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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다.
대상에 따라 마음을 분류하는 것은
... 우리의 인식과정과 마음의 흐름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16. 대상의 분석
대상의 길라잡이에서 대상은 여섯 가지이니
형색이라는 대상
소리라는 대상
냄새라는 대상
맛이라는 대상
감촉이라는 대상
법이라는 대상이다.
여기서 형색이 바로 형색이라는 대상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소리 등이 소리라는 대상 등이다.
(필자 주: 감촉은 지대, 화대, 풍대 세 가지이다)
그러나 법이라는 대상(dhamma-ārammaṇa)은 여섯 가지이니,
감성[의 물질]과 미세한 물질과 마음과 마음부수와 열반과 개념이다.
1. 대상의 길라잡이(ārammaṇa-saṅgaha): 모든 마음은 대상을 통해서 일어난다.
대상이 없는 마음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상좌부 아비담마에서 이해하는 마음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이미 제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대상을 나타내는 두 가지 중요한 빠알리어 단어가 있다.
하나는 ārammaṇa이고 다른 하나는 ālambana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2장 §1의 해설 3을 참조할 것)
*제2장 §1의 해설 3
...이처럼 빠알리어 전반에서 ālambana와 ārammaṇa는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불교에서 대상, 즉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의 여섯을 각각 눈·귀·코·혀·몸·마노의 대상으로 배대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빠알리어와 불교 산스끄리뜨에서 이 ālambana와 ārammaṇa와 위사야(visaya)는 모두 동의어로서 색·성·향·미·촉·법이라는 대상을 나타낸다.
고짜라(gocara)는 아비담마에 쓰이면 앞의 다섯 가지 대상, 즉 생·성·향·미·촉을 나타내는 전문용어가 된다...
마음과 마음부수들은 같은 대상을 가지고 함께 일어나고 함께 소멸한다.
마음은 눈의 대상에 일어났는데 마음부수들은 다른 대상에 관여하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말이다...
첫째, 아비담마에서는 대상이 없이는 마음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경에서도 부처님께서는 마음 혹은 알음알이는 반드시 감각기능[근]과 대상과 함께 일어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S12:43 §3 등)
불변하는 알음알이[식]가 윤회의 주체라고 이해하고 있던 사띠 비구를 부처님께서는 크게 꾸짖으시면서
"참으로 나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고 설했고, 조건이 없으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강조하신 것은 유명하다.
마음은 대상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 부처님의 말씀은 초기불교와 아비담마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며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에서도 아주 중요한 말씀임을 강조하고 싶다.
둘째, 다섯 가지 알음알이의 대상은 현재에 일어나는 물질이지만
이 전오식을 제외한 마음, 즉 마노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대상은 이런 현재에 존재하는 물질과 과거에 일어난 마음의 대상(법)과 과거의 마음들까지도 모두 대상으로 가진다.
그래서 백 년 전, 아니 수십, 수천, 수만 생 전에 일으켰던 마음들도 모두 지금의 마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유익하거나 해로운 생각을 일으킨 것은 언제든지 다음에 반드시 과보로 나타난다고 아비담마는 말하고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7가지 속행의 마음 가운데 제일 처음과 맨 나중의 마음은 미약하기 때문에 첫 번째는 금생이 지나버리면 과보를 가져오지 못하고 마지막은 내생이 지나면 과보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대상으로 하여 일어나는 생각들을 유익한 마음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함(yoniso manasikāra)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아비담마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셋째, 한 심찰나(citta-kkhaṇa)에 마음은 두 가지 대상을 가질 수 없다.
즉 눈으로 보는 동시에 귀로 듣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비록 우리가 세속적인 차원에서 관찰하면 동시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모든 마음은 한 찰나라도 앞이거나 뒤라는 선후가 반드시 있다...
부처님께서도 이런 가르침을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하시면서
"한 번에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보는 사문이나 바라문은 없다. 그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라고 단언하고 계신다...
*여기에 대해서 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전향을 가진 한 마음(ekāvajjana eka-citta)으로 과거·미래·현재를 모두 알거나 보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한 마음으로 과거의 모든 것을 알아야겠다.'라고 전향하더라도 과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오직 한 부분(eka-desa)만 알 수 있다."(MA.iii.357)
이것은 어떤 사람의 팔과 다리가 끊어졌더라도 그가 언제나 한결같이 '나의 팔과 다리는 끊어졌다'라고 아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가 반조할 때 '나의 팔과 다리는 끊어졌다.'라고 아는 것과 같다고 '맛지마 니까야' 제3권 '산다까 경'(M76) §52에서 부처님께서는 설명하고 계신다.
아비담마에서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ārammaṇaṁ cintetīi cittaṁ)으로 정의되고 마음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대상과 더불어 일어난다.
찰나생·찰나멸을 거듭하면서 마음이 일어날 때, 특정 찰나에 일어난 마음은 그 찰나에 대상으로 하는 오직 그 대상을 안다는 말이다.
마음과 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대상의 측면에서 마음을 분류해 숙지하는 것도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다루고 있는 것이다.
2. 대상은 여섯 가지이니: 불교에서는 대상, 즉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의 여섯을 각각 눈·귀·코·혀·몸·마노에 대한 대상으로 배대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불교 전반에서 rūpa는 물질 일반을 뜻하는 의미로도 쓰이고, 눈(cakkhu)의 대상을 뜻하기도 한다.
눈의 대상으로서의 rūpa는... '형상'의 의미로도 쓰이고... '색깔'의 의미로도 쓰인다.
역자들은 물질 일반으로서의 rūpa는 오온의 처음인 색온이고 아비담마의 28가지 물질을 나타내므로 '물질'이라 옮긴다.
그러나 눈의 대상인 rūpa는 형상과 색깔을 조합한 '형색'으로 옮기고 있다...
빠알리어와 불교 산스끄리뜨에서 이 ārammaṇa와 ālambana와 visaya는 모두 동의로서 색·성·향·미·촉·법의 여섯 가지를 나타낸다.
아비담마에서는 이 가운데서 색·성·향·미의 네 가지는 파생된 물질(upādā-rūpa)로 분류하여 gocara라는 전문용어로 나타나고 있다.
감촉(phoṭṭhabba)은 땅의 요소와 불의 요소와 바람의 요소 그 자체라고 설명하고 있다.
땅의 요소는 딱딱하고 부드러운 촉감으로 느껴지고
불의 요소는 덥거나 차가움으로 느껴지고
바람의 요소는 팽창이나 압박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편 물의 요소는 응집력을 특징으로 하는데 아비담마에 의하면 이것은 감촉으로써는 느끼지 못하고 마노의 문으로써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해서는 제6장 §3-1 등을 참조할 것.)
감촉인 지대, 화대, 풍대는 모두 몸을 통해서 아는 것이다.
몸에 닿지 않으면 모른다.
눈으로 보고 '바람이 부는구나'라고 아는 것은 형상을 보고 마노의 추론으로 아는 것이다.
3. 법이라는 대상(dhammārammaṇa)은 6가지이다: 다섯 감각의 문의 대상들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의 하나로 인식된다. 즉
(1) 그 각각의 감각의 문을 통해서
(2) 마노의 문을 통해서
(3) 재생연결식과 존재지속심과 죽음의 마음의 역할을 하는 문에서 벗어난 마음을 통해서
인식된다.
법이라는 대상들은 이런 다섯 감각의 문을 통해서는 결코 인식되지 않는다.
그들은 마노의 문과 문에서 벗어난 마음을 통해서만 인지된다.
마노의 문을 통해서 인지되는 법이라는 대상은 다음의 여섯 가지이다.
(1) 감성(pasāda)의 물질은 눈·귀·코·혀·몸에 부딪쳐 오는 대상을 받아들이는 물질이다.
이 감성의 물질은 마노의 문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대상이다.(→ 필자 주: 마노가 직접 아는 대상)
(2) 미세한 물질(sukhuma-rūpa)은 제6장 §7에서 언급되는 미세한 물질로서 물질 28가지 가운데
감성의 물질 5가지(필자 주: 눈의 감성, 귀의 감성, 코의 감성, 혀의 감성, 몸의 감성)와
대상의 물질 7가지(형색, 소리, 맛, 냄새, 땅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 - 필자 주: 지대, 화대, 풍대는 감촉에 해당)*를
*앞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사대 가운데에서 땅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는 모두 감촉에 포함된다.
그래서 몸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물의 요소는 마노의 대상이라서 여기 마노의 대상인 dhamma에 포함되는 것이다.
제외한 나머지 16가지가 미세한 물질이다.
이들은 다섯 감각의 문의 대상이 아니고 마노의 대상인 법이다. (→ 필자 주: 마노가 직접 아는 대상)
(제6장 §7과 그 해설)
7-2. 감성과 대상이라 불리는 12가지는 거친 물질, 가까이 있는 물질, 부딪힘이 있는 물질이다.
나머지는 미세한 물질, 멀리 있는 물질, 부딪힘이 없는 물질이다...
이런 물질의 현상에는 다섯 가지 감성과 일곱 가지 대상, 모두 12가지가 속한다.
아비담마에서는 감촉(phoṭṭhabba)을 땅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의 세 가지로 보기 때문에 대상은 모두 일곱 가지가 된다.
이들 12가지는 전오식을 일으키는 데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거칠고 가까이 있고 부딪힘이 있다고 하고
나머지 16가지는 전오식을 일으키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으므로 미세하고 멀리 있고 부딪힘이 없다고 한다.
거듭 말하지만 크기나 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청정도론 XIV]: "73. ... 눈부터 시작하여 아홉가지와 물의 요소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요소, 이 12가지는 거친 물질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부딪힘에 의해서 알아지기 때문이다.
그 나머지는 미세한 물질이다.
앞의 것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미세한 것은 멀리 있는 것이다. 그 고유성질을 꿰뚫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나머지 것은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 고유성질을 쉽게 꿰뚫기 때문이다...
(3) 마음(citta)도 마노의 대상인 법이다.
마음은 대상을 식별하는 것이지만 그 자체가 마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지금 식별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은 마노의 대상이 결코 될 수 없다. (필자 주: 자기가 자기를 대상으로 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개체에 있어서 이전에 일어났던 마음은 모두 현재 마노의 대상이 되며, 다른 중생의 마음도 마노의 대상인 법에 속한다.
(4) 마음부수(cetasikā) 52가지도 물론 마노의 대상인 법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느낌들이나 의도들과 감정들은 모두 마노의 대상이 된다.
(5) 열반(nibbāna)도 유학과 아라한인 성자들의 마노의 대상이 된다.
(6) 개념들(paññatti)은 구경법(paramattha)의 측면에서 보면 실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마노의 대상인 법에 속한다.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1' 제3장,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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