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반/초기불교

공덕을 짓지 않아 축생으로 태어났지만, 오계를 지켜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수자따

by Rihan 2024. 2. 23.
728x90

1.

삼십삼천 천상의 왕 삭까는 전생에 인간이었을 적 마가 청년으로 불리었다.

마가 청년에게는 네 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수난다, 수찟따, 수담마, 수자따였다.

 

  • 마가 청년과 32명의 동료는 마을에 선업을 베푸는 장소인 공회당을 지었는데 평생에 걸친 선업행으로 삼십삼천의 주인으로 태어난다.
  • 수담마는 공회당을 지을 때 첨탑을 지었다. 이 공덕으로 그녀가 삼십삼천에 태어날 때 '수담마'라 불리는 법당이 동시에 생겨났다. 천상에서 법문이 이루어진다는 수담마 법당이 이 곳이다.
  • 수난다는 공회당을 지을 때 손님들이 목욕할 수 있는 연못을 만들었다. 이 공덕으로 그녀가 삼십삼천에 태어날 때 넓이가 500 요자나인 연못이 생겨났다.
  • 수찟따는 공회당을 지을 때 손님들이 떠날 때 옷에 꽃을 꽂을 수 있도록 정원을 만들었다. 이 공덕으로 그녀가 삼십삼천에 태어날 때 넓이가 500 요자나인 찟따라따 정원이 생겨났다. 그녀는 죽음의 징조가 나타난 천신들을 정원으로 데려와 편안하게 해준다.

그러나 수자따는 '나는 마가의 아내이다. 그가 지은 공덕은 곧 내 공덕이고 내가 지은 공덕은 곧 그의 공덕이다.'라고 생각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을 치장하며 세월을 보냈다. 공덕을 아무것도 짓지 않아 수자따는 죽어서 바위굴 속에 두루미로 태어났다.

 

부처님은 현생의 부부가 다음 생에도 함께 하려면 믿음, 지계, 보시, 통찰지를 동등하게 갖추어야 내생에도 서로 함께할 수 있음을 말씀하신다.

즉, 업은 그 자신의 것이니 부부라도 어느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 없다. 스스로 지어야 한다.

 

천상에 태어난 남편과 다른 부인들과 달리 축생으로 태어난 수자따의 이야기는 공덕을 짓지 않는 삶의 위험을 보여준다.

 

 

2.

반대로 그 이후 수자따의 행적은 교훈이 있다.

불자가 쉽게 경시할 수 있는 오계를 지키는 수행을 평생토록 준수함으로써 천상의 과보를 얻는 것이다.

 

수자따가 바위굴 속에서 두루미로 태어났다는 것을 안 삭까는 생각에 잠겼다.

'공덕을 짓지 않아서 이 바보 같은 여자는 바위굴 속에서 두루미로 태어났구나. 그녀에게 공덕을 짓게 해서 이리로 데려와야겠다.'

..."너는 하늘의 영광을 봤느냐?"

"봤어요."

"너도 열심히 공덕을 짓는다면 그곳에 태어날 수 있다."

..."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겠느냐?"

...삭까는 그녀에게 오계를 가르쳤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다짐을 주었다.

"잊지 말고 철저히 지키도록 해라."

...그 후로 그녀는 오직 자연적으로 죽은 물고기만을 찾아서 먹었다... 그녀가 물고기를 막 삼키려고 할 때 꼬리가 살짝 꿈틀거렸다. 물고기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순간 그녀는 즉시 물고기를 물속에 놓아주었다... 그녀는 물고기가 이제 죽었다고 생각해서 또다시 부리로 물어 올렸다. 그리고 막 삼키려는 순간 또다시 꼬리가 살짝 움직였다. 그녀는 물고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물고기를 놓아주었다.

삭까는 이렇게 세 번이나 시험해 보고 그녀가 충실하게 계를 지킨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를 시험해 보려고 여기 왔다. 너는 성실하게 계를 지키고 있구나. 이렇게 확고하게 계를 지킨다면 오래지 않아 내 아내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항상 주의깊게 깨어있어라."

...이날 이후로 그녀는 자연사한 물고기를 구할 때도 있었고 구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삼 일 동안 먹이를 구하지 못하자 그녀는 결국 굶어죽었다. 그녀는 계를 지킨 복덕으로 베나레스의 옹기장이 딸로 태어났다.

...삭까는 칠보를 오이로 둔갑시켜 짐수레에 가득 싣고 소를 몰아 베나레스로 들어갔다.

..."당신은 계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데 계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나는 오이를 계를 지키는 여인에게만 드릴 것입니다."

...옹기장이 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계를 지킵니다. 그러니 제게 주십시오." ... "저는 계를 어겨본 적이 없는 처녀입니다."

...삭까는 수레를 그녀의 집으로 몰고 가서 오이로 둔갑시킨 천상의 보석을 그녀에게 주었다. 천상의 보석은 다른 사람은 손댈 수 없는 것이었다. 삭까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이 정도면 네가 평생 쓰고도 남을 것이다. 이제 돈은 걱정 말고 계를 지키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라."

...옹기장이 딸로서의 수명이 끝나자 그녀는 삭까의 철천지원수인 아수라왕 웨빠찟띠의 딸로 태어났다. 두 생에 걸쳐 오계를 지켰기 때문에 그녀는 매혹적인 황금빛 피부를 지녔다.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들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웨빠찟띠의 딸이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과거생에 그녀의 남편인 삭까를 보는 순간 사랑의 물결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꽃다발을 그의 머리에 던지며 소리쳤다.

"저 사람을 선택하겠어요."

...삭까는 아수라의 처녀 수자따를 자기의 성으로 데려가서 2천500만 천녀의 수장에 임명했다.

- 무념·응진 옮김, 『법구경 이야기 1』 P.446~449, 옛길(2022)

 

 

3.

오계를 준수하는 것, 바르고 착하게 사는 것은 모두 방일하지 않고 주의깊게 깨어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부처님은 『담마빠다』의 30번째 게송을 주의깊게 깨어있음을 강조하시며 마무리하신다.

 

"이와 같이 마할리여, 마가는 방일하지 않는 깨어있음의 길을 걸었다. 그는 주의깊게 깨어있었기 때문에 도리천의 천왕이 되어 사천왕천과 도리천을 통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깨어있음은 역대 모든 부처님들과 성인들이 칭찬해 마지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의깊은 깨어있음으로 해서 세간에서나 출세간에서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마가와Magavā는 제멋대로 방일하게 살지 않고
바르고 착하게 살아 신들의 왕이 됐다.

그러기에 바르고 착한 삶은 찬탄할 만하고
방일한 삶은 비난받아 마땅하다."(30)

이 게송 끝에 마할리 왕자는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 무념·응진 옮김, 『법구경 이야기 1』 P.452, 옛길(2022)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