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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12연기의 구성요소를 청정도론을 통해 톺아보자.

by Rihan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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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1) 무명을 조건으로 [업]형성들이,
(2) [업]형성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3)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물질이,
(4)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5)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6)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7)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8)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이,
(9)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10)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11)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모든 괴로움의 무더기가 일어난다.
이것이 여기서 연기의 방법이다.


청정도론 17장에 나타나는 연기법의 12가지 구성요소에 대한 설명을 살펴본다.


1. 무명에 대해서

36. 왜 여기서 무명을 첫 번째로 설하셨는가?
상캬학파에서 주장하는 빠까띠처럼 이 무명도 원인 없는 이 세상의 근본원인인가?

그렇지 않다.
원인이 없는 것이 아니다.

“번뇌(āsava)가 일어나기 때문에 무명이 일어난다.”라고 무명의 원인을 설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편(pariyāya)으로 이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설하신다.

그러면 그것은 무엇인가?
윤회를 설명할 때 출발점(sīsa-bhāva)이 되는 것이다.

37. 세존께서 윤회를 설명하시면서 두 가지 법 중의 하나를 출발점으로 설하셨다.

1️⃣ 무명을 출발점으로 하셨다.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이 이전에는 무명이 없었고, 이 이후에 생겼다.’라는 무명의 시작점은 꿰뚫어 알아지지 않는다고 말해진다.
그러나 ‘조건이 있기 때문에 무명은 있다.’라고 꿰뚫어 알아진다.”

혹은 2️⃣ 존재에 대한 갈애(bhava-taṇhā)를 출발점으로 하셨다.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이 이전에는 존재에 대한 갈애가 없었고, 이 이후에 생겼다.’라는 존재에 대한 갈애의 시작점은 꿰뚫어 알아지지 않는다고 말해진다.
그러나 ‘조건이 있기 때문에 존재에 대한 갈애는 있다.’라고 꿰뚫어 알아진다.”라고.

38. 세존께서 윤회를 설명하실 때 왜 이 둘을 출발점으로 만들어 시작하셨는가?
이것이 선처와 악처로 인도할 업의 두드러진 원인(visesa-hetu)이 되기 때문이다.

43. 뜻에 따라: 무명 등의 단어에 대한 뜻에 따라 [판별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채우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뜻에서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을 찾아서는 안 된다.

즉 얻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찾지 말아야 할 것을 찾는다라고 해서 무명(avijjā)이라 한다.

반대로 몸으로 짓는 좋은 행위 등을 찾아야 한다.
찾아야 할 것을 찾지 않는다라고 해서 무명(avijjā)이라 한다.

무더기들[온]의 더미의 뜻,
장소들[처]의 장소의 뜻,
요소들[계]의 비었음[공]의 뜻,
기능들[근]의 다스린다는 뜻,
진리들[제]의 진실의 뜻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무명(avijjā)이라 한다.

괴로움 등을 압박 등으로 설한 네 가지 뜻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무명(avijjā)이라 한다.

끝이 없는 윤회에서 중생을 모든 모태로, 태어날 곳으로, 존재로, 알음알이의 거주처로, 중생의 거처로 내몬다라고 해서 무명(avijjā)이라 한다.

궁극적인 뜻에서 존재하지 않는 여자, 남자 등으로 달려가며,
존재하는 무더기 등으로 달려가지 않는다라고 해서 무명(avijjā)이라 한다.

나아가서 눈의 알음알이 등의 토대와 대상과, 연기(조건)와 조건 따라 생긴 법을 숨기기 때문에 무명이라 한다.


2. [업]형성들에 대해서

44. …형성된 것을 계속 형성한다고 해서 [업]형성들[행, saṅkhāra]이라 한다.

이것은 두 가지이다.
즉 1️⃣ 무명을 조건으로 한 [업]형성들(상카라)과 2️⃣ 상카라라는 이름으로 전승되어온 상카라(형성된 것)들이다.

이 가운데서 1️⃣ 무명을 조건으로 한 [업]형성들[행]은

공덕이 되는 행위(puñña-abhisaṅkhāra),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apuñña-abhisaṅkhāra),
흔들림 없는 행위(āneñja-abhisaṅkhāra)의 세 가지와
몸과 말과 마음으로 짓는 행위(kāya-vacī-cittasaṅkhāra)의 세 가지로 여섯 가지이다.*
*이 여섯 가지는 청정도론 XVII.60~61에서 설명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세간적인 유익함과 해로움[선, 불선]의 의도(cetanā)일 뿐이다.

60. 상카라들은 공덕이 되는 행위 등 세 가지,
몸의 상카라 등 세 가지로 모두 여섯 가지라고 위에서 간략히 설했다.

그러나 여기서 상세하게 설하면

공덕이 되는 행위는 보시, 지계 등으로 생긴 8가지 욕계의 유익한 의도(= 욕계 유익한 마음),
수행으로 생긴 5가지 색계의 유익한 의도(= 색계 유익한 마음) 등 13가지 의도이다.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는 살생 등으로 생긴 12가지 해로운 의도이고(= 욕계 해로운 마음),
흔들림 없는 행위는 수행으로 생긴 4가지 무색계의 유익한 의도이다(= 무색계 유익한 마음).

이처럼 처음 세 가지 상카라들은 29가지 의도들이다.

61. 나머지 세 가지 중에서 몸의 의도들이 몸의 상카라이다.
말의 의도들이 말의 상카라이고,
마음의 의도들이 마음의 상카라이다.

이 셋은 업을 짓는 순간에 공덕이 되는 행위 등이 이 [세 가지 업의] 문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했다.

8가지 욕계의 유익한 의도와 12가지 해로운 의도,
이 20가지 의도가 몸의 암시를 일으킨 뒤 몸의 문으로 일어나면 몸의 상카라라 한다.

그들이 말의 암시를 일으킨 뒤 말의 문으로 일어나면 말의 상카라라 한다…(중략)…
두 가지 암시를 일으키지 않고 마노의 문으로 일어날 때 29가지 모든 의도는 마음의 상카라라 한다.

이와 같이 이 세 가지는 첫 번째 세 가지 안에 들어간다.
뜻으로는 무명이 공덕이 되는 행위 등의 조건이 된다고 알아야 한다.


3. 알음알이부터 마지막 구성요소까지

48. 알기 때문에 알음알이[식]이다.
[대상으로] 기울기 때문에 정신[명, nāma]이다.
변형되기 때문에 물질[색, rūpa]이다.

생긴 [마음과 마음부수들을] 펴기 때문에, 긴 윤회의 고통을 인도하기 때문에 감각장소[처, 입, āyatana]라 한다.
닿기 때문에 감각접촉[촉]라 한다.
느끼기 때문에 느낌[수]이라 한다.

갈증내기 때문에 갈애[애]라 한다.
취착하기 때문에 취착[취]이라 한다.
생존하고 생존하게 하기 때문에 존재[유]라 한다.

태어나는 것이 태어남[생]이다.
늙어가는 것이 늙음[노]이다. 이로 인해 죽기 때문에 죽음[사]이라 한다.

근심하는 것이 근심이다.
비탄하는 것이 탄식이다.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이다. 일어나고 머무는 것의 두 가지 방법으로 파내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이다.
나쁜 마음 상태가 정신적 고통이다.
심한 근심이 절망이다.

일어난다(sambhavati)는 것은 생긴다는 뜻이다.


4. 특징,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에 따라서

51. 특징 등에 따라서:

1) 무명은 지혜 없음(aññāṇa)의 특징을 가진다.
미혹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숨김으로 나타난다.
가까운 원인은 번뇌(āsava)이다.

2) [업]형성들은 형성하는 특징을 가진다.
쌓는 역할을 한다.
의도(cetanā)로써 나타난다.
무명이 가까운 원인이다.

3) 알음알이는 아는 특징을 가진다.
앞서가는 역할을 한다.
재생연결로서 나타난다.
[업]형성들이 가까운 원인이다. 혹은 토대(vatthu)와 대상(ārammaṇa)이 가까운 원인이다.

4) 정신은 기울이는 특징을 가진다.
(마음과 마음부수와 더불어)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할 수 없음으로 나타난다.
알음알이가 가까운 원인이다.

물질은 변형되는 특징을 가진다.
흩어지는 역할을 한다.*
결정할 수 없는 것[무기, abyākata]으로써 나타난다.**
알음알이가 가까운 원인이다.

*”물질은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흩어진다. 그래서 쌀 등을 부수면 흩어지고 가루로 된다.”(Pm.ii.254)
**물질의 나타남이 무기라고 한 것은 정신과 구별짓기 위함이다. 정신은 유익한 마음(kusala), 해로운 마음(akusala)으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물질은 모두 선, 불선을 정할 수 없다.

5) 여섯 감각장소는 펴는 특징을 가진다.
보는 등의 역할을 한다.
토대(vatthu)와 문(dvāra)의 상태로써 나타난다.
정신·물질이 가까운 원인이다.

6) 감각접촉은 닿는 특징을 가진다.
부딪치는 역할을 한다.
여섯 가지 안의 감각장소와 여섯 가지 밖의 감각장소와 여섯 가지 알음알이의 동시발생으로 나타난다.
여섯 감각장소가 가까운 원인이다.

7) 느낌은 경험하는 특징을 가진다.
대상의 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즐거움과 괴로움으로 나타난다.
감각접촉이 가까운 원인이다.

8) 갈애는 원인(hetu)의 특징을 가진다.
즐기는 역할을 한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느낌이 가까운 원인이다.

9) 취착은 움켜쥐는 특징을 가진다.
놓지 않는 역할을 한다.
강한 갈애와 사견으로 나타난다.
갈애가 가까운 원인이다.

10) 존재의 특징은 업과 업의 결과이다.*
다시 태어남을 만들며, 태어나는 역할을 한다.
유익함[선], 해로움[불선], 결정할 수 없음[무기]으로 나타난다.
취착이 가까운 원인이다.

*존재는 두 가지인데 ‘업으로서의 존재[업유, kammabhava]’와 ‘재생으로서의 존재[생유, upapattibhava]’이다.
업으로서의 존재의 특징은 업(kamma)이고 재생으로서의 존재의 특징은 업으로부터 생긴 무더기[온]이다.
이것은 각각 다시 태어남을 만드는 역할과 다시 태어나는 역할을 하며,
업으로서의 존재는 유익한 것이나 해로운 것으로 나타나고 재생으로서의 존재는 무기로서 나타난다.

11) 태어남의 특징 등은 진리[제]의 해설에서 설한 대로 알아야 한다.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2’,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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