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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아비담마

결합된 마음에서 항상 함께 일어나지는 않는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들’

by Rihan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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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4. 고정된 것과 고정되지 않은 것
Niyata-aniyata-bheda

‘고정된 것’으로 옮긴 niyata는…(중략)… ‘고정된, 고착된, 확실한, 확정된, 일정한, 불변하는’의 뜻을 나타낸다.
아비담마에서는 89/121가지 가운데서 어느 특정한 마음이 일어날 때 반드시 일어나는 마음부수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고정되지 않은 것’으로 옮긴 aniyata는 niyata에다 부정접두어 ‘a-‘를 첨가하여 만든 단어로
이들은 이들이 일어나는 영역 안의 마음에서 항상 함께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2가지 마음부수 가운데서 아래의 11가지는 고정되지 않은 것들이고
나머지 41가지는 고정된 것들이다.


우리는 여기서 11가지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들만 기억하면 된다.

§17. 분석

질투, 인색, 후회, 절제(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연민 등(함께 기뻐함)과 자만은 따로따로 가끔 [일어난다].
해태와 혼침도 그와 같지만 함께 [일어난다].

이미 설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고정되어 결합된다.
이제 그들의 조합을 적절하게 설하리라.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들은 아래 11가지이다.

- 자만
- 질투, 인색, 후회
- 해태, 혼침
-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 연민, 함께 기뻐함

그리고 아래 설명 중 주목해야 할 용어는 ‘함께’와 ‘따로따로’, ‘항상’과 ‘가끔’의 네 가지이다.

- 같이 일어나는 마음부수는 ‘함께’ 일어난다고 표현한다.
- 같이 일어날 수 없는 마음부수는 ‘따로따로’ 일어난다고 표현한다. 왜 같이 일어날 수 없는가? 각 마음부수의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 결합된 마음과 항상 같이 일어나는 마음부수는 ‘항상’ 일어난다고 표현한다.
- 결합된 마음과 항상 같이 일어나지는 않는 마음부수는 ‘가끔’ 일어난다고 표현한다.


1.

자만은 가끔(kadāci) 일어난다.


탐욕과 관계된 마음이 일어날 때, 탐욕과 사견은 고정된 것이다.
탐욕은 모든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에서 함께한다. 사견은 4가지 사견과 결합된 마음에서 항상 함께한다.

자만은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4가지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에서 '함께' 일어난다.
그러나 반드시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끔’ 일어나므로 고정되지 않은 것이다.


2.

질투와 인색과 후회는 따로따로(nānā) 가끔 일어난다.


질투, 인색, 후회와 같이 묶이는 ‘성냄’은 적의와 결합된 두 가지 마음에서 '항상', '함께' 일어난다.
그러나 질투, 인색, 후회는 일어날 때는 반드시 적의와 결합된 마음에서 일어나지만, 항상 일어나지는 않고 '가끔' 일어난다.

더하여 질투, 인색, 후회는 한 마음에서 한 찰나에 동시에 일어나지 못한다.
세 가지 마음부수의 대상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질투의 대상은 남의 성공이다.
인색의 대상은 나의 성공이다.
후회의 대상은 내가 전에 행했거나 행하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세 마음부수의 대상은 다르기 때문에 이 셋은 함께 일어날 수 없고 따로따로 일어난다.


3.

해태와 혼침은 함께(saha) 일어나고 가끔 일어난다.


나태함이 해태이고 무기력함이 혼침이다.
이 둘은 항상 '함께' 일어난다.

이 둘은 지둔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자극 받지 않고 스스로 일어난 동적이고 날카로운 해로운 마음과는 함께 일어날 수 없다.

아비담마에서는 자극이나 권유 없이 스스로 일어난 ‘자극받지 않은 마음‘이 강한 마음이고,
감수성이 둔하여 타인으로부터 ’자극받은 마음‘이 약한 마음이다.

그 결과 이 둘은 자극이 없는 마음보다 미약한 다섯 가지 자극이 있는 해로운 마음에서만 일어난다.
그러나 이 다섯 가지 결합된 마음에서도 이 두 마음부수는 항상 일어나지 않고 '가끔' 일어난다.


4.

3가지 절제(정어, 정업, 정명)는 세간적인 마음에서는 따로따로 가끔 일어나지만 출세간 마음에서는 항상 함께 일어난다.


3가지 절제가 세간적인 마음에서 따로따로 일어나는 이유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

그릇된 말(거짓말, 중상모략, 욕설, 잡담)의 절제,
그릇된 행위(살생, 도둑질, 삿된 음행)의 절제,
그릇된 생계(재가자의 경우 무기, 사람, 동물, 술, 독약 장사)의 절제로

대상이 각기 다르다.
이들 셋의 특징은 대상을 범하지 않거나 어기지 않는 것이다.

세 가지 절제는 세간적인 욕계 유익한 마음에서는 이렇게 '따로따로' 일어나고, 일어나더라도 항상 일어나지 않고 '가끔' 일어난다.
출세간의 마음에서는 '항상' 일어나고 세 가지가 '함께' 일어난다.


5.

연민과 함께 기뻐함은 따로따로 가끔 일어난다.


연민의 대상은 남의 고통이다. 함께 기뻐함의 대상은 남의 성공이다.
이처럼 연민의 대상과 함께 기뻐함의 대상은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은 함께 일어날 수 없고 따로따로 일어난다.

더하여 이 둘은 결합되어 일어나는 마음에서도 항상 일어나지 않고 가끔 일어난다고 한다.


6.

청정도론 XIV

133. … 연민, 함께 기뻐함,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virati), 말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 그릇된 생계의 절제
이 5가지는 고정되지 않은 것(aniyata)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가끔 일어나고, 또 일어나더라도 이들은 서로 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3가지 절제와 2가지 무량의 5가지는 함께 일어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154. …어떤 자는 자애와 평온은 고정되지 않은 것(aniyata)들에 포함된다고 한다.

그것은 동의할 수 없다.
뜻으로 볼 때 성냄 없음이 바로 자애이고, 중립이 바로 평온이다.



7.
이제 실제 마음, 마음부수의 결합 및 조합에 대한 자세한 도표를 통해 ‘고정되지 않은 것 11가지’를 알아보자.



7-1.
도표에 1️⃣~7️⃣으로 표시한 것은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 11가지를 번호매긴 것이다.
도표 속 해태와 혼침이 2개, 절제가 3개, 무량이 2개로 모두 11가지 마음부수이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도표에 표시된 마음에 속한 마음부수라고 할지라도 해당 마음이 일어날 때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마음부수이다.
따라서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이다.

더욱이 해태와 혼침은 ‘가끔’ 일어나더라도 일어날 땐 ‘함께’ 일어나는데,
나머지 9가지 고정되지 않은 것들은 ‘가끔’일어나는데 일어날 때도 대상이 다른 경우 ‘따로따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표 우측에 ‘합계’로 기재된 특정 마음에 결합된 마음부수 숫자는 해당 마음이 일어날 때 같이 일어나는 마음부수의 ‘최대치’이며,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가 일어나는 특정 마음은 결합되어 일어나는 마음부수의 숫자가 꼭 해당 도표의 합계 숫자만큼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


7-2.
그렇다면 실제 예시를 통해 도표의 ‘합계’ 숫자와 실제 일어나는 마음부수 숫자가 차이나는 경우를 알아보자.

2번 마음은 탐욕에 뿌리박은 ‘기쁨이 함께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받은 마음’이다.
이 마음이 일어날 때 마음부수는 최대 21가지 일어난다.

이 마음은 고정되지 않은 마음부수인 해태와 혼침이 결합되어 일어나는 마음이다.
해태와 혼침은 함께 일어나고 가끔 일어나는 마음부수이다.

따라서 이 마음은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가 최대 21가지, 해태와 혼침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19가지가 된다.


7-3.
31번과 32번 마음은 각각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와 결합된 자극 받지 않은 마음‘과 ’기쁨이 함께하고 지혜와 결합된 자극받은 마음‘이다.
이 두 마음은 결합되어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의 최대 합계가 38개라고 도표에 적혀있다.

앞서 본문 6번에서 이 다섯 가지 마음부수는 일어나더라도 서로 같이 일어날 수 없다고 설했다.
또한 이들은 모두 ’가끔‘ 일어나는 마음부수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이 두 가지 마음과 결합되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최소 33가지 마음부수만이 이 두 가지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
그러나 이 다섯 가지 마음부수가 일어나더라도 이들은 함께 일어날 수 없으므로 최대 1개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는 이 두 가지 마음에서 함께하는 마음부수의 개수는 최대 34개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 마음에서는 38개가 한 번에 일어날 수 없다. 38개는 일어날 수 있는 가짓수를 모두 적은 숫자이다.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1’ 2장,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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