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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색계, 무색계 존재들에게는 왜 불만족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by Rihan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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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답은 필자가 아비담마 길라잡이에서 ‘느낌’의 마음부수를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을 향천선원 우 실라 사야도께 질문 드리고 답을 받은 것이다.

느낌은 다른 것과 같아지는 마음부수이며, 모든 마음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반드시들이다.

느낌은 ‘느껴진 것’의 특징을 가진다. 느낀다고 해서 느낌이라 부른다.

종류에 따라서는 세 가지이다.
유익한 것[선, kusala], 해로운 것[불선, akusala], 유익함과 해로움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무기, abyākata]이다.

고유성질의 분류에 따라서는 다섯 가지이다.
육체적 즐거움(sukha), 육체적 고통(dukkha), 정신적 즐거움(somanassa), 정신적 고통(불만족, domanassa), 평온(upekkhā)이다.

여기 불만족(domanassa)과 관련하여 청정도론과 빠라맛타만주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청정도론 XIV

128. …(전략)… 불만족(domanassa)은 싫어하는 대상을 경험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저런 싫어하는 측면을 향유하는 역할을 한다. 정신적인 고통으로 나타난다. 반드시 심장이 가까운 원인이다. ²²⁶⁾

226) “불만족은 오직 욕계 중생에게만 일어나므로 심장이 그것의 가까운 원인이라 했다.(Pm.ii.138)”


다만 226번 주해의 경우 선배 도반께 여쭤보니 Pm의 빠알리어 원문은 욕계 중생이 아닌 욕계로, 심장이 아니라 심장토대로 쓰여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될 테다.
“불만족은 오직 욕계에서만 일어나므로 심장토대가 그것의 가까운 원인이라 했다.”

필자가 궁금했던 부분은 ‘왜 불만족이 색계, 무색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가?’였다.

Q.

여기서 불만족이 오직 욕계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에 의문이 있습니다.

색계 선 각 경지에 해당하는 재생연결식과 바왕가의 마음을 지닌 색계 존재들 역시, 많지는 않겠지만 삶의 과정에서 해로운 업을 짓거나 과거에 지은 업의 과보를 받을 수 있으니 불만족의 느낌이 일어날 수 있지 않나요?

색계, 무색계에서는 정신적인 괴로움은 일어나지 않는 건가요? 색계나 무색계 존재도 얼핏 생각하면 삶의 과정에서 과보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왜 정신적인 괴로움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사야도의 답은 다음과 같다.

A.

욕계, 색계, 무색계 모든 존재에게 정신적 괴로움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색계, 무색계 존재에게는 성냄의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선정을 닦고 색계, 무색계에 태어난다.
이 존재들은 선정의 힘으로 재생연결식, 바왕가 마음도 계속해서 선정 마음이 과보로 나타나는 마음이 된다. 이 존재들은 삶에서도 선정을 닦고, 자비희사의 힘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성내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 욕계 존재들도 성내는 마음 없이 살고 싶으면, 깨달음을 얻지 못했더라도 현명한 주의력(=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함, yoniso manasikāra)으로 지내면 성내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특별하게 자비희사의 힘으로 수행하고 있으면 아무리 욕계 존재에게 과보로 나쁜 대상이 생겨도 현재의 현명한 주의력(=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함)으로 성내는 마음이 생기지 않고 절박한 마음만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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