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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전하려면 상위 1퍼센트가 높은 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by Rihan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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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 대학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소프트웨어 관련 논문을 몇 편 발표했는데, 학계에서 반응이 좋았다.
그는 며칠 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이메일을 받았는데 발신자는 놀랍게도 구글 인사 담당자였다.

더 놀라운 일은 그 학생이 영어를 잘 못해 면접을 보기 어렵다고 회신하자 구글이 통역을 붙여주겠다며 끈질기게 설득했다는 것이다.
얼마 뒤 그는 구글에 입사했다.

...(중략)...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라지만, 창의성을 가진 탁월한 인재의 가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오히려 한없이 올라갈 것이다.

 

2015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26인이 한국 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위해 제언하는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우리 산업계는 지금도 매우 힘들지만, 앞으로는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각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기 때문인데
이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갖고 있는 개념 설계(concept design)와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이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오랜 축적의 시간이 있었듯이 우리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우리는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책이 예측한 대로 지난 5년간 우리 경제는 계속 어려워졌고,
현재 우리 경제성장률이 하락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1960년에는 한국과 필리핀의 경제 지표가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필리핀의 거의 3배로 성장했다.

루카스는 이러한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면서
그 주된 이유는 학교와 산업체 등에서 인적 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례를 통해 그는 인적 자본의 축적이 경제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했다.

루카스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높은 교육열 때문이다.
우리의 높은 교육열은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 발전시킬 엄청난 자산이자 잠재력이다.

 

이때는 주입식 교육으로 배출한 모방형 인적 자본이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었지만,
선진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지금은 창조형 인적 자본이 필요한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어 모방형 인적 자본만 배출하고 있어서 경제성장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김세직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이 "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이 되려면 '땀 흘리며 일하는 경제 perspiration economy'에서 '지식과 영감으로 성장하는 경제 inspiration economy'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즉 추락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Work Hard'가 아니라 'Think Hard'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국제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탁월한 인재 양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중략)...

하위 1퍼센트의 역량은 언어 능력 4위, 수리 능력 6위, 문제 해결 능력 6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상위 1퍼센트의 역량은 언어 능력은 25위, 수리 능력은 29위, 문제 해결 능력은 26위에 불과해 최하위권이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상위 1퍼센트가 높은 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상위 1퍼센트를 탁월한 인재로 성장시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평준화 교육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도 평준화 교육 때문인지도 모른다...(중략)...
"대학들이 학생 선발 시험에서 깊이 생각할 필요 없는 쉬운 문제만 내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인간을 만들어낼 뿐이다."

이러한 비평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최근 일본에서는 입시에서 본고사를 강화하는 대학이 늘어났다고 한다.
우리 경제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쫓아가고 있음을 생각하면 상위 1퍼센트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유대인 부모는 자신에게 좋은 두뇌를 물려주려고 하고,
한국 부모는 자식에게 좋은 학벌을 물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유대인은 두뇌를 발달시키는 것이 교육의 주된 목적인 반면
우리는 시험을 잘 봐서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교육의 주된 목적이다.

한 마디로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교육인 셈이다.

점수를 잘 받으려면 교과서 내용을 사진 찍듯 머리에 집어넣어야 한다.
이런 방식의 학업은 결코 즐겁거나 유쾌하지 않다. 그저 인내하고 견딜 뿐이다.

...(중략)...

그런 의미에서 교육의 목적을 '좋은 학벌'이 아니라 '좋은 두뇌'에 두는 유대인의 창의성 교육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편적인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오래 생각할 기회를 주고 두뇌를 개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바로 유대인 교육의 핵심이다.

인터넷으로 세상 모든 지식에 쉽게 접근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유대인의 교육 방식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출처: 황농문 지음, '슬로싱킹', 위즈덤하우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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