전략)… 여기서 보듯이 물질은 머무는 순간이 마음보다 16배 길다고 설명하기 때문에
물질의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전 과정은 마음보다 17배 더 길다고 후대 아비담마에서는 정착되었다.


여기서 보듯이 물질의 생주멸에서 ‘주’가 16심찰나임을 알 수 있다.
‘생’과 ‘멸’은 마음의 순간들과 같아서 각각 1아찰나임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생주멸하는 물질의 수명은 16과 3분의 2 심찰나라고 할 수 있다.
아찰나로 치자면 50아찰나가 된다.

이 견해는 16과 3분의 2 심찰나를 편의상 17심찰나라고 부른다는 것인데,
아비담마 길라잡이 해설에는 찰나를 51아찰나로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므로 정확한 견해인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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