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 네 종류의 아귀(petā)
행복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vigata 아귀petā라고 합니다. 아귀들의 무리가 아귀모임petti이고, 그들이 주로 머무는 장소를 아귀들의 영역petti visaya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머무는 곳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숲이나 산, 강, 계곡, 무덤 등지에 머뭅니다.
아귀에는 다음과 같은 네 종류가 있습니다.
① 시아귀paradattūpajīvikapetā
② 기갈khuppipāsika 아귀
③ 소갈nijjhāmataṇhika 아귀
④ 깔라깐지까kālakañjika 아귀
혹은 깔라깐지까 아귀 대신에 구토물vantāsika 아귀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먼저 시아귀는 다른 이가 준 음식을 의지해서 생명을 유지하는 아귀입니다. 앞서 회향과 회향기뻐함에서 언급했듯이, 시아귀를 지정해서 남아 있는 가족이나 친척이 계를 갖춘 이들에게 음식이나 옷 등을 보시한 뒤 그 공덕몫을 회향했을 때 시아귀가 그 사실을 알고 기뻐하면서 '사두'를 외치면 천상의 음식, 의복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향을 받기 전에는 배고픔, 목마름, 헐벗음 등으로 고통을 받습니다.
기갈 아귀는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괴로워하는 아귀입니다.
소갈 아귀는 항상 불타오르기 때문에 고통 받는 아귀입니다.
깔라깐지까 아귀는 몸이 3가우따²¹⁰⁾로 살과 피가 거의 없고 뼈와 피부만 남아 마치 마른 나뭇잎과 모습이 같습니다. 눈은 새우나 게처럼 툭 튀어나와 정수리에 붙어 있습니다. 바늘구멍 같은 입도 정수리에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먹이를 구할 때는 머리를 아래로 숙이면서 다닙니다. 하지만 음식을 충분히 구하지 못하고 먹지 못해 큰 고통을 겪습니다. 바로 이 깔라깐지까 아귀를 깔라깐지까 아수라라고 합니다.
²¹⁰⁾ 1가우따는 1/4 요자나이다.
(필자 주 - 요자나yojana는 약 11km 정도이다. 따라서 1가우따는 2.75km, 약 3km 정도이다. 깔라깐지까 아귀는 3가우따이므로 약 8km 정도의 몸의 크기를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밖에도 소 도살업의 과보로 몸이 뼈다귀로, 혹은 몸이 고깃덩어리로 된 아귀로 태어나 독수리 등이 서로 잡아채고 쪼아서 매우 고통을 겪는 아귀, 사냥을 일삼은 과보로 창과 같은 털을 가진 아귀로 태어나 그 창과 같은 털에 계속 찔리는 고통을 겪는 아귀, 과거 부처님 당시에 계행을 잘 지키지 못해 출가자의 모습 그대로 태어나 가사가 활활 타는 고통을 겪는 아귀 등 매우 다양한 아귀가 여러 가지 고통을 겪습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279~280, 도서출판 불방일(2021)
2. 다섯 종류의 아수라(asura)
불교 문헌에 아수라asura라고 불리는 중생에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① 깔라깐지까 아수라kālakañjika asura
② 웨빠찟띠 아수라vepacitti asura
③ 타락한 아수라vinipātikā asura
④ 천궁 아수라vemānika asura
⑤ 세중 아수라lokantarika asura
먼저 깔라깐지까 아수라는 앞에서 설명한 깔라깐지까 아귀입니다. 사악처에서 말하는 아수라는 바로 이 깔라깐지까 아수라를 뜻합니다. 이렇게 아수라가 아귀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가끔 아수라를 따로 언급하지 않으시고 지옥, 축생, 아귀라는 세 곳의 악처만 설하시기도 했습니다.
웨빠찟띠 아수라는 도리천 천신에, 타락한 아수라와 천궁 아수라는 사대왕천 천신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각각 해당하는 항목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세중 아수라는 지옥을 설명할 때 언급한 세중 지옥 중생들을 말합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280~281, 도서출판 불방일(2021)
지옥
세상에서 좋아할 만하고 즐길 만한 것이 행복aya이고, 그러한 행복이 전혀 없는 곳이어서 지옥niraya이라고 합니다. 지옥은 한 우주 안에 있는 세상lokika 지옥과 여러 우주 사이에 있는 세중lokantarika 지옥이 있습니다.
세중 지옥
세상의loka 가운데에 있는antarika 지옥이 세중lokantarika 지옥입니다. 세 개의 원기둥이 접하면 그 사이에 틈이 생겨나듯이 세 우주의 가운데에도 매우 깊은 틈, 협곡이 생겨납니다. 이 협곡은 아래로 물층까지 깊습니다. 이곳은 우주들과 완전히 단절되어 있어서 태양빛과 달빛이 전혀 이르지 못한 채 항상 어둡습니다. 또한 그 아래 있는 물층의 물은 매우 차갑습니다.
이 지옥에 태어난 중생들은 나무에 매달린 박쥐처럼 철위산 끝에 매달려 있다가 서로 팔이 닿았을 때 '먹을 것을 얻었다'라고 먹으려 하다가 서로의 모습을 보고 놀라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러면 뼈와 살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얼어있는 몸이 아래 물층의 얼음에 부딪히자마자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고통을 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빙 지옥이라고도 합니다.
부모나 법답게 사는 사문들에게 큰 허물을 범하거나 매일 다른 이들을 죽이는 이들이 이곳에 태어납니다. 세중 지옥에 태어난 중생들을 세중 아수라lokantarika asura라고도 합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271~272, 도서출판 불방일(2021)
사대왕천
다따랏타, 위룰하까, 위루빡카, 꾸웨라라는 사대천왕들과 그들의 부하들이 사는 곳이 사대왕천Cātumahārājikā입니다.
한 우주의 가운데 시네루 산이 있고, 작은 바다를 건너 바로 다음에 시네루 산의 절반인 4만2천 요자나 높이의 유간다라 산맥이 시네루 산을 감싸고 있습니다. 사대왕천은 유간다라 산의 정상부터 시작하여 시네루 산 아래까지 퍼져 있습니다.
다따랏타 천왕은 동쪽 유간다라 산의 정상에서 지내며 간답바 천신을 비롯하여 시네루 산의 동쪽에 있는 여러 지신과 목신 등을 다스립니다. 간답바gandhabba 천신은 향나무에서 태어나 향을 맡으며 지내는 천신입니다. 춤을 추는 천신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위룰하까 천왕은 남쪽 유간다라 산 정상에서 지내며 꿈반다 천신을 비롯하여 시네루 산의 남쪽에 있는 여러 지신과 목신 등을 다스립니다. 꿈반다kumbhaṇḍa 천신은 재산이나 보물을 지키는 천신들입니다.
위루빡카 천왕은 서쪽 유간다라 산 정상에서 지내며 용을 비롯하여 시네루 산의 서쪽에 있는 여러 지신과 목신 등을 다스립니다.
꾸웨라 천왕은 북쪽 유간다라 산 정상에서 지내며 야차들을 비롯하여 시네루 산의 북쪽에 있는 여러 지신과 목신 등을 다스립니다.
사대왕천 천신들은 일반적으로 매우 거칠고 잔인합니다. 서로서로, 또는 사람들을 여러 가지로 괴롭히기도 합니다. 사대천왕들은 자신의 수하에 있는 천신들이 서로서로, 또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스립니다.
그 외에도 천상의 행복을 즐기느라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 죽는 유희 천신, 다른 천신이 가진 영화를 질투하여 성냄 때문에 죽는 진노 천신, 차가운 구름을 관장하는 한운 천신, 뜨거운 구름을 관장하는 열운 천신, 비를 관장하는 우운 천신, 바람을 관장하는 풍운 천신, 달을 관장하는 천신, 해를 관장하는 천신, 지신, 목신, 산신 등이 있습니다.
앞의 아수라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한 타락한 아수라와 천궁 아수라도 이 사대왕천 천신에 포함됩니다. 타락한 아수라는 복덕이 적어서 복덕이 큰 지신 등을 의지하고 받들면서 지내는 작은 천신들입니다. 고아나 외톨이처럼 위력이 적습니다.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얻기 힘들어 배고프고 목마른 고통도 겪으면서 지내야 합니다.
천궁 아수라는 가끔씩은 천신들처럼 영화를 누리고 가끔씩은 아귀처럼 고통을 당하는 존재입니다. 염라Yama대왕과 지옥지기들도 천궁 아수라입니다. 염라대왕은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입니다. 이들은 사대왕천에 속하며 사대왕천에 자신들의 천궁이 있습니다. 그래서 '궁전을 가진 아귀 왕'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들은 낮에는 천상의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밤에는 악업의 과보로 다른 아귀처럼 고통을 겪습니다. 이들의 근무처는 지옥입니다. 이들은 지옥의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지옥에 들어온 사람들을 조사하고 질문합니다. 하지만 지옥에 들어온 사람들을 모두 조사하지는 않습니다. 악업이 큰 중생들은 즉시 지옥에 떨어집니다. 악업이 작은 중생들에게는 염라대왕들 앞에서 조사를 받고 구제되어 지옥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집니다. 염라대왕들은 지옥에 떨어진 중생들에게서 허물을 찾고 죄를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기 위해 선업을 상기시킵니다. 염라대왕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의 왕이나 무서운 저승의 왕이 아니라 선한 왕들입니다.
<저승사자 경>을 보면 염라대왕이 지옥에 끌려온 중생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M130).
"이 사람아, 그대는 이 세상에 첫 번째 저승사자가 나타난 걸 보았는가?"
"대왕이여, 보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아, 인간 가운데 갓난아이가 침대에서 스스로 똥오줌으로 분칠을 하고 누워있는 것을 보지 못했는가?"
"대왕이여, 보았습니다."
"이 사람아, 그걸 보았으면 '나도 태어나야만 하고 태어남을 뛰어넘을 수 없다. 나는 몸과 말과 마음으로 공덕을 지어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대왕이여, 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방일하고 부주의하게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 사람아, 그대는 방일하게 세월을 보내며 몸과 말과 마음으로 공덕을 짓지 못했다. 그리고 악행은 그대 스스로 저지른 것이니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이어서 두 번째로 늙은 사람, 세 번째로 병든 사람, 네 번째로 옥에 갇혀 고통 받는 죄인들을 보고 자신을 경책하여 왜 선업을 쌓지 않았는지 등과 같은 심문이 계속됩니다. 이때 선업을 기억해내면 즉시 지옥에서 벗어나 천상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업을 기억해내지 못하면 염라대왕은 이 사람이 자신에게 공덕몫을 회향한 적이 있는지 회상해 봅니다. 만약에 이 사람이 염라대왕에게 공덕몫을 회향한 적이 있으면 염라대왕은 그 선업을 드러내 보여 선처에 태어나게 해줍니다. 이 경우에 대비해서 생전에 염라대왕에게 공덕을 회향해야 합니다. 지은 공덕을 기억해 내지 못하면 지옥지기들이 끌고 가서 갖가지 고문을 가합니다.
지옥지기들도 사대왕천에 속하는 나찰들입니다. 지옥지기들은 작은 불선업 때문에 지옥으로 떨어진 사람들을 염라대왕 앞으로 데려옵니다. 그들은 지옥 중생들에게 무자비한 형벌을 가하고 괴롭히는 일을 합니다. 지옥불은 '업으로 인하여 생겨난' 것이기에 지옥 중생에게는 뜨겁게 불타오르지만 지옥지기에게는 뜨겁지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대왕천 천신들의 수명은 천상년으로 500년, 인간년으로 900만 년이고, 50인간년이 사대왕천의 하루입니다. 지신과 타락한 아수라 천신은 수명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과거에 행한 선업에 따라 매우 짧은 천신들도 있고 한 달 정도인 천신들, 그보다 긴 천신들도 있습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282~285, 도서출판 불방일(2021)
도리천
함께 공덕을 행한 서른 세 명이tettiṃsa 태어난 곳이라고 해서 도리천Tāvatiṃsā(필자 주 - 삼십삼천)이라고 불립니다.
시네루 산 정상에 칠보로 만들어진 웨자얀따Vejayanta 궁전이 가로와 세로 일만 요자나로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방 각 면에 성문이 250개씩, 모두 천 개입니다... 웨자얀따 성 안에는 건물이 101채입니다. 각각의 건물마다 방이 700개씩 있고, 각각의 방마다 천녀들이 일곱 명씩, 각각의 천녀마다 하녀 천녀들이 일곱 명씩 있습니다.
성의 동쪽에는 천 요자나 둘레의 난다나Nandana 정원, 서쪽에는 700요자나 둘레의 찟딸라따Cittalatā 정원, 남쪽에는 500요자나 둘레의 파루사까Phārusaka 정원, 북쪽에는 500요자나 둘레의 밋사까Missaka 정원이 있고...
특히 난다나 정원은 '천신들로 하여금 즐겁고 기쁘게 하는nandana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곳에 온 천신들이 즐겨도 즐겨도 지겹지 않을 정도로 갖가지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들이라는 감각욕망들로 즐겁고 기쁘게 하는 정원입니다. 천상세계의 영화와 길상이 가득 찬 곳 중 하나입니다... 특히 임종에 즈음한 천신, 천녀들조차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곳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라고 하는 감각욕망 대상, 여러 가지를 모두 모아놓은 곳이기 때문에 이 난다나 정원에 와 본 적이 없는 이들은 '행복하다'라는 성품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욕계 범부 중생들에게는 여러 즐길 것들이 구족된 정원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크고, 화려한 정원, 연못, 궁전들로 다섯 감각욕망 대상, 천상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도리천 천신들의 왕이 바로 제석천왕입니다. 제석천왕은 사대왕천과 도리천, 두 천상세계를 다스리는 천왕입니다...
성도의 북동 쪽에는 천상의 회의장소인 수담마Sudhammā 법당이 있습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300요자나 크기이며 여러 보배로 장식되어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가운데에는 제석천왕이 앉는 자리가 있고, 그 위에 3요자나 크기의 일산이 드리워졌습니다. 그 옆으로 사대천왕의 자리, 과거 생에 함께 선업을 행했던 천신들의 자리, 그 다음 위력에 따라 천신들의 자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뒤 제석천왕은 150요자나의 에라와나 코끼리를 타고 네 명의 천왕비와 함께 많은 천녀를 거느리고 수담마 법당으로 옵니다... 법회에서는 범천에서 내려온 사낭꾸마라Sanaṇkumāra 범천왕이 법문을 설할 때도 있고(D18), 제석천왕이 직접 설할 때도 있고, 혹은 다른 법사 천신들이 설할 때도 있습니다.
사대왕천과 도리천 천신들은 네 가지 이유로 수담마 법당에서 회의를 합니다. 첫째는 결제하는 비구들이 수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결제날부터 보호하는 일, 둘째는 해제한 후에 부처님을 친견하러 가는 비구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 셋째는 스스로 법을 들으러 부처님께 가는 비구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 넷째는 산호나무 아래서 즐기는 일입니다.
앞서 포살에 대한 설명에서도 언급했듯이 매달 상현과 하현의 8, 14, 15일에는 담당 천신들이 황금판을 들고 인간세상을 다니면서 "누가 삼보에 귀의했다. 오계를 수지했다. 포살계를 수지했다. 부모를 잘 부양했다. 보시를 했다"라는 등으로 선업을 기록합니다. 그 기록은... 제석천왕에게 도달합니다. 천신들은 선업에 관련된 기록이 적으면 "선행을 한 이가 적구나. 우리 대중이 줄어들겠구나"라고 슬퍼하고, 많으면 "천상에 새로운 천신들이 오겠구나. 위력이 큰 천신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겠구나"라면서 기뻐합니다. 이 기록은 제석천왕이 직접 읽습니다...
지금의 제석천왕은 고따마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기 전에 부모를 봉양하고, 연장자를 공경하고, 부드러운 말을 하고, 이간하는 말을 삼가고, 널리 베풀고, 진실을 말하고, 분노하지 않은 일곱 가지 서계를 지킨 선업으로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기 전에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고 난 뒤 어느 때 천상의 수명이 다하여 제석천왕의 생에서 목숨을 마칠 징조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찾아가 열네 가지 질문을 했고, 여덟 번째 질문 끝에 느낌 거듭관찰 새김확립vedanānupassanā satipaṭṭhāna 법문을 듣고 수다원이 되었습니다. 수다원이 된 후 법문을 들으면서 바로 제석천왕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사람처럼 시체를 남기지 않고 마치 등불이 꺼지는 것처럼 온몸이 바로 사라지고 다시 제석천왕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부처님과 제석천왕 자신을 제외하고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석천왕은 수다원 성자입니다.
사실 제석천왕은 수다원이 되기 전부터 불법을 보호하는 의무를 행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고 49일이 지났을 때 '나 스스로 스승 없이 일체지로 깨달아 안 이 네 가지 진리라는 법은 매우 심오하고, 다른 이들이 알기 어렵다. 중생들은 무명의 암흑에 뒤덮여 지혜의 빛이 사라져서 탐욕과 성냄 등 번뇌가 매우 두터운 이들이 많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법을 아직 설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법을 설하는 것에 마음을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제석천왕은 사함빠띠Sahampati 범천왕과 함께 부처님께 와서 "부처님, 제도가능한 중생들에게 법을 설하십시오. 부처님의 권위가 세워지지 않았다면 저희들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법을 굴리십시오. 권위의 바퀴는 저희가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고 청했습니다. 그렇게 약속한 대로 3차 결집 후, 아소까 왕의 아들 마하마힌다Mahāmahinda 장로가 스리랑카로 전법을 떠날 때, 이제 수다원이 된 제석천왕은 마힌다 장로에게 와서 "스님, 부처님께서 나중에 마힌다라고 하는 장로가 스리랑카로 전법을 할 것이니, 그때 그대도 전법을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처님의 말씀대로 의무를 다하겠다고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전법하러 가실 시간입니다. 스리랑카로 가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앞서 아수라에 대해 설명할 때 도리천 천신에 포함되는 웨빠찟띠Vepacitti 아수라를 언급했습니다. 도리천 천신들의sura 적이기 때문에a 아수라asura라고 합니다. 지금의 마가Māgha 제석천왕과 함께 33명의 천신들이 도리천에 오기 전, 도리천은 이 아수라 천신들의 거주처였습니다. 그때 그들은 술 항아리들에 술을 담아 마시고 즐기며 취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마가청년을 선두로 33명의 젊은이들이 선업을 실천하고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아수라 천신들은 새로 온 그들에게 향기로운 술을 대접했습니다. 제석천왕은 훌륭한 천신이었기 때문에 뒤따르는 천신들에게 "진짜로는 마시지 마시오. 마시는 척만 하시오"라고 단속시켰습니다. 아수라 천신들은 황금잔에 진짜 술을 따라 마시고 취해 황금바닥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제석천왕 일행은 아수라들의 발을 잡아 끌어 시네루 산 아래로 던져버렸습니다. 제석천왕의 위력으로 아수라 모두가 시네루 산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아수라 천신들이 시네루 산 중턱 즈음에 이르렀을 때 술이 깨어 '우리는 술을sura 마시지 않았다a'라는 뜻으로 "A sura! A sura!"라고 외쳤습니다. 그때부터 그들을 아수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시네루 산 아래에 산을 받치는 세 개의 기둥이 있습니다. 시네루 산 아래에 도착한 아수라 천신들에게 그들의 과거 선업 공덕으로 그 기둥 사이에 도리천처럼 1만 요자나의 아수라 천상이 생겨났습니다. 그 아수라 천상에는 도리천 천상처럼 궁전, 정원, 연못, 누각 등이 모두 갖추어졌습니다. 아수라 천신들의 수명, 대중, 광명, 영화도 도리천 천신들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도리천에는 100요자나의 산호수가 있다면 아수라천에는 100요자나의 능소화 나무가 있다는 점만 다릅니다.
아수라천을 다스리는 왕은 웨빠찟띠 천왕, 라후 천왕, 마하라다 천왕으로 세 명입니다. 아수라천은 완전히 도리천과 같기 때문에 그곳을 도리천으로 착각하며 살다가 능소화나무가 필 때만 도리천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제석천왕에게 매우 화가 나서 도리천으로 전쟁을 벌이러 갑니다.
가끔씩 도리천 천신들이 이기면 아수라 천신들을 쫓아 아수라 천상까지 따라 내려왔다가 아수라들이 성문들을 닫으면 다시 돌아갑니다. 제석천왕은 아수라들이 도리천까지 올라오지 못하도록 도리천과 아수라천 사이에 다섯 단계의 방어막을 두고 있습니다. 먼저 아수라천 밖에 있는 8만4천 요자나 깊이의 작은 바다sīdā에 용들을 머물게 합니다. 그 용이 첫 번째 방어막입니다. 두 번째가 금시조, 세 번째가 꿈반다, 네 번째가 야차, 다섯 번째가 여러 대중을 거느린 사대천왕들입니다.
가끔씩은 아수라들이 다섯 방어막을 뚫고 시네루 산 정상에 올라옵니다. 그러면 사대천왕들이 그 사실을 제석천왕에게 보고하고, 제석천왕이 직접 나와 싸웁니다. 이기지 못하면 성문을 닫습니다. 그러면 아수라들은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돌아갑니다. 전쟁에서 대부분은 제석천왕이 이깁니다. 하지만 누가 이기든 성문을 뚫고 들어오지는 못하기 때문에 도리천과 아수라천은 '전쟁 없는 도시'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전쟁에서 부상당하거나 피를 흘리는 일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비유하자면 아이들이 모형을 가지고 서로 장난치며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가끔씩은 제석천왕은 성의 사대문에, 또는 성문 주위로 금강보저를 잡은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 둡니다. 그러면 제석천왕의 다섯 방어막을 뚫고 도리천까지 온 아수라들은 그 동상을 보고 "제석천왕이 나왔다"라고 하면서 도망간다고 합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285~292, 도서출판 불방일(2021)
728x90
'열반 > 아비담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3가지 공덕행의 토대(puñña-kiriya-vatthu)와 큰(mahā) 욕계 유익한 마음 8가지 (1) | 2023.12.21 |
---|---|
법문을 듣고 나서 하는 회향은 무엇을 회향하는 것일까? (1) | 2023.12.01 |
"생은 하나의 마음 순간 동안만 존재합니다. 우리의 삶이란 한 번에 하나의 대상만을 경험하는 한 순간의 마음일 뿐입니다." (2) | 2023.11.21 |
의도(cetanā)와 주의(mānasikara), 일으킨 생각(vitakka), 지속적 고찰(vicāra)는 어떻게 다를까? (1) (1) | 2023.11.16 |
바른 말과 행동, 본삼매를 가져오는 바른 사유(sammā-saṅkappa) (0) | 2023.1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