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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맛지마 니까야 4권 P.203-204 (M119)
(2) 네 가지 자세
5. "다시 비구들이여, 갈 때에는 '가고 있다'고 꿰뚫어 알고, 서 있을 때에는 '서 있다'고 꿰뚫어 알며, 앉아 있을 때에는 '앉아 있다'고 꿰뚫어 알고, 누워있을 때에는 '누워있다'고 꿰뚫어 안다. 또 그의 몸이 다른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든 그 자세대로 꿰뚫어 안다."
그가 이와 같이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물 때 마침내 저 세속에 얽힌¹⁶⁹⁾ 재빠르게 일어나는 생각들¹⁷⁰⁾이 사라진다. 그런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마음은 안으로 확립되고 고요해지고 하나에 고정되어 삼매에 든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와 같이 비구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¹⁷¹⁾을 닦는다."
¹⁶⁹⁾"세속에 얽힌(gehasitā)이란 다섯 가닥의 얽어매는 감각적 욕망에 의지한 것(pañca-kāma-guṇa-nissitā)을 말한다."(MA.iv.144)
¹⁷⁰⁾'재빠르게 일어나는 생각들'은 sara-sańkappā를 옮긴 것인데... 주석서에 의하면 sara는 빠르게 달린다(dhāvanti)는 뜻으로 빠르게 일어나는 생각들(dhāvana-sańkappā)을 말한다.(MA.iv.144)
"'생각들(sańkappā)'이라고 하셨다. 어떠한 것이든 그 모든 나쁜 생각(micchā-sańkappā)과 악의와 해코지하려는 생각 등도(byāpāda-vihiṃsā-sańka-ppādayo pi) 모두 감각적 욕망에 바탕을 둔 것(kāma-guṇa-sitā)이라고 알아야 한다."(MAṬ.ii.77)
¹⁷¹⁾"'몸에 대한 마음챙김(kāyagatā-sati)'은 몸을 파악하는(kāya-pariggāhika) 마음챙김이기도 하고 몸을 대상으로 하는(kāya-ārammaṇa) 마음챙김이기도 하다. 몸을 파악하는 마음챙김이라고 할 때에는 사마타(samatha)로 설명한 것이고, 몸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챙김이라고 할 때에는 위빳사나(vipassanā)로 말한 것이다. 둘 모두로 사마타와 위빳사나를 설했다."(MA.iv.144)
2. 맛지마 니까야 1권 P.336-337 (M10)
(2) 네 가지 자세
6. "다시³⁶⁸⁾ 비구들이여, 비구는 갈 때에는 '가고 있다'고 꿰뚫어 알고,³⁶⁹⁾ 서 있을 때에는 '서 있다'고 꿰뚫어 알며, 앉아 있을 때에는 '앉아 있다'고 꿰뚫어 알고, 누워있을 때에는 '누워있다'고 꿰뚫어 안다. 또 그의 몸이 다른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든 그 자세대로 꿰뚫어 안다."³⁷⁰⁾
7. "이와 같이 안으로³⁷¹⁾ [자기의]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 그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는다.³⁶⁷⁾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³⁶⁸⁾"이와 같이 들숨과 날숨을 통해 몸을 관찰하는 법을 설명하고 이제는 자세를 통해 몸을 관찰하는 법을 설명하기 위해 '다시'라고 말씀을 시작하셨다. 물론 개나 자칼도 갈 때 '가고 있다'라고 안다. 하지만 그런 앎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앎은 중생이라는 견해를 버리지 못하고, 자아라는 인식을 없애지 못하고, 명상주제를 닦거나 마음챙김의 확립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비구의 앎은 중생이라는 견해를 버리고 ... 마음챙김의 확립도 수행한다.
이 앎은 '누가 가는가? 누구의 감인가? 무엇으로 인해 가는가?'라는 등의 앎과 관련하여 말한 것이다. 서 있는 등에도 이 방법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누가 가는가?'라는 것은 중생이라거나 인간이라고 할 어떤 이가 가는 것이 아니다. '누구의 감인가?'라는 것은 중생이라거나 인간이라고 할 어떤 이의 감이 아니다. '무엇으로 인해 가는가?'라는 것은 마음의 작용에서 생긴 바람의 요소의 움직임으로 인해 간다. 그러므로 그는 이와 같이 꿰뚫어 안다. '가리라'고 마음이 일어나면 그것은 바람을 생기게 하고 바람은 암시(viññatti)를 생기게 하여 마음의 작용에서 생긴 바람의 요소의 움직임에 의해서 온몸이 앞으로 움직이면 그것을 '가는 것'이라고 부른다. 서 있는 등의 경우에도 이 방법이 적용된다."(MA.i.251)
암시(viññatti)에 대해서는 '아비담마 길라잡이' 553~554쪽을 참조할 것. (필자 주 -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50~53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³⁶⁹⁾ "'꿰뚫어 안다(pajānāti)'는 것은 통찰지(paññā)이다. 본성(sabhāva)을 있는 그대로 여러 측면에서 통찰한다(paṭivijjahatī)는 말이다."(MA.i.251)
³⁷⁰⁾"이것은 몸의 자세를 모두 포함하는 표현이다. 즉 어떤 형태로 몸이 머물더라도 그 형태대로 그것을 꿰뚫어 안다는 말이다. 가는 형태에 의해 '서 있다가 간다'라고 꿰뚫어 알고, 서고 앉고 눕는 형태에 의해 '서 있다가 눕는다'라고 꿰뚫어 안다."(MA.i.252)
³⁷¹⁾"'안으로'라는 것은 자기의 네 가지 자세를 파악함으로써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는 말이고, '밖으로'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네 가지 자세를 파악함으로써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는 말이고, '안팎으로'라는 것은 때로는 자기의, 때로는 다른 사람의 네 가지 자세를 파악함으로써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는 말이다."(MA.i.252)
³⁶⁷⁾"즉 세상에서 물질이나 느낌이나 인식이나 심리현상들이나 혹은 알음알이를 '이것은 나의 자아라거나 자아에 속하는 것이다.'라고 움켜쥐지 않는다는 말이다."(MA.i.250)
3.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P.50-53
9. 암시의 물질(viññatti-rūpa):
'암시'로 옮긴 viññatti는 vi+√ jñā(to know)의 사역형 동사 viññāpeti에서 파생된 여성명사이다. 문자적으로 '알게 하다'이며 '암시, 통지, 통보, 알게 함' 등의 뜻으로 쓰인다. 아비담마에서 '암시(viññatti)'는 '이것을 통해서 사람이 [몸과 말로] 그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의향 등을 전달하는 것'을 말하며... 영어 intimation을 참조해서 암시로 옮겼다... 암시에는 '몸의 암시'와 '말의 암시' 두 가지가 있다.
암시의 물질의 핵심을 말하면 '업을 짓는 데 개재된(필자 주 - 끼여든) 물질' 혹은 '업의 통로가 되는 물질'이다.²³⁾ 몸으로 짓는 업과 말로 짓는 업에는 반드시 업을 짓는 육체적인 문 혹은 통로(kamma-dvāra)가 있다. 몸으로 짓는 업은 몸의 동작을 통해서 업을 짓고 말로 짓는 업은 말을 함을 통해서 업을 짓는다. 예를 들면 살생을 할 때는 몸으로 살생하는 동작을 하고 도둑질을 할 때는 몸으로 훔치는 동작을 하며 음행을 할 때도 역시 그러하다. 거짓말을 할 때는 말로 거짓말을 하는 행위를 한다. 이처럼 업을 지을 때 반드시 수반되는 몸의 동작과 말의 행위를 각각 몸의 암시와 말의 암시라 한다.
²³⁾"몸의 움직임에 의해서 ... 말소리로 의도하고 알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 몸의 암시이다. ... 말의 암시이다."(DhsA.322, 324)
(1) 몸의 암시(kāya-viññatti):
[청정도론 XIV]: "61. 마음에서 생긴 바람의 요소가 앞으로 나아가는 등의 행동을 생기게 한다. 이 바람의 요소의 형태 변화(ākāra-vikāra)를 몸의 암시라 한다. 이것은 함께 생긴 물질인 몸을 뻣뻣하게 하고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는 조건이다. 이것의 역할은 의도하는 것을 넌지시 알리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는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것의 가까운 원인은 마음으로부터 생긴 바람의 요소이다.
이것은 몸의 움직임을 통하여 의도한 것을 알리는 원인이고 또 그 자체가 몸을 통하여, 즉 몸의 움직임을 통하여 알아져야 하기 때문에 몸의 암시라 한다. 이 몸의 암시는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움직인다. 또한 온도에서 생긴 물질 등도 이 마음에서 생긴 물질과 서로 연관되어 있는데 그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 등이 생긴다고 알아야 한다."
'담마상가니'의 주석서인 '앗타살리니'는 다음과 같이 몸의 암시를 설명하고 있다.
"'몸의 암시(kāya-viññatti)'라고 하였다. 몸으로 자신의 상태(bhāva)를 알리고자 하는 상대방들에게 몸으로 지어서 드러내는 것을 통해서 그런 상태를 알도록 하는 것을 '암시'라 한다. 이것은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할 수도 있고 인간들이 동물들에게도 할 수 있다. 혹은 스스로 몸으로 지어서 알도록 한다고 해서도 '암시'라 한다."(DhsA.322)
"알게 하는 것(viññāpana)만이 암시가 아니다. 알아져야 하는 것(viññeyya)도 역시 암시이다. 이것은 남들에게도, 즉 동물들에게조차도 분명하기 때문이다."(DhsA.84)
(2) 말의 암시(vacī-viññatti):
[청정도론 XIV]: "62. 마음에서 생긴 땅의 요소가 특정한 말을 하게 한다. 이 땅의 요소의 형태 변화를 말의 암시라 한다. 이것은 업에서 생긴 물질들(upādiṇṇa)과 서로 부딪치게 하는(ghaṭṭana) 조건(paccaya)이다²⁴⁾. 이것의 역할은 의도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말하는 소리를 내는 원인으로 나타난다. 가까운 원인은 마음에서 생긴 땅의 요소이다.
²⁴⁾즉 마음에서 생긴 땅의 요소(cittaja-paṭhavī)와 업에서 생긴 땅의 요소(kammaja-paṭhavī)가 부딪쳐서 소리가 생긴다는 말이다.
이것은 말하는 소리를 통하여 의도한 것을 알리는 원인이고 또 그 자체가 말을 통하여, 즉 말소리를 통하여 알 수 있기 때문에 말의 암시라 한다. 마치 물이 있음을 암시해 주는 숲 속에 높이 매달려 있는 소의 두개골 등을 보면 '아, 여기에 물이 있구나.'라고 알듯이 몸의 움직임을 보거나 말하는 소리를 듣고서 사람들은 몸의 암시와 말의 암시를 안다."
4.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P.29-30
1. 네 가지 근본물질(mahābhūtāni): 아비담마에서 물질은 모두 28가지이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분류되는데 '네 가지 근본물질'과 '파생된 물질'이다.
네 가지 근본 물질(cattāri mahābhūtāni)은 중국에서 사대로 한역하여 정착되었다. 근본물질로 옮긴 mahābhūta는 mahā(큰)+bhūta로 분석된다. 여기서 bhūta는 √bhū(to become)의 과거분사로서 '된 것, 생긴 것, 존재하는 것'이라는 기본 뜻에서 '존재하는 것 = 진실, 사실'의 의미로 쓰인다. 예를 들면 여실지견으로 옮기는 yathābhūtaṃ pajānāti로 많이 나타난다. 여기서처럼 '존재하는 것 = 근본이 되는 것 = 지 · 수 · 화 · 풍'을 나타내기도 한다...
근본이 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 마하부따는 요소로 옮기는 다뚜(dhātu)와 같이 쓰이기도 한다. 다시 말해 네 가지 근본물질이라 할 때는 mahābhūta로 주로 나타나지만 구체적으로 말할 때는 네 가지 요소(catasso dhātuyo)라는 말로도 자주 나타난다. 특히 각각의 요소를 나타낼 때는 대부분 다뚜(dhātu)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땅의 요소로 번역하는 지대는 paṭhavī-bhūta라는 말 대신 paṭhavī-dhātu로 언급이 되며 본서에서도 항상 이렇게 나타난다. 한편 '청정도론'에서는 mahābhūta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청정도론 XI]: "96. ... 이 요소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마하부따(근본물질)라 불린다. 즉 1️⃣ 거대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2️⃣ 큰 마술과 같기 때문에 3️⃣ 큰 것들에 의해서 지속되기 때문에 4️⃣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5️⃣ 크고 실재이기 때문에이다."
"103. 5️⃣ 크고 실재이기 때문에이다: 이들은 크다(maha). 큰 노력으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재(bhūta)이다.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크기 때문이고(mahattā) 실재이기 때문에(bhūtattā) 마하부따이다.
이와 같이 이 모든 요소들(dhātu)은 거대하게 나타남 등의 이유 때문에 마하부따(근본물질)이다."
5. 아비담마 길라잡이 2권 P.34-36
1. 근본물질(bhūta-rūpa): '근본물질'로 옮긴 bhūta-rūpa는 초기경을 비롯한 여러 경과 주석서들에서 위 §2에서 설명한 mahābhūta라는 용어로 나타난다.
네 가지 근본물질은 잘 알려진 것처럼 1️⃣ 땅의 요소(paṭhavī-dhātu) 2️⃣ 물의 요소(āpo-dhātu) 3️⃣ 불의 요소(tejo-dhātu) 4️⃣ 바람의 요소(vāyo-dhātu)이다. '요소'로 옮긴 dhātu는 √dhā(to put, to hold)에서 파생된 여성명사로 초기경에서 아주 많이 등장하는 중요한 용어이다. 주석가들은 "자신의 고유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요소라 한다."⁷⁾라고 이것을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땅의 요소는 대지가 그러하듯이 함께 존재하는 물질의 법들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땅의 요소 · 물의 요소 · 불의 요소 · 바람의 요소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인데 이들은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⁸⁾ 이들이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서 작은 것은 미진에서부터 큰 것으로는 큰 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
⁷⁾... 이 설명은 아비담마 문헌에서 법(dhamma)을 "자신의 고유성질을 가졌다고 해서 법들이라 한다..."라고 정의하는 것과 똑같은 표현이다...
⁸⁾현실적으로 모든 물질은 무리지어 깔라빠(kalāpa) 상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물질의 깔라빠들은 반드시 지 · 수 · 화 · 풍의 네 가지 근본물질과 형색(rupā), 냄새(gandha), 맛(rasa), 영양소(ojā)의 8가지 분리할 수 없는 최소의 구성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땅 · 물 · 불 · 바람이라 한다고 해서 이들을 우리 눈에 보이는 개념적인 땅 · 물 · 불 · 바람을 뜻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큰 잘못이다... '청정도론'에 나타나는 이들 네 가지 근본물질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청정도론 XI]: "39. ... '딱딱한 특징을 가진 것은 곧 땅의 요소이고, 점착의 특징을 가진 것은 물의 요소이고, 익히는 특징을 가진 것은 불의 요소이고, 팽창하는 특징을 가진 것은 바람의 요소이다.'라고 마음에 잡도리할 때에는 그에게 명상주제가 분명해진다."
"41. ... '이 몸에 있는 딱딱한 성질이나 거친 성질은 땅의 요소이고, 점착하는 성질이나 유동의 성질은 물의 요소이고, 익게 하는 성질이나 뜨거운 성질은 불의 요소이고, 팽창하는 성질이나 움직이는 성질은 바람의 요소이다.'라고 간략하게 요소를 파악하고는 계속해서 땅의 요소, 물의 요소라고 단지 사대로, 중생도 아니고 영혼도 아니라고 전향해야 하고 마음에 잡도리해야 하고 반조해야 한다."
"109. 조건에 따라: 땅의 요소는 물의 요소에 의해 결합되고, 불의 요소에 의해 보호되고, 바람의 요소에 의해 팽창된다. 그런 땅의 요소는 나머지 세 요소를 머물게 하는 장소가 됨으로써 그들에게 조건이 된다.
물의 요소는 땅의 요소를 의지하여 머물고, 불의 요소에 의해 보호되고, 바람의 요소에 의해 팽창된다. 그런 물의 요소는 나머지 세 요소를 점착함으로써 그들에게 조건이 된다.
불의 요소는 땅의 요소를 의지하여 머물고, 물의 요소에 의해 결합되고, 바람의 요소에 의해 팽창된다. 그런 불의 요소는 나머지 세 요소를 익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조건이 된다.
바람의 요소는 땅의 요소를 의지하여 머물고, 물의 요소에 의해 결합되고, 불의 요소에 의해 익는다. 그런 바람의 요소는 나머지 세 요소를 팽창함으로써 그들에게 조건이 된다.
이와 같이 조건에 따라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6.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10가지 추상물질'
추상물질 10가지는 구체물질이 일으키는 현상이라서 적절한 때에 식별한다. 추상물질을 식별하기 전에 먼저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관찰한다. 나는 우 실라 스님이 “사선정에서 나와 의문을 보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켰을 때 어떤 현상이 있는지 보라.”고 하여 그렇게 해봤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문을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해 물질이 생기는 것이었다. 하얀 연기처럼 깔라빠가 생겨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때 ‘마음으로 생긴 물질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다음에 우 실라 스님은 손을 움직이려고 할 때 어떤 현상이 있는지 보라고 했다. 그래서 지켜봤더니 손을 움직이려고 하는 마음에 의해 생긴 물질이 의문에서 손으로 이동하여 손에 닿자 손이 움직여졌다. 손을 움직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생긴 깔라빠의 바람의 밂이 중심이 되어 손을 움직이게 한다. 추상물질 가운데 몸 암시가 있다. 몸 암시는 몸의 움직임이다. 몸이 움직일 때 어떻게 해서 움직이는지를 보고 몸 암시가 물질 현상인 것을 알았다. 전에 아비담마를 배울 때 몸을 움직이는 몸 암시를 왜 물질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마음에서 만든 물질이 몸의 움직임을 만드니 물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비담마에서 지식으로 배운 것을 실제 수행을 통해 직접 보니 이해가 되었다. 아비담마에 나오는 것은 수행을 해서 경험한 것인데 수행 없이 이해하려니 이해가 어려웠던 것이다.
추상물질인 말 암시도 마찬가지다. 말을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마음에서 생긴 물질이 성대를 포함하여 온몸으로 퍼진다. 그렇게 마음에서 생긴 깔라빠의 땅 물질과 성대에 있는 업에서 만든 깔라빠의 땅 물질이 부딪쳐 소리가 난다. 그래서 말소리도 물질 현상이다. 수행으로 이를 경험할 수 있는데, 작은 소리로 천천히 하면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을 때 물질이 생성되고, 움직이려는 생각을 했을 때 물질이 나와서 이동하는 것을 본 이후로는 무슨 행동을 하든지 그때 물질이 나와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자연스레 현재에 집중이 되었고, 어떤 정신 작용에서도 물질이 생성되는 것이 보였다.
마음을 먹었을 때 몸이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경험은 이전에도 비슷하게 한 적이 있다. 2003년에 미얀마에서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수행을 할 때 나를 지도했던 우 자나카 스님이 “손을 움직이려는 생각을 해보라.”고 했을 때 손이 저절로 움직여 굉장히 신기했다. 그 경험으로 의도가 몸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절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저절로 몸이 움직여 절이 되고, 걸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저절로 몸이 움직여 걸음이 되었다. 최면에서 “당신의 손이 가벼워져 이제 손이 풍선처럼 뜰 것입니다.” 하면 손이 올라가는 것도 바로 이 원리에 따른 것임이 이해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의도가 있을 때 마음에서 만든 물질이 나와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몸과 마음 사이의 관계가 이전보다 더 명확해졌다.
7.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자아에서 벗어난다는 것'
물질 수행을 통해 몸은 궁극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확연히 안다. 그 전까지 봐왔던 손, 눈, 귀, 코, 발, 다리로 보지 않고 이제는 궁극 물질인 18가지 구체물질과 구체물질이 일으키는 현상으로 본다. 그것을 실제로 본다. 그 궁극 물질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본다. 이렇게 궁극 물질로 보면 우리의 몸이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궁극 물질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으로 보게 된다. 손이 그대로 계속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와 함께 손이라는 덩어리로 보지 않고 그 속에 든 물질로 본다.
그리고 물질들 각각의 기능도 안다. 움직이는 것은 물질 가운데 바람의 밂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자기의 생각으로 보는 것이 없어지고 실제 있는 그대로 본다. 그러면서 내 몸이라는 생각이 없어진다. 항상 궁극 물질이 있고 그것이 자체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물질 수행에 이어 정신 수행을 하여 정신의 실재를 보게 되면 몸과 마음에 대해 있는 그대로 알게 되고 그러면 ‘나’라는 생각이 떨어진다.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유신견’(有身見)이 사라진다.
유신견은 우리를 윤회에 묶어두는 10가지 족쇄 가운데 하나다. 10가지 족쇄를 풀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존재를 취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존재함으로써 겪는 갖가지 고통에서 벗어난다. 자기 마음대로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존재하며 고통받는 데서 벗어난다. 이것이 붓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지혜로워지면 이것을 알게 된다. 알게 되면 그에 맞게 산다. 이제 물질 수행을 끝내고 정신 수행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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