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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색계 천상의 세 영역은 선에 든 수행자의 마음citta, 열의chanda, 정진viriya, 검증vīmaṁsa의 정도에 따라 차등화 된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5장)

by Rihan 202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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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생처의 구분과 그 원인이 되는 '네 가지 성취의 기반iddhi-pāda'

각각의 유익한 선의 마음은 그 각각의 경지에 상응하는 색계 천상에 재생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그러나 색계 천상은 경에서 설하는 네 가지 선에 따라 네 층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5선으로 분류하는 아비담마의 제2선과 제3선은 색계 천상의 제2선천에 상응한다.

색계 천상 가운데서 낮은 세 층은 모두 각각 세 가지씩의 다른 영역을 가진다. 이 영역에는 그에 상응하는 선을 조금, 중간, 수승하게 닦는 세 등급과 상응한다. 선의 마음 그 자체는 닦는 세 등급에 따라서 다른 형태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그와 함께 일어나는 일단의 마음부수법들에 따라서 특정한 선의 마음이라고 정의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p.523, 초기불전연구원(2021)

 

여기서 '일단의 마음부수법들'은 특히 vitakka · vicāra · pīti · sukha · ekaggatā 를 말한다. 한자로는 '심사희락정'이다.

 

이런 세 가지 구분이 있게 된 것을 『위바위니 띠까』 에서는 선에 든 수행자의 마음(citta), 그리고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법들인 열의(chanda), 정진(viriya), 검증(vīmaṁsa) 등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⁴⁰⁴⁾

⁴⁰⁴⁾... 열의, 정진, 마음, 검증은 경에서 네 가지 성취 수단으로 정리되어 나타난다.(제7장 §26 참조)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p.523, 초기불전연구원(2021)

 

초선, 2선, 3선에서 재생의 과보가 상·중·하의 단계로 구분되는 것은 선에 든 마음의 정도가 상·중·하로 나뉘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여기서 마음의 정도를 결정짓는 것으로 알려진 '네 가지 성취 수단', 혹은 '4여의족'으로 언급되는 iddhipāda의 어원은 아래와 같다. 이 네 가지는 아비담마에서 네 가지 지배adhipati로 언급되기도 한다.

  • Iddhipāda: (선정 or 깨달음이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발판, 기반
    • iddhi: √ṛdh(자라다, 번영하다, 성취하다) → 성취, 성공, 번영 → (의미 확장) 신통, 초능력 / c.f. 뜻대로 된다 → 여의(如意)
    • pāda: √pad(가다, 걷다, 내딛다) → 발, 발판, 기반, 토대  / c.f. 족(足)
  • Adhipati: 위에 있는 주인, 상위 지배자, 군림하는 지배자 → (아비담마) 수많은 마음부수법들이 동시에 일어나지만, 그 순간에 가장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마음 전체를 이끌고 가는 대장
    • adhi-: 위에, 위로, 상위의
    • pati: 주인, 지배자, 남편, 왕
같은 층의 선에서는 낮게 닦거나 중간 정도로 닦거나 수승하게 닦거나 간에 모두 같은 마음부수법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닦은 정도는 마음이 재생을 일어나게 하는 능력에는 큰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각 층에는 세 가지 다른 영역이 있어서 그들의 낮거나 중간이거나 수승한 정도에 따라 그곳에 재생하는 것이다. 여러 경지의 선을 닦은 수행자의 경우 그가 임종 시에 들어 있는 가장 높은 경지의 선이 다음 생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p.523, 초기불전연구원(2021)

 

 

2. 이띠빠다에서 성취iddhi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iddhipāda는 iddhi 라는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토대(원인)이며, 그것은 열의 · 정진 · 마음 · 검증의 4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목표라고 일컬어지는 '성취iddhi'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Iddhipāda는 아비담맛타 상가하에서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bodhi-pakkhiyā dhammā 범주에서 소개되는 개념이다. 초기불교에서 궁극의 목적은 취착 없이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는 것이며, 이것이 iddhipāda에서 말하는 성취iddhi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라는 목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단지 바라고 원하는 것만으로는 성취될 수 없으며, (당연하게도) 오직 스스로가 직접 수행을 함으로써만 성취된다고 부처님은 강조하신다. 따라서 이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인 iddhipāda 4가지는 수행해야 하는 것, 닦아야 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초기불교의 맥락에서 iddhi는 구체적으로 아래의 경우로 쓰인다.

  • 성취는 세속적인 번영을 뜻하기도 한다. 어떤 세속적인 과업(사업 성공, 기술 습득, 학문 연구 등)을 달성할 때도 이 네 가지(의욕, 노력, 몰입, 지혜)는 필수 불가결하다. 「마하수닷사나 경」 에서는 '외모, 수명, 건강, 호감'의 넷을 세속적 성취로 언급하기도 한다.
  • 다만 초기불교의 맥락에서는 대부분 신통의 의미로 쓰인다. 이 경우의 iddhi는 abhiññā(신통지)와 같은 의미이다.
  • 성취의 기반iddhi-pāda이라는 개념에서 성취iddhi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목적(= 깨달음, 번뇌로부터의 해탈)을 실천하려는 노력(= 수행)으로 성취되는 고귀하거나 출세간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고귀한 상태는 색계/무색계 선정 및 신통력, 출세간적 상태는 도/과의 마음을 말한다.
  • 이러한 세간법, 출세간법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pāda으로 '열의, 정진, 마음, 검증'의 4가지가 있는 것이다.
'보리분(bodhi-pakkhiya)' 혹은 '보리분법(bodhi-pakkhiyā dhammā)'은 보디빡키야 담마를 중국에서 보리(bodhi, 깨달음) + 분(pakkhiyā, 편) + 법(dhammā)으로 옮긴 것으로, 직역하면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이다. 이 보리분 혹은 보리분법은... 일곱 가지 주제로 정리되어 있는 37보리분법을 뜻한다.

37보리분법은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네 가지 바른 노력, 네 가지 성취수단, 다섯 가지 기능, 다섯 가지 힘, 일곱 가지 깨달음의 구성요소, 여덟 가지 성스러운 도의 7가지 주제로 정리되어 있는 37가지를 말하며 이것을 초기불전에서부터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 즉 보리분법이라 부르고 있다. 초기불교의 수행은 바로 이 37보리분법으로 집약된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강조하신다.

"비구들이여, 수행에 몰두하지 않고 머무는 비구에게 '오, 참으로 나의 마음은 취착이 없어져서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기를.'이라는 이러한 소망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결코 취착 없이 번뇌들로부터 해탈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대답이다. 무엇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이다."...

[청정도론 XXII]: "33. 이 37가지 법은 깨달음의 편에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깨달았다는 뜻에서 깨달음(bodhi)이라고 이름을 얻은 성스러운 도의 편(pakkha)에 있기 때문이다. 편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도와주는 상태(upakāra-bhāva)에 서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132~133, 초기불전연구원(2020)
'성취수단'으로 옮긴 iddhi-pāda에서 iddhi는 √ṛdh(to prosper)에서 파생된 여성명사로 '번영, 번창, 성취'를 뜻한다. 몇몇 경에서는 여러 가지 세속적인 번영이 언급되고 있다.(D17/ii.177; M129/iii.176 등) 불교에서는 대부분 신통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경우에는 abhiññā(신통지)와 같은 의미이다. pāda는 √pad(to go)에서 파생된 남성명사 혹은 중성명사인데 '다리'를 뜻한다. 그래서 전체를 중국에서는 여의족으로 옮겼다...

여기서 성취(iddhi)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노력으로 성취되는 고귀하거나 출세간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성취하는 주요한 수단을 '성취수단'이라 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138~139, 초기불전연구원(2020)
「마하수닷사나 경」 (D17 §§1.18~21)에는 용모, 긴 수명, 병 없음, 호감의 넷을 마하수닷사나 왕이 이룬 네 가지 성취로 들고 있는데 이 넷은 대표적인 세속적 성취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디가 니까야』 「대반열반경」 (D16 §4.25)과 여러 경들에서는 큰 신통과 큰 위력이라는 문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초기불전에서부터 iddhi는 두 가지 전문술어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① 신통변화로 옮기는 iddhi-vidhā와, 본 상윳따(S51)의 모든 경들에 나타나는 ② 성취수단으로 옮기고 있는 iddhi-pāda이다...

여기서 보듯이 네 가지 성취수단에서의 성취(iddhi)는 특히 삼매의 성취를 말한다. 물론 이러한 삼매 특히 제4선에 자유자재해야 신통(iddhi)도 성취된다고 주석서들은 말한다. 그래서 제4선을 신통의 토대가 되는 선(padaka-jjhāna)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성취수단을 닦은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일 겁도 머물 수 있고 겁이 다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고 본서 「탑묘 경」 (S51:10)에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취수단의 정형구와 여기에 관계된 중요한 구절 몇 가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열의를 의지하여 삼매를 얻고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을 얻으면 이를 일러 열의를 주로 한 삼매라 한다. ... 정진을 의지하여 ... 마음을 의지하여 ... 검증을 의지하여 삼매를 얻고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을 얻으면 이를 일러 검증을 주로 한 삼매라 한다."...

"비구들이여, 과거에... 미래에... 현재에 크나큰 신통력과 크나큰 위력이 있는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은 누구든지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많이 [공부]짓는 자들이다."...

"비구들이여, 네 가지 성취수단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바르게 괴로움의 끝냄으로 인도하는 성스러운 도를 게을리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네 가지 성취수단을 열심히 행하는 자들은 누구든지 괴로움의 끝냄으로 인도하는 성스러운 도를 열심히 행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그것은 염오로 인도하고, 탐욕의 빛바램으로 인도하고, 소멸로 인도하고, 고요함으로 인도하고, 최상의 지혜로 인도하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고, 열반으로 인도한다."...

이처럼 초기불전의 여러 경들을 종합해보면, 네 가지 성취수단은 니까야에서 ① 삼매를 성취하는 수단 ② 신통을 성취하는 수단 ③ 깨달음과 열반을 성취하는 수단의 셋으로 나타나고 있다.

- 각묵스님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6권 pp.32~35, 초기불전연구원(2020)

 

 

3.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하게 주도권을 쥐는 네 가지 지배자adhipati

 

위 인용문에서는 선을 제한되게paritta, 중간으로majjhima, 수승하게paṇīta 닦음에 따라 색계 초선, 이선, 삼선천 각각에서 세 가지씩 다른 영역에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이유는 선에 든 수행자의 마음citta, 그리고 마음과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법들인 열의chanda, 정진viriya, 검증vīmaṁsa 등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는 수행자가 성취의 기반iddhipāda으로서 이 네 가지를 잘 닦으면, 수행의 결정적인 순간에 그중 하나가 지배자adhipati가 되어 마음을 강력하게 이끌고, 그 지배력의 강도에 따라 선정의 결과(천상의 층)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수행자가 그 선정을 닦을 때 무엇을 주도적인 동력으로 삼았는지, 그리고 그 동력이 얼마나 강력했는지(하, 중, 상)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선의 마음 그 자체는 닦는 정도가 아닌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법들이 무엇이냐에 따라 특정 경지의 선의 마음이라고 정의된다. 그러나 같은 종류의 색계 자와나라도 수행자가 닦는 과정에서 그 마음을 지배하는 법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의 세기(정도)에 따라 업의 힘이 달라지고, 그 업의 힘 차이가 색계 초선천~3선천 각각에서 하·중·상 재생처의 세부 구분을 결정한다. 한 찰나의 같은 마음 상태 안에서는 이 넷 중 하나만 우세(지배)가 될 수 있다(e.g. chanda-samādhi, viriya-samādhi, citta-samādhi, vīmaṁsā-samādhi).

 

같은 선정의 경지 내에서 3단계로 그 수준이 나뉜다고 할 때 왜 iddhipāda가 언급되었을까? 선정의 질(Quality)과 강도(Intensity)를 결정하는 기준이 바로 이 네 가지이기 때문이다. 수행자가 선정을 닦을 때 이 중 하나가 반드시 대장(Leader) 역할을 하여 마음을 이끌게 된다.

  1. 열의chanda: 하고자 하는 '의욕' → '(그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세한 수행
    • 탐욕lobha이 아니다. 선법을 성취하고자 하는 순수한 의지를 말한다. (= 하고자 함kattu-kamyatā)
    • “나는 반드시 이 선정을 성취하여 마음을 정화하겠다”라는 강력한 목적의식이 주도하는 경우이다.
    • 이 열의가 약하면 ‘하(下)품’의 선정, 강하면 ‘상(上)품’의 선정을 얻는다.
    • 따라서 조금/중간/수승의 차이를 말할 때, 그 ‘의욕의 힘’을 업의 힘을 키우는 대표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2. 정진viriya: 멈추지 않는 '에너지' → 과정에서 밀어붙이는 '에너지/노력'이 우세한 수행
    • 게으름 피우지 않고 대상에 마음을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정신적 에너지’를 말한다.
    • 정진은 나태함, 해이해짐을 깨고 마음을 지탱하여 선한 작용을 밀어 올리는 에너지, 힘이다.
    • 단순 근성이라기보다 불선법을 막고·버리고, 선법을 일으키고·지키는 ‘방향성을 가진 에너지’로 이해할 수 있다.
    • 단순히 바라는 것을 넘어, 수행 도중 장애가 생겨도 물러서지 않고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힘이 주도하는 경우이다.
    • 에너지의 강도에 따라 선정의 견고함이 달라진다. 수행에서는 꾸준한 밀어붙임(용맹정진)으로 표현된다.
  3. 마음citta: 마음에 둠, '몰입' → 마음 자체가 대상에 딱 달라붙어 '강하게 결속된' 수행
    • 특별한 의욕이나 분석보다는, 마음 자체가 대상과 하나가 되어 흔들리지 않는 몰입 상태가 주도하는 경우이다.
    • 마음이 대상에 얼마나 깊이, 진지하게 머무느냐가 등급을 결정한다.
    • 여기서 citta는 단순히 '마음 일반'이라기보다, 그 수행에서 ‘마음(의식)’이 주도권을 쥔 상태cittādhipati를 말한다.
    • 마음부수가 아니라 '마음(아는 기능, 식)'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해서 다른 마음부수법들이 그 마음에 압도되어 따라오는 상태를 말한다. 집중·일점화가 잘 잡힌 마음의 주도성이 강해서 다른 요소들이 그 흐름을 따라오는 경우다.
  4. 검증vīmaṁsa: 지혜, 통찰지paññā → 대상을 '면밀히 조사'하고, 유익함과 해로움을 꿰뚫어 보는 수행
    • 맹목적인 집중이 아니라, “이 상태가 왜 고요한가?", "이것이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가?” 등을 아는 지혜가 주도하는 경우다.
    • 따져보고 분별하고 점검하는 밝은 검토를 의미한다. 지혜가 예리할수록 더 수승한(높은 등급의) 선정을 성취한다.
    • 수행에서는 방법이 맞는지, 장애가 무엇인지, 조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점검하며 조정’하는 지혜가 주도가 된다.
    • 일반적으로 4가지 중 지혜가 주도할 때 가장 강력하고 수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혜는 모든 선법 중에서 최상이다(c.f. SN 48:54). 지혜가 주도하는 수행자는 대체로 빠르게 깨닫는 자이며, 수행의 진척이 빠르고 번뇌를 끊는 힘이 날카롭다.
    • 참고로 고따마 붓다께서는 지혜가 수승한 보살Paññādhika로서 4아승기 대겁과 10만 대겁을 거쳐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일체지를 갖춘 부처님이 되셨다. 멧떼이야 붓다께서는 정진이 수승한 보살Viriyadhika로서 16아승기 대겁과 10만 대겁을 거쳐 가장 긴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 거대한 노력viriya(에너지)을 통해 일체지를 갖춘 부처님이 되실 것이다.

수행자는 이 네 가지 중 하나를 주도적인 힘adhipati으로 삼아 수행한다.

  1. 그 주도하는 힘(열의, 정진, 마음, 검증)이 약하면(조금 닦으면) → 해당 선정의 낮은 층(e.g. 범중천)에 태어난다.
  2. 그 힘이 중간 정도면 → 해당 선정의 중간 층(e.g. 범보천)에 태어난다.
  3. 그 힘이 매우 탁월하면(수승하게 닦으면) → 해당 선정의 높은 층(e.g. 대범천)에 태어난다.

즉, 겉보기엔 똑같은 단계의 선정 상태라도, 그 이면에 작동한 수행자의 ‘치열함(열의/정진)’과 ‘깊이(마음/검증)’의 차이가 사후의 과보(재생)를 차등화한다.

 

 

4. 지배자 중 왜 마음citta만 마음부수cetasika가 아닌가?

 

그런데 이띠빠다에서 나머지 셋은 마음부수cetasika인데, 왜 마음citta만 집중ekaggatā과 같은 마음부수가 아닐까?

 

네 가지 지배adhipati는 어렵거나 중요한 일을 기도하거나 성취할 때 그들이 속해있는 마음을 지배하는 요소들이다. 이 네 가지가 어떤 목적이든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될 때는 지배adhipati가 되고, 이 넷이 부처님의 가르침의 목적인 번뇌로부터의 해탈과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될 때는 성취 수단iddhipāda이 된다. 즉, 의도에 따라 지배는 성취수단이 되기도 하고, 성취수단이 아니기도 하다는 뜻이다.

 

지배는 한 찰나에 오직 한 가지 요소만 대장이 된다. 즉, 한 마음자리에서는 동시에 하나만 우세할 수 있다. 지배자가 된 요소는 마음을 완전히 장악하여 제어하고, 함께 일어난 마음부수들을 통제한다. 다른 기능들은 함께 일어나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배는 오직 하나의 요소만 수장으로서 기능한다. 이때 네 가지 대장 중 강력한 마음부수들(열의, 정진, 지혜) 외에 ‘마음 그 자체의 힘’이 대장이 되기도 한다.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다음과 같이 작용할 것이다. 즉, '어떤 힘이 주도권을 쥐고 그 선정(수행)을 밀어 올렸는가'에 해당된다.

  • 열의: "이걸 하고 싶어!" (욕구가 끌고 감) → 열의가 우세하게 강한 수행
  • 정진: "열심히 밀어붙여!" (에너지가 밀고 감) → 정진이 우세하게 강한 수행
  • 검증: "이걸 파악해야지." (지혜가 이끌고 감) → 검증(지혜)이 우세하게 강한 수행
  • 마음: "나는 그냥 여기에 있다." → 마음(결속)이 우세하게 강한 수행

여기서의 마음은 ‘마음 그 자체의 결속력’ 혹은 ‘전폭적인 헌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무엇을 바라는 욕구도, 막 애쓰는 에너지도, 분석하는 지혜도 아니지만, 마음이 대상에 딱 달라붙어서 떠나지 않는 상태 그 자체가 주도권을 쥐는 경우이다.  비유하자면, 어떤 일을 할 때 ‘욕심’ 때문도 아니고 ‘분석’ 때문도 아니고, 그냥 ‘내 마음이 거기 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몰입되는 상태와 같다. '마음이 대상에 깊이 스며드는 것'이다.

 

citta-iddhipāda의 citta는 일상적 마음이라기보다, 그 마음자리 전체가 한 대상에 강하게 결속되어 ‘주도권’을 잡는 상태(= 마음이 리더가 된 집중)로 이해하는 게 자연스럽다. 이띠빠다(성취 수단)는 ‘도구(원인)’이다. 이띠빠다는 삼매를 얻기 위한 ‘발판’이다. 삼매는 ‘결과’다. 집중ekaggatā이 강화된 상태가 바로 삼매다. 마음citta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여 삼매라는 결과citta-samādhi를 얻는다. 마음citta이 이띠빠다일 때, 다른 어떤 부수적인 기능보다, 나의 마음 자체가 대상에 온전히 가 있는 상태를 동력원으로 삼아 집중력을 키운다.

 

집중ekaggatā은 모든 마음에 들어있는 기본 요소이지만, 평소에는 힘이 약해 삼매라 부르지 않는다. 이 집중을 강력한 '삼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마음citta 자체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다른 요소들을 압도하고 대상을 꽉 붙잡는 상황이 바로 citta-iddhipāda이다.

 

 

5. 성취발판과 지배의 차이점

여기서 성취(iddhi)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노력으로 성취되는 고귀하거나 출세간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성취하는 주요한 수단을 '성취수단'이라 한다. 이 네 가지는 §20의 지배와 일치한다. 그러나 이 네 가지가 어떤 목적이든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될 때는 지배가 되지만 이 넷을 부처님의 가르침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 적용할 때는 성취수단이 된다. 그래서 지배는 혼합된 범주에 속했지만 여의족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 즉 보리분에 속한다. 이 성취수단은 세간법에도 출세간법에도 다 적용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139, 초기불전연구원(2020)

 

이띠빠다와 아디빠띠는 네 가지 요소로 서로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 구분될까? 위 인용문에서는 지배는 "어떤 목적이든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될 때"라고 한정하였고, 성취의 발판은 "이 넷을 부처님의 가르침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 적용할 때는 성취수단이 된다"라고 한정하였다. 전자는 혼합된 범주라고 하였고, 후자는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범주라고 하였다.

 

'혼합된 범주'라는 것은 선(善), 불선(不善), 무기(無記) 모든 마음에서 작동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기능적 메커니즘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배(아디빠띠)’는 도덕적 성격이라기보다 마음의 작동 방식(역학)을 설명하는 용어다. 어떤 마음이 일어날 때 강력하게 주도권을 쥐는 현상을 말한다. 불선법, 나쁜 짓을 할 때도 이 기제는 작동한다.

  •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 할 때의 강한 욕구 → 열의(Chanda) 지배
  • 남을 해치려고 끈질기게 쫓아가는 힘 → 정진(Viriya) 지배
  • 살인 계획에 완전히 몰입된 마음 → 마음(Citta) 지배

단, 검증(지혜)은 불선법과 함께할 수 없으므로, 불선한 마음에서는 3가지만 지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지배adhipati는 그 목적이 선하든 악하든, 단지 그 힘이 강력하여 마음을 지배하면 성립된다. 그래서 선과 불선이 섞여 있는 혼합된 범주missaka로 분류된다.

 

성취발판iddhi-pāda의 경우 지배와는 다르다. 이띠빠다는 오직 선(善)과 출세간의 목표를 향할 때만 성립된다. 찬다, 위리야, 찟따, 위맘사의 4가지 요소가 ‘성스러운 성취iddhi’, 즉 선정jhana, 신통, 그리고 궁극적으로 깨달음과 열반을 향해 사용될 때만 붙여진다. 따라서 이띠빠다는 불선한 마음과는 결코 함께할 수 없고, 선법과 무기법에만 포함된다. 도둑의 강한 열의는 ‘지배’는 될 수 있어도, 영적 성취를 위한 발판이 아니므로 ‘성취수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것은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해탈)을 성취하는 데 쓰이는 도구들이므로,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보리분법, Bodhipakkhiya-dhammā)으로 분류된다.

 

즉, Adhipati는 "누가 대장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iddhipāda는 "성스러운 목표를 향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같은 4가지 요소(chanda/viriya/citta/vīmaṁsā)라도, '아무 목적의 성취'에 쓰이면 지배adhipati이고, '부처님 가르침의 목적(불선의 소멸·선의 증장, 도/과를 향한 길)'에 쓰이면 성취수단iddhipāda이 된다.

 

'지배'로 옮긴 adhipati는 주인을 뜻하는 pati에다 '위로'를 뜻하는 접두어 'adhi-'가 첨가되어 만들어진 단어이다. 그래서 남성명사로 쓰이면 '지배자, 주인, 지배'의 뜻이고 형용사로 쓰이면 '지배하는, 통치하는'이라는 의미가 된다...

네 가지 지배는 어렵거나 중요한 일을 기도하거나 성취할 때 그들이 속해있는 마음을 지배하는 요소들이다. 지배와 앞의 기능들의 차이점은 그 정도와 제어하는 범위에 있다. 지배는 마음을 완전히 장악하여 제어하지만 기능은 그에 관계된 영역에서만 제어한다. 그러므로 기능의 경우는 여러 기능들이 한 마음에 같이 생길 수 있지만 지배는 주어진 찰나에 오직 한 가지만이 일어난다. 이런 측면에서 지배는 전 왕국의 유일한 수장이며 모든 대신들의 군주인 왕에 비유할 수 있고 기능은 그 자신의 관할구역만을 통치하고 남의 영역을 간섭할 수 없는 영주들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는 §26에서 네 가지 성취수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네 가지 지배는 각각 열의의 마음부수, 정진의 마음부수, 마음, 통찰지의 마음부수이다. 열의, 정진, 마음은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2가지와 아라한의 미소짓는 마음을 제외한 52가지 자와나(속행)의 마음에서 지배가 되고 검증은 34가지 세 원인을 가진 자와나의 마음에서 지배가 된다. 한 번에 한 상태만이 지배가 되며 그것도 함께 일어난 마음부수들을 통제할 때만 그렇게 된다. 검증의 지배는 유익한 것일 수도 있고 무기일 수도 있다. 나머지 지배들은 선 · 불선 · 무기 셋에 다 해당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125~126, 초기불전연구원(2020)

 

위 인용문에서 "네 가지 지배는 어렵거나 중요한 일을 기도하거나 성취할 때 그들이 속해있는 마음을 지배하는 요소들"이라는 표현은 아디빠띠를 정확히 표현하는 문장이다. Adhipati는 '지배'라는 말처럼 그 심찰나의 마음을 완전히 장악하고, 함께 일어난 마음부수들을 통제하며, 4가지 요소 중 오직 한 가지 요소만 단독으로 왕으로서 기능한 뒤 사라진다.

 

자와나(Javana, 속행) 마음은 총 55가지이다.

  • 욕계 해로운 마음 12가지
  • 욕계 유익한 마음 8가지
  • 욕계 작용만 하는 마음 8가지, 아라한의 미소 짓는 마음 1가지
  • 색계 유익한 마음 5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 5가지
  • 무색계 유익한 마음 4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 4가지
  • 출세간 도 마음 4가지, 과 마음 4가지

4가지 지배 중 3가지, 열의chanda/정진viriya/마음citta은 ①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moha-mūla citta 2가지와 ② 아라한의 미소 짓는 마음hasituppāda citta 1가지를 제외한 52가지 자와나에서만 지배adhipati가 된다.

  • 의심과 들뜸의 2가지 마음은 본질적으로 혼란스럽고(의심), 산만(들뜸)하다. 지배adhipati는 마음을 강력하게 끌고 가는 추진력과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에는 무엇을 하겠다는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며, 마음 자체가 흐릿하고 약하기 때문에 정진이나 마음 자체가 왕처럼 군림할 수 없다. 따라서 지배가 성립하지 않는다.
  • 미소 짓는 마음은 아라한이 가벼운 일에 대해 반응할 때 미소 짓는, 원인 없는ahetuka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은 매우 가볍고 미세하며, 무겁거나 진지한 성취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지배adhipati는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을 성취할 때’ 일어나는 강력한 힘이다. 가벼운 미소에는 그런 ‘무거운 지배력’이 필요 없으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 원인으로 보자면 adhipati는 두 원인dvihetuka 또는 세 원인tihetuka을 가진 자와나에서만 성립한다. 그래서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2가지 마음은 moha라는 1가지 원인ekahetuka을 가지기 때문에 제외되고, 아라한의 미소짓는 마음hasituppāda은 원인이 없기ahetuka 때문에 제외된다.
  • 그러나 그 외 52가지 마음은 어떤 뚜렷한 목적(탐욕이든, 성냄이든, 선정이든, 깨달음이든)을 가지고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열의/정진/마음 중 하나가 지배자, 대장이 될 수 있다. 이 3가지 지배들은 선 · 불선 · 무기 셋에 다 해당된다.

검증vīmaṁsa의 경우 지혜가 있는 '엘리트 마음들'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 가지 원인ti-hetuka(alobha, adosa, amoha)을 가진 34개 자와나의 마음에서 지배가 된다. 검증의 지배는 유익한 것일 수도 있고(범부, 유학), 무기일 수도 있다(무학).

  • 지혜와 결합한 욕계 유익한 마음 4가지 (= 알면서 짓는 선행)
  • 지혜와 결합한 욕계 작용만 하는 마음 4가지 (= 아라한이 지혜롭게 행위할 때)
  • 색계 유익한, 작용만 하는 마음 10가지 (선정은 기본적으로 지혜가 있어야 성립)
  • 무색계 유익한, 작용만 하는 마음 8가지
  • 출세간 도, 과의 마음 8가지 (도와 과의 마음은 강력한 지혜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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