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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예측하지 마라. 그러나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가격과 비교해라."는 말은 모순 아닌가요?

by Rihan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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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일전에 '인플레이션과 투자'라는 다른 블로그 포스팅을 소개한 바 있다.

해당 글은

 

1) 오늘날 주식이 채권 대비 갖는 상대적 우위가 더욱 심화된 이유

2) '훌륭한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사는' 투자의 관점

3) '훌륭한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

 

가 기술되어 있는데, 기업 가치 평가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으므로 일독을 권한다.

 

필자가 인용한 글과, 원글 링크는 아래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버핏이 정의하는 훌륭한 기업은 정확히 인플레이션에 강한 기업의 정의와 동일합니다."

인플레이션과 투자 오늘날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내용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버... blog.naver.com 그렇다면 버핏은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하의 시장을

rihankim.tistory.com

 

 

인플레이션과 투자

오늘날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내용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버...

blog.naver.com

 

 

이와 관련하여 블로그 원글 저자분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여쭈었는데, 여기에 그 내용을 공유한다.

관심 있는 다른 분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 45년간 채권 대비 주식은 자본의 한계효율이 증가한 것보다 가격 경쟁력이 더 빠르게 감소한 것 같은데, 가격을 고려하였을 때도 채권이 주식 대비 전혀 메리트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건지?

 

1. 질문

...(전략)...내용 중 요즘 주식이 채권 대비 갖는 상대적 우위와 관련하여 궁금한 것이 생겨 댓글로 여쭙습니다.

버핏이 인플레이션 칼럼을 쓸 당시 인용한 ROE 12%와 PBR 1을 상수로 두고,
오늘날 S&P500 기업의 평균 ROE 20%와 PBR 4, PER 20을 상수로 두었을 때,
(구글링 해보니 최근 보이는 S&P500 PBR, PER 수치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45년 기간 동안 ROE 상승분 대비 PBR 상승분이 현격히 높기 때문에 자본의 한계효용이 크게 증가한 것보다 가격 경쟁력이 더 빠르게 감소한 것 같이 보입니다.
PER로만 따졌을 때 연수익률이 각각 12%와 5% 정도로 보이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1) 주식이 채권 대비 자본 효율성의 상대적 우위가 더 심화된 것은 이해가 가는데,
2) 가격을 고려하였을 때도 채권이 주식 대비 전혀 메리트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미국 재무부 채권의 경우 검색을 해보니 잘은 모르지만 현재 쿠폰 이자율이 4%대, 가격이 100 부근이던데(제가 채권을 잘 몰라 가격이 100 부근이 PBR로 치면 1 부근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경우 물론 개별 기업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주식 집단과 채권 집단으로 보았을 때 연간 5%와 4% 수익률의 차이로 메리트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겨 여쭤봅니다.

다만 이러한 비교는 1년짜리 단기 채권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관점이고, 주식을 만기가 없는 영구채, 장기채로 간주하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영구채의 채권수익률(=ROE)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익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복리로 늘어나기 때문에 매입 시점 이후로 시간이 지날수록 연간 수익률 차이가 지수적으로 더 벌어질 것이고, 여기에 미스터 마켓이 우울증으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때 매입할 수 있다면 주식은 안전마진과 예상 수익률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있기 때문에 지금 채권은 주식에 비해 전혀 메리트가 없는 자산이 되는 것인지요?

 

2. 답변

쓴 지 몇 달이 된 글이기에 다시금 읽어보고 답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질문주신 내용은 대체로 전부 타당한 이야기이며 대체로 옳게 이해하셨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고 싶습니다. 

리한님께서 말씀주신 것처럼 S&P500의 PER과 PBR, 현시점의 재무부 채권 금리를 비교해봤을 때 S&P500 전체의 상대적 메리트가 수치적으로 엄청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PER이 20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연수익률이 5%인 채권과 그 실질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채권이 액면가에 거래되지 않는다면 매입 가격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듯 주식의 매입가격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간단한 계산을 직접 해보시면 이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 A가 30년만기 재무부 채권에  끊임없이 재투자를 할 것이며 쿠폰이 5%인 채권을 액면가에 매입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매입 직후 금리가 1% 하락했다면 A가 매입한 채권 가격이 대략 25%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세금이 없다 가정하면, 이를 우선 매도하고 다시금 모든 자산을 4% 장기채에 계속 재투자할 경우 원래대로 원금이 5%의 복리로 불어나는 케이스가 금리가 하락한 케이스를 따라잡는데 대략 24년이 소요됩니다. 주식도 그 실질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이처럼 지불하는 가격이 중요합니다.

제가 해당 글에 채권이 가치가 별로 없다고 한 데는 주식의 매력도를 떠나 채권 그 자체가 갖는 매력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쓸 당시 재무부 장기채의 금리는 3% 정도였습니다. 연 3%짜리 자산을 장기로 보유해서 얻는 이득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이는 꽤나 낮은 수준의 금리에 해당합니다. 그렇다고 이 말이 액면가의 네 배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이 아주 매력이 있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다만 원래의 쿠폰이 20%이기 때문에 이것이 유지되며 복리로 재투자될 경우 아주 장기로 간다면 5%보다는 훨씬 큰 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만약 S&P500의 배당성향, ROE, PBR이 각각 30%, 20%, 4로 유지될 것이라 가정한다면 주식시장 전체에서 투자자의 수익률은 다음과 같아집니다.

수익률=14%(1-자본소득세율)+1.5%(1-배당소득세율)     

지금처럼 기업이 이익의 70%를 재투자하고 멀티플이 유지될 경우 투자자의 세전이익률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14%+a가 될 것입니다. 이는 주식이 갖는 장점인 프리미엄과 세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원금의 일부를 ROE로 재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에서 오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는 만약 금리가 ROE에 필적하거나 되려 높다면 단점이 되는 것이죠.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주식과 채권이 그래도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식이 모든 이익잉여금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면 둘의 경제적 실질은 완전히 동일해집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여러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멀티플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크죠. 물론 유지가 될 수도 있겠으나 경제여건에 따라 이는 크게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죠. ROE 역시 오늘날의 높은 수준이 유지가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비추어 볼 때 무언가가 연 14%의 복리로 장기간 성장하는 것은 분명 자연스럽지 않지만 혹시 또 모르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의 여러 역사적 데이터를 참고하시면 더 크게 와닿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3%와 14%+a의 차이가 좁혀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리고 말씀주신 것처럼 미스터 마켓이 특정 주식이나 시장 전체로 하여금 더욱이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기회를 준다면 더 큰 안전마진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채권은 그 자체의 낮은 금리수준으로 말미암아 (4%라고 가정해도 말이죠) 아주 큰 가치를 갖기 힘들며 주식과의 상대비교에서도 분명 가치가 낮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현재의 S&P 500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아주 매력적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여러 지표가 미래에도 유지되거나 개선될 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아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는 미래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가치평가는 과학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상기된 이유로 말미암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채권보다는 나은 선택지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겠습니다.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드리고 대체로 옳게 이해하셨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네요. 

 

 

Q. 주식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의 금리 수준도 있는 것인지?

 

1. 질문

제가 '무위험 채권 금리와 관련하여 자산을 상대적으로 줄세우는 것'을 알게 된 후로 궁금했던 것은 '그렇다면 주식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의 금리 수준도 있는 것인가'였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한국의 예금 금리 15%와 같은 사례가 있겠지요. 5년여 정도 지나면 원금의 2배가 될 만큼 높은 금리니까요.
이런 극단적인 예시가 다시 찾아올 확률은 지금으로써는 매우 낮아보이지만, 이 의문이 떠오른 것은 지금 답변에서 에이버리님이 말씀하신 "만약 금리가 ROE에 필적하거나 되려 높다면 단점이 되는 것이죠."라는 부분에서였는데요.

현재 금리가 높다면 높은 확률로 시장에서 염가로 기업 혹은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지만,
반대로 염가로 사려는 기업의 (미래) ROE가 (미래) 금리보다 충분히 높지 않다면, 그냥 높은 금리의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충분한 격차로 이익의 복리 성장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담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답변 주신 것에서 생각을 발전시켜보자면 결국 이 역시 정해놓은 답은 없고, 단지 (미래)금리와 (미래)ROE의 역학 관계에 따라 그때 그때 마다 상대적 우위 비교를 해야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예를 들어 8%, 10%, 15% 등 구체적인 수치로 주식 투자 자체가 크게 의미 없는 수준의 금리가 소위 말하는 '국룰', 상식처럼 통용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2. 답변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언제나 정확한 공식이나 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제대로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언급주신 것처럼 금리가 비정상적이라고 볼 만큼 높은 수준이라면 주식보다 채권 같은 자산이 되려 확실한 복리수익을 담보할 수도 있습니다. 채권 이자를 다시금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재투자하면 되니까요. 예를 들어 과거 1980년대 초 미국 장기채 금리가 15%를 상회하던 시절에는 채권이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었죠. 버핏 역시 당시에 재무부 장기채를 더 매입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인터뷰를 지나가듯이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기에는 주식 역시 엄청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고 잘 찾아보면, 비록 불확실하지만, 채권보다 높은 가치를 갖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IMF 시절도 마찬가지였겠죠. 애초에 가격이 싸다 비싸다라는 것 자체가 상대적인 개념이기에 절대적인 공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 정도의 이익률이면 평범하다거나 혹은 이례적이다하는 수준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예금 이자가 15%인 것은 이례적인 상황인 것을 누구나 조금만 자료를 보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10%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이례적이겠죠. 지난 십수년간 미 재무부 장기채 금리가 2% 내외 혹은 그 이하에서 왔다갔다 한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비록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한계를 인정한 상태에서 저희는 구분할 수 있는 이례적인 상황을 잘 활용하면 되는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 역시 애초에 기업이 주식을 사는 행위이니 같은 관점으로 보시면 됩니다. 

 

 

Q. "이익을 예측하지 마라. 그러나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인 기업가치를 가격과 비교해라."가 패러독스가 아니라는 답변을 단 것에 관하여, 본인의 답변이 적절한 것인지?

 

1. 질문

두 번째 질문은 타인의 질문에 제가 답변을 달면서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입니다.
제가 에이버리님의 블로그 글을 공부하면서 링크를 남기고 인용 문구로 표시하며 제가 가입한 카페에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었는데요.

아래 링크의 글입니다.
https://cafe.naver.com/vilab/222152

여기에 카페 회원 분이 질문을 남겨주셨고,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을 남겼습니다.
혹시 링크로 들어가시는 것이 번거로우실까봐 댓글 내용 전문을 아래 남겨보자면 이렇습니다.


(Comment)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ㅎㅎ 의견을 여쭤보고 싶은 패러독스가 두 가지 있습니다.

1. 이익을 재투자 하는 기업이 좋다. 그러나 공장짓고 유형자산 늘려야 하는 기업은 비추천한다.

그럼 어디에 재투자하는 기업을 찾으라는 걸까요? 자사주매입 밖에 떠오르는 게 없어서요 ㅜㅜ 이렇게 단순한 말이었다면 저리 에둘러 얘기할 이유가 없었을 테니 제가 뭔가 잘못 이해한 거겠지요?

2. 이익을 예측하지 마라. 그러나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더해서 구한 기업가치를 가격과 비교해라.

이것도 상충하는 메시지로 이해됩니다. 이익 예측없이 어떻게 기업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걸까요?


(Comment Reply)
안녕하세요. 우선 해당 글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원 저자분이 계시기 때문에(보시다시피 저는 공부하면서 해당 글을 인용했습니다)
더 구체적이고 통찰력 있는 답변은 본문 최상단 링크의 블로그 저자분에게 문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를 부족하게나마 답글로 달아볼게요.


1. 즈브즈 님이 '공장짓고 유형자산 늘려야 하는 기업'이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은 동일한 이익 수준을 내년에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자본적 지출을 해야 하는 기업이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감가상각이나 경쟁자를 추월하기 위해 자본적 지출, 자본재 투자가 강제되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주기적으로 설비를 교체해주어야 하는 기업이나 선제적 투자가 필수인 반도체 기업 등을 연상하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익을 재투자'한다고 표현해주시는 부분은 앞서 언급한 '현상유지'를 위해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이익 성장이 가능하므로 선제적 투자를 해서 자본 효율을 더 늘릴 수 있는 기업을 연상하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흔히 말하는 성장주들이 그것입니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투자 대비 성장율이 딱 떨어지게 높지 않은 경우(e.g. 성장이 멈춘 후 이베이의 자사주 매입)나, 자사주의 주가 흐름이 너무 낮을 때(e.g. PER 배수가 낮을 때 자사주 매입을 한 텔레다인의 헨리 싱글턴) 좋은 투자처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이익을 예측하지 마라'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을 예측하거나 단기적인 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말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시장 컨센서스에서 당장 이번 분기, 다음 분기, 1년 후, 2년 후 등의 단기 이익을 세부적으로 예측하는 행위인 것으로 이해합니다.

기업 가치는 현재 내가 투자 원금을 투입하여 해당 기업이 문을 닫을 때 까지 얻을 수 있는 총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것입니다. 버핏의 알고리즘에서는 따라서 필수적으로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DCF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추산하는 것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단기적인 이익 변동은 예상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이익의 성장 궤도는 조금이나마 타당하게 현금흐름을 추산할 수 있고, 이것을 현재 가치로 할인했을 때 현재 가격과 비교하여 얼마만큼의 연평균 수익률 혹은 안전마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인지 예상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방식에서 투자 원금은 장기채의 채권 원금이 그렇듯 기간이 길어지고 예상 수익률이 높을 수록 매우 미미한 수준의 가치를 가지거나 소모해서 없어진다고 간주해도 좋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미래 기업가치에서 현재 이익 수준과 앞으로 장기적으로 성장 패턴을 그려나갈 수 있는 기업의 수익 성장력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Comment)
현상유지에 급급한 산소호흡기냐, 배경수요를 매출로 더 가져올 전략적 투자냐의 (결국엔 경쟁력) 차이겠군요. 이익예측도 장기전망이 "적당히 맞히기"엔 (변동성을 smoothing out 하면서) 더 유리하다는 점도 이해됐습니다.

듣고보니 블로그 원저자도 그렇게 답해주셨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Comment Reply)
네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이 중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제 관점이 초점을 정확히 맞추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이익을 예측하지 마라. 그러나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더해서 구한 기업가치를 가격과 비교해라."가 패러독스가 아니냐는 질문자님의 질문에

1) 이익을 예측하지 말라는 것은 단기 이익을 예측하지 말라는 것이다. 단기 이익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2) 장기 이익 수준은 제품과 서비스의 경제적 특성과 기업의 장기 재무 성과를 분석하여 범위로 추산하는 방법론으로 접근한다. 
3) 그리고 이 현금흐름의 총합을 마찬가지로 예상 미래 금리 수준의 범위로 할인하여 만족하는 예상장기수익률, 혹은 안전마진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4) 따라서 원금보다 쿠폰이자율의 수준이 중요해지는 장기채 가치 추산이 그렇듯, 기업의 현재 이익 수준과 그 퀄리티, 미래 이익 성장 패턴 가능성이 장기 투자에 기반한 기업 가치 평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해진다.

는 네 가지 관점으로 답변하였습니다.

위 관점이 적절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2. 답변

4 번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그리고 이 역시 전체적으로 옳게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우선 이익 재투자와 유형자산에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실질 성장이 아닌 단순 명목 성장만을 위해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합니다. 단순한 현상유지에 불과하니까요. 그리고 비교적 평범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공장 설비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다량의 재고를 보유해야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이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반면 구글 같은 기업이 새로운 광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지출은 인터넷을 타고 손쉽게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죠. 애플 역시 손쉽게 각종 기기의 가격을 올릴 수 있으며 하다못해 국내에서는 브랜드 치킨만 해도 역사적으로 별다른 투자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강한 기업은 재투자되는 한 단위의 자본 대비 인플레이션을 초과하는 실질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채권으로 표현하자면 투입되는 원금대비 높은 쿠폰을 보장받을 수 있는 채권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기업은 버핏이 흔히 말하는 경제적 영업권과 같은 해자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애초에 남들보다 자본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올라간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의해 초과 수익률이라는 과실은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심화시키며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경우 이익률을 일반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대한 자본지출이 필요한 기업이 꼭 나쁜 투자처는 아닙니다. 안정적으로 합리적인 이익률을 얻으며 성장을 할 수 있다면 말이죠. 비록 이런 투자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합리적인 수준은 얻을 수 있습니다. 역시나 기본적인 경제와 수리적 원리에 의해 막강한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일지라도 무한정 자본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이익률로 재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정말 단순화시켜 생각해보면 어떤 특정한 기업이 무한정 연 20%로 성장할 수 있다면 국가 전체의 경제규모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애플이 명목 기준 향후 50년동안 연 20%로 성장하고 미국 GDP가 일반적인 가정인 연 2%로 성장한다면 애플의 순이익은 약 900조 달러가 되지만 미국 GDP는 대략 62조 달러가 됩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꽤나 합리적일 것입니다. 버크셔가 큰 규모의 철도와 유틸리티 기업에 투자한 이유 중에는 이러한 경제적 논리가 있습니다. 엄청난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적당한 수익률로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재투자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초과 수익률이 무한정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이익의 예측에 관해서도 대체로 옳게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세상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갑자기 나빠진 경제 상황 때문에 많은 기업들의 이익과 매출이 고꾸라지고 있죠. 경제는 필히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평범할 때도 있겠지만 그것이 어떤 순서로 올 것인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버핏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는 마치 농사를 지을 때 내년의 기상 상황이 어떠할지 모르기 때문에 흉년일지 풍년일지 알 수 없지만 10년 20년 단위로 보면 대충 이정도는 벌어들이겠지라는 추정은 해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전혀 과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비합리적이지는 않죠. 다만 기업의 세계에는 보다 많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애초에 추정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런 추정 불가능한 것들은 그냥 모르는대로 넘어가는 것이 버핏의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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