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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대념처경

‘몸, 느낌, 마음, 법’이라는 대상에 ‘깨끗함, 행복, 항상함, 자아’라는 인식을 버리며 네 가지 마음챙김을 확립한다.

by Rihan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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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육성이 생생히 살아있는 초기경들 가운데서 실참수행법을 설한 경을 들라면 

‘장부’의 ‘대념처경’(Mahāsatipaṭṭhāna Sutta)과 
‘중부’의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경’(Ānāpānasati Sutta)과 
‘몸에 마음챙기는 경’(Kāyagatāsati Sutta)의 

셋을 들 수 있다.

…(중략)…

그러므로 먼저 언급한 세 경들을 초기경들 가운데서 실참수행을 설하신 수행삼경이라고 불러도 괜찮다.

 

이 가운데서 ‘대념처경’은 초기불교수행법을 몸, 느낌, 마음, 법의 네 가지 주제 하에 집대성한 경으로 초기수행법에 관한 한 가장 중요한 경이며 그런 만큼 가장 유명한 경이기도 하다.

마음챙김으로 대표되는 초기불교 수행법은 이 경을 토대로 지금까지 전승되어오고 있으며 남방의 수행법으로 알려진 위빳사나 수행법은 모두 이 경을 토대로 하여 가르쳐지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좌부 아비담마에서 기억이라는 마음부수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식(saññā)이라는 마음부수법 안에 기억이라는 것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사실 시간이란 것은 개념적 존재일 뿐이라서 아비담마의 82가지 구경법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은 상좌부 아비담마에서는 별다른 큰 의미가 없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도 과거의 대상을 인식하는 인식(산냐)의 영역이기 때문에 기억은 구경법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상좌부 아비담마에서 ‘sati(마음챙김)’는 유익한 마음부수법들에 포함된다…(중략)…
이것만 봐도 ‘sati’는 결코 기억이 아니다. 기억은 유익하거나 해로운 것을 다 포함하기 때문이다.

 

sati는 대상에 깊이 들어가고 대상을 파지하고 대상에 확립하고 그래서 마음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sati는 대상을 챙기는 심리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챙김은 일견 ‘마음을 챙김’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초기불전연구원’에서는 마음챙김을 ‘마음이 대상을 챙김’이라 정의한다.

…(중략)…

이미 ‘청정도론’에서는

”여기서 마치 송아지 길들이는 자가 기둥에 묶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마음챙김으로써 대상에 굳게 묶어야 한다.”

라고 옛스님의 경책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는데 마음챙김에 관한 가장 요긴한 설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마음챙기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이다.

…(중략)…

이런 중요한 대상을 몸, 느낌, 마음, 심리현상이라는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서술하고 있는 것이 ‘대념처경’이다.

 

이렇게 본다면 마음챙김은 반복해서 거듭 챙기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는 말이 된다.

…(중략)…

이렇게 본다면 마음챙김은 대상의 주위로 맴돌지 않고 대상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는 말이다.
정해진 대상이나 명상주제의 주위로 맴돌거나 이리저리 방황하지 않고 그 명상주제로 바로 깊이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보듯이 마음챙김은 대상을 움켜쥐거나 거머쥐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대상에 깊이 들어감이라는 첫 번째 설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대상을 정확하게 거머쥐어서 그것을 파지하고 파악하는 심리현상이다.

이렇게 대상을 정확하게 거머쥐지 않으면 하나의 대상에 집중되는 삼매를 실현살 수도 없고 통찰지로써 그 대상을 무상, 고, 무아로 관찰할 수도 없다.

일단 대상에 깊이 들어가서 대상을 파지하는 마음챙김이 확고해야 이러한 선정과 지혜도 개발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경들에서는 마음챙김으로 실참수행을 설명하는 것이다.

 

“…(전략)… 몸과 느낌과 마음과 법에서 그들을 더러움, 괴로움, 무상, 무아라고 파악하면서 

또 깨끗함, 행복, 항상함, 자아라는 인식(saññā)을 버리는 역할을 성취하면서 일어나기 때문에 

네 가지로 분류된다. 그러므로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이라 한다.”

…(중략)…

한편 이 확립을 ‘청정도론’의 복주서인 Pm에서는 ‘대상을 고유성질에 따라 관찰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략)…

이처럼 마음챙김은 첫 번째의 대상에 깊이 들어감과 두 번째의 대상을 파지함에 바탕하여 이제 대상에 확립되는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상응부’ ‘운나바 바라문 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운나바라는 바라문 수행자에게

눈, 귀, 코, 혀, 몸의 다섯 가지 감각기능은 마노를 의지처로 하고,
마노는 마음챙김을 의지처로 하며,
마음챙김은 저 해탈(vimutti)을 의지처로 하며
해탈은 마지막으로 열반을 의지처로 한다고 고구정녕하게 가르치고 계신다.

이처럼 마음챙김은 법을 그 대상으로 가지는 우리의 마노를 잘 보호하여 마노가 저 해탈과 열반이라는 인류 최고의 가치를 지향하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미 부처님께서는 초기경에서 설파하고 계신다.

 

먼저 ‘청정도론’의 설명을 살펴보자.

”감각기능의 단속은 마음챙김으로 성취해야 한다. 감각기능의 단속은 마음챙김으로 성취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마음챙김에 의해 감각기능들이 확고히 머물 때 탐욕 등의 침입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차라리 시뻘겋게 불타는 쇠막대기로 눈의 감각기능을 파괴할지언정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형상들에서 표상(nimitta)을 취하지 말라”라는 방법으로 설하신 불의 가르침을 기억하여 형상 등의 대상에서 마음챙김을 놓아버리지 않고 표상 등을 취하는 것을 방어하여 이 [감각기능의 단속을] 잘 성취해야 한다.

표상 등을 취하는 것은 형상 등을 대상으로 눈 등의 문에서 일어난 알음알이에게 탐욕 등이 침입하게 한다.”

한편 청정도론 XVI.82를 주석하면서 Pm은

”아름다움의 인식은 몸 등에서 아름다움이라는 측면을 거머쥠으로써 생긴 것으로 그 아름다움의 인식에 선행하는 해로움의 무더기가 삿된 마음챙김이다. 바른 마음챙김은 그것을 흔들어버린다.”

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대상에 마음챙김이 확립되어 있으면 그 대상을 통해서 나쁜 표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챙김은 보호라고 말한다.

…(중략)…

엄밀히 말하면 마음이 대상을 챙기는 마음챙김의 강한 힘에 의해서 마음은 나쁜 표상 등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래서 마음챙김은 마음을 나쁜 표상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중략)…

마음챙김이 대상을 잊지 않고
대상과 직면하고 
대상을 강하게 인식하고 
대상에 확립되고 
대상에 든든하게 서있기 때문에 

마음이 나쁜 표상 등으로 홀려드는 것을 보호하는 것이다.

 

 

 

출처: 각묵스님 지음, '네가지 마음챙기는 공부', 초기불전연구원(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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