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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대상을 아는 인식과정의 역할을 하는 11가지 혹은 7가지 마음들

by Rihan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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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지(bhūmi)와 종류(jāti)에 따라서 89/121가지로 분류되는 마음은
대상을 안다는 특징으로서는 하나이지만 다시 이렇게 14가지 역할을 한다.

 

§8. 역할의 분석

역할의 길라잡이에서 역할은 14가지가 있다.
즉 재생연결, 존재지속, 전향, 봄, 들음, 냄새 맡음, 맛봄, 닿음, 받아들임, 조사, 결정, 속행, 여운, 죽음이다.

단계에 따라 분류하면 재생연결, 존재지속, 전향, 다섯가지 알음알이 등의 10가지가 있다고 알아야 한다.


마음의 역할은 14가지이고, 단계로는 10가지이다.
그리고 존재를 지속시키는 역할과 인식과정의 역할로는 2가지이다.

존재는 한 생의 최초의 알음알이인 재생연결식으로 태어나고, 한 개체의 존재를 상속시키는 존재지속심으로 유지되며, 생의 마지막 존재지속심인 죽음의 마음으로 죽는다.
이 내용은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존재 지속의 역할을 하는 마음은 3가지가 있다.

경지(bhūmi)와 종류(jāti)에 따라서 89/121가지로 분류되는 마음은 대상을 안다는 특징으로서는 하나이지만 다시 이렇게 14가지 역할을 한다. §8. 역할의 분석 역할의 길라잡이에서 역할은 14가지가

rihankim.tistory.com


이 글에서 마음은 ‘대상을 알고 싶어하는 알고잡이’이라고 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수많은 대상과 마주치며, 그 대상을 아는 과정이 인식과정이라고 했다.

 

삶은 존재지속심의 흐름과 인식과정의 흐름이 번갈아 흐르는 상속되는 법의 흐름이다.
이 글에선 11가지 마음의 역할, 단계로는 7가지 인식과정의 역할을 하는 마음들을 알아본다.

 

3. 전향(āvajjana) = (존재지속심이 흐르다가) 나타난 대상으로 마음을 향하는 역할을 하는 마음 → ‘작용만 하는 마음’

영어로는 adverting으로 정착되어 있다.

전향이란 다섯 감각의 문(오문)이나 마노의 문(의문)에 나타난 대상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는 역할을 말한다.
앞에서 말한 바왕가가 끊어진 뒤 마음이 대상으로 향하는 역할이다.

전향에는

1️⃣ 안, 이, 비, 설, 신의 다섯 문으로 향하는 오문전향(pañca-dvāra-āvajjana)과 (필자 주: 밖의 대상 인식)
2️⃣ 마노의 문으로 향하는 의문전향(mano-dvāra-āvajjana)의 두 가지가 있다. (필자 주: 내면적인, 이전의 마음의 대상 인식)

1️⃣ 오문전향 - 마노[의, mano]의 요소
[청정도론 XIV]: “115. 이와 같이 존재지속심의 지속이 계속되는 동안 중생들의 감각기능들(근)이 대상을 알 수 있을 때
형색이 눈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눈의 감성(pasāda, 제6장 §3의 해설 2 참조)은 그 형색과 부딪친다.

그 부딪힘 때문에 존재지속심은 흔들린다.
존재지속심이 사라지면 마치 존재지속심을 끊어버리는 것처럼 동일한 형색을 대상으로 전향의 역할을 하는, 작용만 하는 마노의 요소[의계]가 일어난다.

귀의 문 등에서도 여기서 설한 방법대로 알아야 한다.“

2️⃣ 의문전향 - 마노의 알음알이[의식, mano-viññāṇa]의 요소
[청정도론 XIV]: “116. 여섯 가지 대상이 마노의 문(의문)으로 들어오면 존재지속심이 흔들리고 그 뒤에 마치 존재지속심을 끊어버리는 것처럼 전향의 역할을 하는, 평온이 함께하고 원인 없는 작용만 하는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의식계)가 일어난다.

이와 같이 작용만 하는 두 가지 마음은 전향하는 것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4~8. 봄(dassana), 들음(savana), 냄새 맡음(ghāyana), 맛봄(sāyana), 감촉함(phusana) = 직접 대상을 인식하는 역할을 가진 마음 → ‘과보의 마음’

인식과정에서 감각의 문들에서 전향이 일어나면 직접 대상을 인식하는 역할을 가진 마음이 일어난다.
본서에서 역자들은 이들을 마노[의]나 마노의 알음알이[의식]와 구분하기 위해서 전오식이라 부르고 있다.

이런 마음과 그것이 수행하는 역할은 대상의 성질에 따라서 다르다.

만일 대상이 형색이면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것을 보고(dassana),
대상이 소리이면 귀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것을 듣고(savana),
대상이 냄새이면 코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것을 냄새 맡고(ghāyana),
대상이 맛이면 혀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것을 맛보고(sāyana),
대상이 감촉이면 몸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것을 감촉하게 된다. (phusana)

여기서 봄과 들음 등은 그 대상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그 대상이 있음을 즉각적이고 찰나적으로 알아채는 알음알이의 찰나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 대상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으로 확인하는 인식과정이 바로 다음 찰나들에 따라 온다.

그래서 이들 다섯 가지 알음알이는 과보의 마음이기 때문에 미래에 업을 생산할 유익하거나[선] 해로운[불선] 마음이 아니라고 아비담마에서는 말하고 있다.
유익함이나 해로움은 다음에 따라 일어나는 자와나(속행)의 과정에 해당되기 때문이다…(중략)…

[청정도론 XIV]: “117. 전향하는 마음 다음에는 먼저 눈의 문에서는 보는 역할을 수행하고 눈의 감성(pasāda)을 의지처로 삼는 눈의 알음알이(안식)가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귀의 문 등에서는 듣는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귀, 코, 혀, 몸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

그들은 원하거나 보통으로 원하는 대상에 관해서는 유익한 과보의 마음이고,
싫어하거나 약간 싫어하는 대상에 관해서는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다.

이와 같이 열 가지 과보의 마음이 봄, 들음, 냄새 맡음, 맛봄, 감촉함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9. 받아들임(sampaṭicchana) → ‘과보의 마음’

영어에서는 receiving으로 정착되었다.
대상을 놓치지 않고 잘 확인하여 받아들이는 작용이다.

여기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점은 이 받아들임과 아래의 조사함(santīraṇa)과 결정함(votthapana)은 오직 오문전향을 통해서,
즉 안, 이, 비, 설, 신의 다섯 가지 문을 통해서 일어나는 오문인식과정에만 나타나며 의문인식과정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작용이라는 것이다.

의문인식과정은 마음의 현상을 그 대상으로 하므로 받아들이고 조사하고 결정하는 역할 없이
의문전향에 이어 즉각적으로 속행(자와나)이 일어난다…(중략)…

[청정도론 XIV]: “118.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안식계)가 생겼다가 사라진 다음에 마음(citta), 마노(mano), 정신작용(mānasa)이라 적절히 불리는 마노의 요소(의계)가 일어난다.”라는 말씀이 있다.

그러므로 눈의 알음알이(안식) 등의 다음에 각각의 동일한 대상을 받아들이면서 [눈의 알음알이 등의] 유익한 과보로 나타난 마음 다음에는 유익한 과보로 나타난 마음으로 마노의 요소가 일어난다.
[눈의 알음알이 등의] 해로운 과보로 나타난 마음 다음에는 해로운 과보로 나타난 마음으로 마노의 요소가 일어난다.

이와 같이 두 가지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10. 조사(santīraṇa) → ‘과보의 마음’

영어로는 investigation으로 정착되었다.
대상을 받아들여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마음의 역할이다.

[청정도론 XIV]: “119. “마노의 요소(의계)가 생겼다가 사라진 다음에 마음, 마노, 정신작용(mānasa)이라 적절히 불리는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의식계)가 일어난다.”라는 말씀이 있다.

그러므로 마노의 요소가 받아들인 동일한 대상을 조사하는, 원인 없는 과보로 나타난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가 일어난다.
이것은 해로운 과보로 나타난 마음인 마노의 요소(받아들이는 마음) 다음에는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고,
유익한 과보로 나타난 마음 다음에는 열렬히 원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기쁨이 함께하는 마음이고, 보통으로 원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평온이 함께하는 마음이다.

이와 같이 세 가지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 조사(santīraṇa)하는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11. 결정(votthapana) → ‘작용만 하는 마음’

문자적으로 ‘굳게 세운다’는 뜻에서 ‘확립, 확정’의 뜻이 있으며 경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아비담마에서는 여기서처럼 대상을 조사해서 결정하는 마음의 작용을 나타내는 전문용어로 쓰인다…(중략)…

영어로는 determination으로 정착되었다.
이 결정의 마음은 의문인식과정에서는 의문전향의 마음이 되고 이것은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중략)…

[청정도론 XIV]: “120. 조사하는 마음 다음에는 그 동일한 대상을 결정하는, 평온이 함께하고 원인 없는 작용만 하는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의식계)가 일어난다.
이와 같이 한 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이 결정(voṭṭhabbana)하는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12. 속행(javana) = 업을 짓는 마음

문자적인 뜻 그대로 ‘재빠름, 신속함’의 뜻을 가졌다. 그래서 속행이라 직역했다.
인식과정(vīthi-citta)에서 아주 중요하게 쓰이는 아비담마의 전문용어이다.

물론 속행이라는 문자적인 뜻만으로는 이 자와나의 역할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단 대상이 무엇이라고 결정되고 나면 일어나는 일련의 인식과정을 자와나(속행)라고 부르고 있다.

일반적인 인식과정에서 자와나는 모두 일곱 번 같은 대상을 가지고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이 일곱 번은 모두 같은 성질의 마음이라는 점이다.
즉 첫 번째 자와나가 유익한 것[선]이면 나머지 모두가 유익한 것이고, 해로운 것[불선]이면 나머지 모두가 해로운 것이지 일곱 개 중에서 몇 개는 유익한 것이고 몇 개는 해로운 것일 수는 없다.
이것은 결정된 대상에 대해서 마치 벼락 치듯 재빠르게 그것을 이해하는 작용을 한다.

이 자와나의 단계야말로 의도적인 행위가 개입되는 곳으로서 유익하거나 해로운[선, 불선] 마음이 일어나는 찰나들이다.
물론 아라한의 경우 이 자와나는 선이나 불선이 아니고 작용만 하는 무기의 마음이다.
그리고 성자들이 열반을 대상으로 하여 과의 증득에 머무는 순간들은 과의 자와나이기 때문에 선이 아니고 과보에 속하는 무기의 마음이다.

자와나는 인식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이고 개념이다.
왜냐하면 출세간의 과의 자와나와 다음 생의 재생연결식을 결정하는 과정인 한 생의 마지막 자와나와 아라한의 작용만 하는 마음을 제외하고, 모든 존재들에게 속행은 유익한 마음으로 일어나거나 해로운 마음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행은 업을 초래하는 마음이요 업을 짓는 마음이다.
인식과정(제4장)과 인식과정을 벗어난 것(제5장)에서 일어나는 마음들 가운데서 이 자와나들 이외에는 유익함[선]과 해로움[불선]의 개념이 개입되는 마음은 없다.

[청정도론 XIV]: “121. 결정하는 마음 다음에 만약 형색 등의 대상이 크면 그 조사된 대상에 다음의 29가지 마음 중의 하나가 여섯 번 내지 일곱 번의 속행으로 일어난다.
즉 8가지 욕계 유익한 마음, 12가지 해로운 마음, 9가지 나머지 욕계의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5문의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의문(마노의 문)에서는 이 속행들이 의문전향 다음에 일어난다.

종성(gotrabhū, 성자의 반열에 드는 찰나의 마음)의 경지 위로는 다음의 26가지 속행 중에서 하나가 조건을 가졌을 때 일어난다.
즉 색계의 5가지 유익한 마음과 5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 무색계의 4가지 유익한 마음과 4가지 작용만 하는 마음, 출세간의 4가지 도의 마음과 4가지 과의 마음이다.

이와 같이 55가지 유익한 마음, 해로운 마음, 작용만 하는 마음,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 속행의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

 

13. 여운(tadārammaṇa) = 진정시키고 식혀주는 역할(선명한 대상 → 강한 업 지음 → 존재지속심 바로 복귀 X, 여운의 마음 2번 → 바왕가 복귀) → ‘과보의 마음’

문자적으로는 ‘그것을 대상으로 가진 [마음]’이라는 뜻이다.
즉 이 여운의 마음의 바로 앞에서 일어난 속행(자와나)이 가졌던 그(tad) 대상을 자기의 대상(ārammaṇa)으로 삼아 일어나는 마음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두 심찰나 동안 일어난다고 하는데 오문으로 큰 대상이 들어왔을 때나 마음에 선명한 대상이 나타났을 때만 일어나는 마음의 역할이고
그 이외의 인식과정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중략)…

이것은 자와나가 일곱 번 일어나고 사라진 뒤 바로 존재지속심이 일어나기에는 대상이 너무 크거나 분명할 경우에 나타나는 마음의 역할이다.
즉 자와나가 너무 강해서 뒤이어 곧바로 바왕가의 마음이 일어나지 못하고 두 번 단지 그(tad) 자와나의 대상을 대상으로 가져서(ārammaṇa) 일어나는 일련의 마음일 뿐이다…(중략)…

[청정도론 XIV]: “122. 속행이 끝났을 때 만약 5문에서 대상이 크거나 의문에서 대상이 선명하면 욕계 중생들에게 욕계 속행이 끝났을 때 원하는 대상 등이나 과거 업이나 속행의 마음 등에서 조건을 얻는다.
그 조건을 따라 여덟 가지 ‘원인을 가진 욕계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나 세 가지 ‘원인 없는 과보로 나타난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의식계]’ 중에서 과보로 나타난 마음 하나가 일어나는 것이다…(중략)…

이와 같이 11가지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 여운의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중략)…

이 따다람마나(tadārammaṇa)는 ‘여운의 마음’이나 ‘뒤따르는 마음’ 정도로 옮길 수 있으며 그래서 여기 전정판에는 모두 ‘여운’ 혹은 ‘여운의 마음’으로 옮겼음을 밝힌다.
이 여운이 끝나면 존재지속심으로 들어가고 그 존재지속심은 다른 대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계속된다.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1’ 3장,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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