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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와 고빈도 트레이딩 등에 대해 멍거와 버핏이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는 데는 기본적으로 과도한 유동성은 사회 전체에 있어 유해하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반면 이러한 시스템을 옹호하는 이들은 높은 유동성과 낮은 스프레드는 물론 리베이트 관행이 시장에 이롭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각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상이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각 집단이 증권, 특히 주식을 대하는 태도가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과 PFOF와 같은 리베이트를 옹호하는 입장은 주식을 그저 빠르게 사고팔면서 자본이득을 취하는 수단으로 여깁니다. 사실 대부분의 투자자들(가치 투자를 하고 있다 주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포함합니다)은 주식을 기업의 일부가 아닌 단순한 증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많이 다룬 내용이고 버핏과 멍거가 늘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지 못합니다. 저 역시도 수년간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을 작년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히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해당 기업과 산업을 잘 알고 있는 것과는 분명 다른 영역입니다. 또한 분석을 바탕으로 장기보유한다고 이를 단순 증권이 아닌 기업으로 여기는 것도 분명 아닙니다.
주식을 증권이 아닌 기업으로 여기기 위해서는 주가가 아닌 해당 자산이 만들어내는 '산출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주가는 내가 지불한 금액 대비 얼마만큼의 산출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지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의 산출물인 당기순이익에 대해 주식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을 갖게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예를 들어 CAPA가 늘어나면 당연히 그것에 비례해 이익이 늘어난다든가, 기술적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든가 하는 것 말입니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가 필연인 경우도 있겠지만 불확실한 미래에는 언제나 무수한 변수가 있고 이러한 것에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업계나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미래를 낙관하는 대부분의 근거는 빈약하기 그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로 인해 나온 결론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이에 대한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가치투자의 탈을 쓴 투기를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낙관에 기대는 이들의 무의식에는 십중팔구 얼른 주가가 올라서 이익을 실현하고 싶은 욕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만약 주식을 기업의 일부가 아닌 사고팔아 이익을 얻어야 하는 수단으로 여긴다면 높은 유동성을 옹호하고 이것을 최대한 촉진시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필히 팔아야 할 자산이라면 내가 원할 때 언제든 팔 수 있는 편이 분명 유리할 것이니까요.
로빈후드는 금융 지식이 부족한 일반 대중들도 금융에 쉽게 접근하고 이들의 부를 증진시키겠다는 대의를 표방했습니다. 하지만 동화 속 로빈후드와는 달리 이들은 되려 서민들의 돈을 갈취했습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금융에 무지한 일반 대중들이 마구잡이로 증권을 거래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로빈후드의 추악함은 정직하지 않다는 데서 드러납니다. 이들은 고객에게 최선의 가격을 찾아주지 않으면서 공짜가 아닌 서비스를 공짜인 척 속였습니다. 심지어 모두가 로빈후드가 데이 트레이딩을 조장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로빈 후드 측은 뻔뻔하게도 로빈후드는 플랫폼 내에서 데이 트레이딩을 허용한 적이 없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PFOF를 모두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냐는 하원의 물음에 고객에게 수수료 무료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그럴 수 없다고 답한 것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역설적인 상황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중략)...
버핏은 늘 거짓말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기에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해왔습니다. 로빈후드는 돌이키기에는 너무 먼 길을 온 것으로 보입니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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