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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버핏의 가치 투자는 지불한 가격 대비 평균적으로 연 몇 %의 산출물을 얻을 수 있는가 입니다."

by Rihan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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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해설 ④

버핏: 1942년 3월 12일 혹은 3월 11일 제가 11살이었던 무렵에 저는 다우지수가 90일 때 주식을 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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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1942년 3월 12일 혹은 3월 11일 제가 11살이었던 무렵에 저는 다우지수가 90일 때 주식을 샀습니다. 아침에 101이었고 장이 끝날 때는 99였죠. 근데 이제는 34,000입니다. 목요일과 비교해서는 1000 포인트가 떨어졌네요. 하지만 미국 기업을 소유한다는 것은 한 번의 좋은 결정입니다. 만약 하버드나 GM의 연기금이 일정 수준 예금을 보유해야 하고, 주식에는 재산의 60%만 투자해야 하는 등의 얘기를 3개월마다 펀드 매니저들에게 듣는 대신 그냥 다트를 던지며 50년이고 100년이고 미국 기업에 투자하고 채권보다 주식이 더 성과와 좋을 거라 믿었다면 훨씬 더 성과가 좋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얼마나 쉬운 지를 얘기해 준다면 이를 말해주는 사람들의 수입의 90%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인간 본성에 따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 이 사실을 설명해 줄 것이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예시를 들고 싶지 않지만 원숭이가 다트를 던질 수 있고 대신에 운용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면 저는 원숭이가 더 잘할 것에 걸겠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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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버핏이 금융계 전문가들보다 원숭이가 더 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데는, 이미 여러 게시물에서 소개했지만, 이들이 주식을 기업이 아닌 투기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놀라운 부분인데 심지어 '가치투자'를 한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개인이나 기관 역시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전 몇몇 게시물에서도 언급했지만 버핏이 이야기하는 가치 투자는 훗날에 주가가 얼마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해당 자산을 구입할 경우 지불한 가격 대비 평균적으로 연 몇 %의 산출물을 얻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에 대해 제가 설명을 해준 지인들은 십중팔구 "그렇다면 배당이 중요한 것이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평균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 혹은 순이익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이전에 작성한 <<ROE, BV, MV의 역학관계와 밸류에이션>>이라는 게시물에서 '정상 이윤'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습니다...(중략)...

위 글의 논리를 전부 이해하실 수 있든 이해하실 수 없든 간에 중요한 것은 기업이 창출하는 현금 중 기업 내에 유보되는 현금의 일부마저 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게도 그 현금이 실제로 내 지갑에 들어오지 않아 그것이 내 몫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경우 n%의 임대 소득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와 주변 개발 호재 등의 이유로 오피스텔의 매매가가 상승하기를 기대하는 경우를 나눠 생각해 보시면 편합니다. 버핏과 멍거의 관점은 전자의 임대수익을 얻기 위한 관점이고 여타의 99%는 오피스텔의 매매가 즉 주가가 얼마나 뛸 것인가를 예측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흔히들 내가 기업을 철저하게 분석해 투자하면 가치 투자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가치 투자를 한다고 믿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기관은 마치 "오피스텔 주변의 상권이 어떻게 될 것이고 지하철이 새로 뚫릴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호재로 말미암아 훗날에 가격이 이만큼은 뛸 것이다~"라는 식의 투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핏은 직접 임대수익을 얻기 위한 것과 같은 것처럼 내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 얻게 되는 자산의 산출물에 집중하는 것 외의 행위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여러 번 강조하였습니다. 주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이유 외에도 여러 심리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산출물이 아닌 자산의 가격 즉 주가에 집중합니다. 모두 투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이전에 다룬 케인스의 <<일반 이론>>에서도 케인스 역시 투자와 투기의 구분에 있어 버핏과 같은 관점을 견지합니다. ​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투자해서 어느 세월에 돈을 벌 수 있냐는 것입니다. 애초에 돈이 많아야 할 수 있는 방법이고 우리 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족히 십수 년은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 15~20년 후에는 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버핏의 재산 대부분은 노년에 형성되었으며 그는 그렇기에 투자라는 것은 최대한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부모에게서 아무 재산도 물려받지 않고 맨손으로 지금의 부를 일궈냈습니다. 분명 가능합니다만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에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혹여나 60대 이상이신 분들께서는 원금이 충분하지 않으시다면 자식 세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닐 경우 버핏의 투자 방식은 적합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40~50대 정도는 버핏 같은 거부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15~20년 뒤에 적당한 거금을 손에 쥐고 후에 여생을 즐기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빠르게 돈을 벌고 일찍 은퇴하는 삶을 꿈꾸는 분들 역시 이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노후에라도 확실하게 안정적이고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버핏의 방식이 최고의 방법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실 이를 행할 능력이 있다면 직접 펀드를 만들어 남의 돈까지 굴린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돈을 벌 수도 있긴 할 것입니다.)

이전 게시물에서 언급했던 '가격'과 '가치' 그리고 '투자'와 '투기' 같은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게 생각해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의 과정이 없어도 자신들은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버핏과 멍거의 말이 그저 듣기 좋은 공허한 말로 남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도 매우 크게 기인합니다. 버핏과 멍거가 이런 개념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으며 이는 저희가 학교나 업계에서 얘기하는 것과는 너무 다르기에 스스로 깨쳐야 합니다. (학계나 업계 역시 대체로 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중략)...

이러한 기타 등등의 것들을 깨닫고 버핏과 멍거의 말을 들으면 지금껏 이들이 얼마나 대놓고 그들의 비법을 숨기지 않고 공개해왔는가에 대해 놀라실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렇게까지 대놓고 공개했는데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렇기에 따라 할 생각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처럼 이해는 했지만 투자 자체에는 열정이 부족한 사람들 역시 따라 하기에 조금 벅차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행하는 방식이 얼마나 단순한지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버핏과 멍거의 말은 대부분 그냥 듣기 좋은 당연하지만 써먹을 데 없는 공허한 소리로 받아들여지며 이들이 정작 중요한 것들은 알려주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이를 적용할 수 없는 이유는 그러한 것들이 절대 당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러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금융업계가 실력과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세일즈를 통한 수수료 장사에 집중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사료됩니다. 버핏이 원숭이가 금융업계의 전문가들보다 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데는 이미 해당 산업 전체가 이러한 본질을 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빠르게 돈을 벌고 싶어 하고, 언제나 미래를 알고 싶어 하며, 나보다 우월해 보이는 존재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으며 쉽사리 헛된 꿈과 희망을 품게 됩니다. 내부 구성원들조차 대부분 이를 자각하지 못하겠지만 금융업계가 제공하는 다수의 서비스들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 꿈과 희망을 팔며 부를 축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후략)...

 

 

이것이 버핏이 언급한 매우 기이한 자본주의 세상입니다. 애초에 세상은 불공평하고 임의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재앙입니다. 저희가 그 수혜자가 될지 혹은 희생자가 될지는 지금 시점에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무엇이 촉망받는 산업일 것이고 무엇이 아닐지 예단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누구나 미래에 가장 촉망받는 산업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이것이 컴퓨터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더욱이 빠르게 바뀌었고 온라인 활동의 중심은 모바일 기기가 되었으며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산업은 크게 쇠퇴하게 됩니다. 실제로 다음 기사에 따르면 컴퓨터와 주변기기 제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수는 2000년 이후 66% 감소했다고 합니다...(중략)...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 전체로 보면 점차 나아가고 있습니다. 몇 백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이는 크게 반박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 불합리해 보일지언정 늘 이래왔고 앞으로도 이럴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인간도 이에 대해 예외일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저희 노력으로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 많고 이는 기업과 국가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러한 세상의 이치로 말미암아 버핏은 자신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큰 복권(ovarian lottery)에 당첨되었다고 늘 이야기해 왔습니다. 너무나 변덕스러운 세상이지만 정말 우연하게도 미국이라는 국가에서 백인 남자로 태어났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이 사회에서 엄청난 보상을 해주는 시기에 태어났기에 자신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했으며 이는 그가 자신의 부를 전부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그가 늘 운이 좋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이러한 연유에 따름이며 그의 겸손함의 원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투자철학과 방법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러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의 핵심인 '능력 범위 (circle of competence)'만 봐도 타인이 봤을 때는 과도해 보일 정도의 이러한 겸손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멍거가 흔히 비판하는 가짜 전문가(fake guru)들과 버핏 멍거를 구분 짓는 특징입니다. 가짜 전문가들은, 그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마치 자신들이 너무나 똑똑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정말로 예견할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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