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āhāra
7. 음식의 물질(āhāra-rūpa):
'음식'으로 옮기는 āhāra는 ā+√hṛ(to carry)에서 파생된 명사로 문자적으로는 '가져온 것'을 뜻한다. 경에서는 4가지 음식을 설하는데 그것은 ① 덩어리진 [먹는] 음식(kabaḷīkāra-āhāra, 혹은 kabaliṁkāro-āhāra) ② 감각접촉의 음식(phassa-āhāra), ③ 마노의 의도의 음식(mano-sañcetanā-āhāra), ④ 알음알이의 음식(viññāṇa-āhāra)이다.(제7장 §21과 해설 참조)
여기서 kabaḷīkāra는 작은 덩어리를 뜻하는 kabala/kabaḷa에다 '-ika' 어미를 붙여 만든 형용사 혹은 명사로서 '덩어리로 된 것'을 뜻한다. 그래서 kabaḷīkāra-āhāra는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 되고... 이런 물질로 된 음식(āhāra)을 아비담마에서는 '영양소(ojā)'라 부르며 이 둘은 동의어로 취급한다. 본문에서도 때에 따라서는 음식(āhāra)이라는 단어 대신에 영양소(ojā)라는 단어가 많이 나타난다.
[청정도론 XIV]: "70. 덩어리진 [먹는] 음식(kabaḷīkāra-āhāra)의 특징은 영양소(ojā)이다. 그것의 역할은 물질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āharaṇa)이다. 물질을 지탱함(upatthambhana)으로써 나타난다. 가까운 원인은 덩이를 만들어 먹어야 할 음식이다. 먹는 음식은 영양소의 다른 이름인데 이것으로 중생들은 자신을 유지시킨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47, 초기불전연구원(2020)
ā+√hṛ(to carry)는 '가져온 것, 취한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접두사 ā-는 동작을 주체 쪽으로 되돌린다. ā-harati = '이쪽으로 가져오다, 안으로 들이다' → '섭취하다'. 여기서 āhāra '섭취 → 음식'이 나온다.
- 자기 쪽으로 가져와 취한다.
→ 몸 안으로 섭취한다.
→ 생명을 유지하도록 공급한다.
→ 생명을 유지시키는 자양
'네 가지 āhāra'에서의 āhāra는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용어보다 '자양·유지조건'이라는 기술어가 더 직관적이다. 위숫디 막가는 이를 "āharatī ti āhāro", 즉 “가져오므로/공급하므로 āhāra”라고 풀이한다.
- 음식의 물질은 영양소를 여덟째로 하는 물질을 자양하고,
- 접촉은 세 가지 느낌을 자양하며,
- 의도는 세 존재 영역에서의 재생을 자양하고,
- 알음알이는 재생연결 순간의 정신·물질을 자양한다.
그러므로 āhāra의 문맥 내 핵심 이미지는 '생명과 존재의 흐름을 지탱하고 다음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여기서 왜 네 가지 음식은 굳이 '음식āhāra'이라고 불릴까? Āharatī ti āhāro, 즉 아하라는 [자기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āhāra라고 말한다. 따라서 āhāra는 조건paccaya과 동일시되는 용어다. 조건은 자기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āhāra와 동일하다. '[자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āhāra라고 불리기 때문에 자기 결과를 가져오는 감각접촉·의도·알음알이도 영양소와 같이 āhāra라는 같은 이름을 받을 수 있다. 영양소는 영양소를 여덟 번째로 하는 물질ojaṭṭhamaka-rūpa을, 감각접촉은 세 가지 느낌을, 마노의 의도는 세 가지 존재bhava를, 알음알이는 재생연결의 정신·물질을 가져온다.
그러면 네 가지 음식에서 첫 번째는 왜 kabaḷīkāra 라고 언급될까? 나머지 셋이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āhāra는 조건 일반을 가리키는 용어다. 따라서 넷 중 물질인 첫째를 한정할 수식어가 필요하다. '[먹는]'의 각괄호는 역자가 보충한 표현이고 빠알리에는 없으니 제외하고, Kabaḷīkāra는 '한 입 덩이로 만들어진'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손으로 밥을 뭉쳐 먹던 인도 식습관이 그 배경이라 한다.
- kabala/kabaḷa: 한입거리, 한 덩이, 한입 분량
- kāra: 만듦, 만드는 것 - √kṛ(하다·만들다)에서 파생
→ 한입거리로 만듦, 한 덩이로 만듦
역자들은 "kabala/kabaḷa에다 '-ika' 어미를 붙여 만든 형용사 혹은 명사로서 '덩어리로 된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는데, 필자는 엄밀히 분절하면 대략 kabaḷī-kāra이지 kabaḷ-īkāra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 즉 '-ika'라는 형용사 어미가 핵심인 것이 아니라, 'kāra'라는 ‘만듦’의 의미가 핵심이다. 따라서 kabaḷīkāra-āhāra는 문자 그대로라면 '덩어리진 음식'이라기보다 '한입거리로 만들어진 음식' 정도로 번역된다. 덩어리진 음식이라고 하면 고체 음식만을 뜻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밥·생선·고기뿐 아니라 우유, 요구르트, 버터기름, 버터, 기름, 꿀, 당밀 등 '먹는 것, 마시는 것, 씹는 것, 맛보는 것' 총체를 말한다.
다만 여기서 '음식'이 일상에서, 숫따에서, 아비담마에서 섞어서 쓰이는 용어이기 때문에 āhāra가 어느 문맥과 층위에서 사용되는지는 구분이 필요하다.
- 일상에서 āhāra: 여러 물질의 복합체(밥, 우유 등 먹을거리)
- 아비담마에서 āhāra: 궁극적 물질 1가지(ojā = āhāra-rūpa = kabaḷīkāra-āhāra)
- 경전에서 네 가지 āhāra: 존재의 연속을 지탱하는 네 종류의 자양·조건 → 각각 ojā, phassa, cetanā, viññāṇa의 4가지 구경법
이런 의미에서 āhāra-rūpa는 먹을거리 안에서 자양의 기능을 하는 궁극적 물질 ojā이기 때문에 "영양 기능을 하는 물질현상”, “자양이라는 색법”에 가깝다. kabaḷīkāra-āhāra라는 술어 역시 28색법 목록에서는 ojā와 같은 빠라맛타의 이름이다. 한 입 덩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kabaliṅkāra라 하며, 이렇게 구체적 대상에서 이름을 얻지만 특징으로는 ojā를 특징으로 한다고 알아야 한다. 물론 경장에서 kabaḷīkāra-āhāra가 쓰인다면 관습적 음식을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빵이나 사과를 궁극적 물질rūpa 단위로 쪼개보면, 그 안에 여러 물질 깔라빠가 있는데, 우리 몸을 유지시켜 주는 핵심 성분은 그 깔라빠 안에 들어있는 영양소ojā라는 궁극적 물질이다. 아비담마에서 āhāra-rūpa가 가리키는 것은 먹는 음식 덩어리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영양소ojā이다. 이 차원에서 두 낱말은 같은 것을 가리킨다. ojā는 모든 물질 무리에 들어 있는 여덟 가지 분리불가 물질의 하나로, 몸 안이든 밖이든 모든 물질에 존재한다. 업·마음·온도·음식 어디에서 생긴 물질이든 ojā를 포함한다.
참고로 네 가지 아하라에서 오온 중 인식saññā은 왜 언급되지 않을까? 필자는 산냐가 존재를 발생시키고 유지시키는 자양분의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āhāra로 분류 및 언급되지 않는 것이라고 추론한다. 아하라는 존재, 즉 윤회를 지속시키는 연료다. 산냐는 대상의 표상을 짓고 기억하는 작용일 뿐 무엇을 가져오거나 유지시키는 조건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다. Āhāra 네 가지는 윤회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강력한 연료들만을 추리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보조적이고 수동적인 기능인 산냐는 이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산냐는 네 번째 āhāra인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생기는 정신·물질 중 정신nāma에 속하여 영양을 공급받는 쪽에 속한다.
2. cattāro āhārā
여기서 '음식(āhāra)'이라는 단어는 '강하게 지탱하는 상태로 떠받쳐 준다(āhārati)'는 문자적인 의미 그대로이다...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육체적인 몸을 지탱해주고 감각접촉은 느낌(vedanā)을 지탱해준다. 마노의 의도(mano-sañcetana)는 삼계에 태어나는 것을 지탱해주는데 의도는 업이며 업은 재생을 일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알음알이는 정신 · 물질(nāma-rūpa)의 합성체를 지탱해준다. 아비담마의 방법에 의하면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이 몸에서 네 가지 요인으로 생기는 물질적인 현상을, 나머지 셋은 그 각각과 함께 일어나는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현상을 지탱해준다. 여기서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물질이므로 무기이고 나머지 세 가지 정신적인 음식은 선 · 불선 · 무기 셋에 다 해당된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127, 초기불전연구원(2020)
10. "도반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음식²⁹⁸⁾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일어남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소멸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 때, 그는 바른 견해를 가지고 견해가 올곧으며, 법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지니고, 정법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²⁹⁸⁾ "여기서 '음식(자양분, āhāra)'은 조건(paccaya)을 말한다. 왜냐하면 조건은 자기의 결과(phala)를 가져오기(āhārati) 때문에 음식(āhāra)이라 불리기 때문이다."(MA.i.207)
한편 본서 전체에서 '음식'으로 옮기고 있는 원어는 āhāra인데 이것은 '음식'으로도 옮기고 문맥에 따라서 자양분으로도 옮긴다.
11. "도반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음식이고, 무엇이 음식의 일어남이고, 무엇이 음식의 소멸이고, 무엇이 음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입니까?
도반들이여, 네 가지 음식²⁹⁹⁾이 있으니,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중생들을 부양하고 존재하게 될 중생들을 도와줍니다. 무엇이 넷입니까?
²⁹⁹⁾ ..."첫 번째인 '덩어리진 [먹는] 음식(kavaḷiṅkāra-āhāra)은 덩어리를 만들어 삼키는 음식이다. 쌀 등의 재료로 만든 음식을 두고 한 말이다. 거칠거나 부드러운 것이란 재료가 거친 것과 부드러운 것에 따라 그렇게 말한 것이지, 본성으로 보면 오직 부드러운 물질에 포함되기 때문에 덩어리로 된 음식은 부드러운 것이다.
두 번째로 '감각접촉의 음식(phassa-āhāra)'은 눈의 감각접촉 등 여섯 가지 감각접촉이 이 두 번째 음식에 포함된다. 세 번째인 '마음의 의도의 음식(mano-sañcetana-āhāra)'은 오직 의도(cetanā)의 음식을 말한 것이다. 네 번째인 '알음알이의 음식(viññāṇa-āhāra)'이란 일반적인 마음(citta)을 말한다.
그러면 어떤 음식이 어떤 것을 가져오는가?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영양소가 여덟 번째인 물질, 즉 여덟 가지 분리할 수 없는 물질을 가져온다. 이것은 입에 넣는 순간에 여덟 가지 물질을 생기게 하고, 이로 씹어서 삼킬 때에는 각각의 덩어리가 각각 여덟 가지 물질을 생기게 한다.
감각접촉의 음식은 세 가지 느낌을 가져온다. 이것은 즐거운 느낌을 가져올 감각접촉이 일어나면 즐거운 느낌을 가져오고, 괴로운 느낌을 가져올 감각접촉이 일어나면 괴로운 느낌을 가져오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가져올 감각접촉이 일어나면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가져온다. 이와 같이 모든 곳에서 감각접촉의 음식은 세 가지 느낌을 가져온다.
마음의 의도의 음식은 세 가지 존재를 가져온다. 이것은 욕계로 나아갈 업은 욕계 존재를 가져오고, 색계 · 무색계로 나아갈 업은 각각 그 존재를 가져온다. 이와 같이 모든 곳에서 의도의 음식은 세 가지 존재를 가져온다.
알음알이의 음식은 재생연결의 정신 · 물질을 가져온다. 이것은 재생연결의 순간에 그와 함께한 세 가지 무더기와, 세 가지 상속(ti-santati)에 의한 30가지 물질이 함께 생긴 조건으로 일어나는데, 그들을 가져온다."(MA.i.208~209)
여기서 세 가지 상속(ti-santati)이란 재생연결식이 일어나고 머물고 사라지는 세 아찰나(sub-moment)를 말하고, 서른 가지 물질이란 그 재생연결의 순간에 태생(胎生)에게 생기는 세 가지 십원소, 즉 토대의 십원소(vatthu-dasaka), 몸의 십원소(kāya-dasaka), 성의 십원소(bhāva-dasaka)인 서른 가지 물질을 말한다...
거칠거나 미세한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 [첫 번째요], 감각접촉이 두 번째요, 마음의 의도가 세 번째요, 알음알이가 네 번째입니다. 갈애가 일어나면 음식이 일어납니다.³⁰⁰⁾ 갈애가 소멸하면 음식이 소멸합니다.³⁰¹⁾ 이 성스러운 팔정도가 음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니, 즉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마음챙김, 바른 삼매입니다."
³⁰⁰⁾ "'갈애가 일어나면 음식이 일어난다(taṇhā-samudayā āhārasamudayo).' 즉 이전의 갈애가 일어나므로 재생연결의 음식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어떻게 이것이 일어나는가? 재생연결의 순간에 세 가지 상속(ti-santati)에서 일어난 동일한 30가지 물질 가운데 생긴 영양소(ojā)가 있다. 이 영양소는 갈애를 조건으로 생긴 취착된 덩어리 음식이다. 그러나 재생연결식과 함께한 감각접촉과 의도와 알음알이의 이 셋은 갈애를 조건으로 생긴 취착된(upādinnaka) 감각접촉의 음식, 의도의 음식, 알음알이의 음식이다. 이와 같이 이전의 갈애가 일어나므로 재생연결의 음식이 일어난다고 알아야 한다."(MA.i.214)
여기서 '취착된(upādinnaka)'이란 '업에서 생긴'이란 뜻이다...
³⁰¹⁾ "'갈애가 소멸하면 음식이 소멸한다.(taṇhā-nirodhā āhāranirodho).' 이것은 취착된 음식과 취착되지 않은 음식의 조건이 되는 갈애가 소멸하므로 음식도 소멸한다는 말이다."(MA.i.214)
12. "도반들이여, 이와 같이 성스러운 제자가 음식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일어남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소멸을 꿰뚫어 알고, 음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 때, 그는 욕망의 잠재성향을 완전히 버리고, 적대감의 잠재 성향을 제거하고, '내가 있다.'는 삿된 견해와 비슷한 자만의 잠재 성향을 뿌리 뽑고, 무명을 버리고 명지를 일으켜서 지금 · 여기에서 괴로움을 끝냅니다. 이렇게 하면 성스러운 제자가 바른 견해를 가지고, 견해가 올곧으며, 법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지니고, 정법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 대림스님 옮김, 『맛지마 니까야』 제1권 pp.294~296, 초기불전연구원(2020)
음식 경(S12:11)
Āhāra-sutta
3. "비구들이여, 이미 존재하는 중생들을 유지하게 하고 생겨나려는 중생들을 도와주는 네 가지 음식⁷⁶⁾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⁷⁶⁾ "여기서 '음식(āhāra)'이란 조건(paccaya)들이다. 조건들은 자신의 결실(phala)을 가져오기(āhārati) 때문이다. 그래서 조건들을 음식이라고 하는 것이다."(SA.ii.22)
거칠거나 미세한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 [첫 번째요], 감각접촉이 두 번째요, 마음의 의도가 세 번째요, 알음알이가 네 번째이다...
비구들이여, 이미 존재하는 중생들을 유지하게 하고 생겨나려는 중생들을 도와주는 이러한 네 가지 음식이 있다."⁷⁸⁾
⁷⁸⁾ "그런데 만일 조건이라는 뜻(paccay-aṭṭha)에서 음식이라고 한다면, 왜 중생들에게는 다른 조건들도 많은데 유독 이들 넷만을 음식이라고 적용시키고 있는가? 이들은 중생들의 내적인 존재지속(ajjhattika-santati)을 [유지하는데] 특별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즉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덩어리진 음식을 먹는 중생들의 육체적인 몸(rūpa-kāya)에 대해서 특별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몸(nāma-kāya)에 대해서 '감각접촉(phassa)'은 느낌(vedanā)의 [특별한 조건이요], '마음의 의도(mano-sañcetanā)'는 알음알이에게 [특별한 조건이요], '알음알이(viññāṇa)'는 정신 · 물질(nāma-rūpa)에게 [특별한 조건이기] 때문이다."(SA.ii.25)
계속해서 주석서는 이러한 네 가지 음식이 어떻게 조건이 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덩어리진 음식은 입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영양소를 여덟 번째로 하는 물질들을 생기게 한다. 감각접촉의 음식은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세 가지 느낌들을 생기게 한다. 마음의 의도라는 음식은 업(kamma)을 통해서 욕계 · 색계 · 무색계의 삼계의 존재를 생기게 한다. 알음알이의 음식은 재생연결에 관계된 정신 · 물질을 생기게 한다.(SA.ii.25~26)
4. "비구들이여, 그러면 이러한 네 가지 음식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네 가지 음식은 갈애가 그 근원이며 갈애로부터 일어나고 갈애로부터 생기며 갈애로부터 발생한다."⁸⁰⁾
⁸⁰⁾ "여기서 '네 가지 음식은 갈애가 그 근원이다(cattāro āhārā taṇhānidānā).'라고 하신 것은, 재생연결이 일어날 때부터 시작해서 자기 존재(atta-bhāva = 몸)라 불리는 음식들은 이전의 갈애(purima-taṇhā, 즉 재생을 있게 한 이전 생의 갈애)가 그 근원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어떻게? 재생연결의 순간에 중생들에게는 중생이라는 존재지속(santati)을 통해서 생겨난 [몸이라는] 물질들 안(uppanna-rūpabbhantara)에 영양소(ojā)가 생겨난다. 이것이 갈애를 근원으로 한(taṇhā-nidāna) 업에서 생긴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다. 그러면 이러한 재생연결식과 함께하여 일어난 감각접촉과 마음의 의도와 그리고 그 마음 자체를 뜻하는 알음알이가 각각 갈애를 근원으로 하여 일어난 업에서 생긴 '감각접촉'과 '마음의 의도'와 '알음알이'라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재생연결의 순간에 음식은 전생의 갈애를 근원으로 하여(purima-taṇhā-nidānā) 생긴다. 이러한 재생연결의 순간에서와 같이 그다음의 최초의 바왕가의 마음의 순간(paṭhama-bhavaṅga-citta-kkhaṇa) 등의 경우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SA.ii.28)
네 가지 음식의 조건 짓는 역할에 대해서는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8장 §23 음식의 조건을 참조할 것.
5. "비구들이여, 그러면 갈애는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갈애는 느낌이 그 근원이며, 느낌으로부터 일어나고, 느낌으로부터 생기며 느낌으로부터 발생한다."
6. "비구들이여, 그러면 느낌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느낌은 감각접촉이 그 근원이며... 감각접촉으로부터 발생한다."
7. "비구들이여, 그러면 감각접촉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여섯 감각접촉은 여섯 감각장소가 그 근원이며... 여섯 감각장소로부터 발생한다."
8. "...여섯 감각장소는 정신 · 물질이 그 근원이며... 정신 · 물질은 알음알이가 그 근원이며... 알음알이는 의도적 행위들이 그 근원이며... 의도적 행위들은 무명이 그 근원이며... 무명으로부터 발생한다."⁸¹⁾
⁸¹⁾ "여기서 음식과 갈애 사이에(antara) 하나의 연결(sandhi)이 있고, 갈애와 느낌 사이에 하나의 연결이 있으며, 알음알이와 의도적 행위 사이에도 하나의 연결이 있다. 이와 같이 세 개의 연결과 네 개의 집합을 가진 윤회(vaṭṭa)를 가르치셨다."(SA.ii.29)
"처음에는 과와 인의 연결(hetu-phala-sandhi), 가운데는 인과 과의 연결, 마지막에는 과와 인의 연결이 되어서 세 개의 연결과 네 개의 집합(saṅkhepa)이 되는 것이다."(SAṬ.ii.28)
12.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 · 죽음과 근심 · 탄식 · 육체적 고통 · 정신적 고통 · 절망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한다."
13.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고, ... ,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 · 죽음과 근심 · 탄식 · 육체적 고통 · 정신적 고통 · 절망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한다.⁸³⁾
⁸³⁾ 본경은 특이하게도 음식에서부터 출발해서 역으로 갈애-느낌-... 으로 그 조건발생(연기)을 구명해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무명에 도달한다. 그런 뒤에 다시 무명에서부터 생-노사까지의 12지 연기로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여 경을 마무리 짓고 있다.
- 각묵스님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2권 pp.123~128, 초기불전연구원(2021)
앞서 살펴봤듯이 경전의 일반적인 표현에서는 kabaḷīkāra-āhāra가 말 그대로 덩어리를 만들어 씹거나 삼켜 먹는 물질적 음식을 가리킨다. 용어 자체가 지칭하는 것이 밥·죽·음료 같은 실제 음식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아비담마적으로 분석할 때에는 자양의 기능을 하는 궁극법인 영양소(ojā / āhāra-rūpa)를 가리키는 명칭이 된다.
물질은 의도가 없어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니므로 오직 무기(abyākata, 선·불선이 없는 상태)에만 해당된다. 나머지 세 가지 아하라는 마음 그 자체이거나 모든 마음에 반드시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라는 정신nāma이므로 화를 내거나 탐욕을 부리면 akusala가 되고, 보시를 하거나 계율을 지키면 kusala가 되고, 단지 대상을 보는 등 과보의 마음이거나 아라한이 행동할 때는 abyākata가 된다. 따라서 세 가지 정신적인 음식은 우리의 마음 상태에 따라 선 · 불선 · 무기 셋에 다 해당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용문의 주석에는 한입거리로 만든 음식kabaḷīkāra-āhāra에 대해서 "본성으로 보면 오직 부드러운 물질에 포함되기 때문에 덩어리로 된 음식은 부드러운 것"이라고 말하는데, 필자는 여기서 '부드러운 물질'이라고 번역한 것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Sukhuma를 '부드러운'으로 옮기면 감촉 성질과 혼동될 수 있으며, 아비담마에서 sukhuma은 촉감의 부드러움이 아니라 28가지 물질을 거친 12가지와 미세한 16가지로 나누는 분류상의 '미세함'이라는 용어로 잘 알려져 있다. Sukhuma-rūpa는 촉감이 말랑하거나 부드럽다는 뜻이 아니라, 오감의 알음알이를 직접 일으키는 대상·토대가 아닌 미세한 물질이라는 아비담마의 기술적 분류이다. 따라서 해당 문장은 정확히 말하면 “본성상 오직 미세한 물질에 포함되기 때문에, 덩어리 음식의 영양소는 미세한 물질”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빠사다 다섯과 고짜라 넷, 여기에 감촉에 해당하는 삼대의 셋을 더한 12가지를 흔히 부딪히기 때문에 거친 물질이라 말하고 나머지 16가지를 미세한/부드러운 물질이라고 말한다. Ojā는 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석은 한입거리로 만든 음식은 미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관습적인 음식이 겉보기에 거칠거나 부드러운 것과는 다른 층위의 '궁극적인 층위'에서의 분류를 말한 것이다. 음식 재료가 거친 음식이라도 아비담마 분류로는 미세한 궁극적 물질이다. 아비담마에서 미세하다는 말은 크기가 작다는 뜻도, 물리적으로 부드럽다는 뜻도 아니다.
주석에서는 한입거리로 만든 음식은 입에 넣는 순간에 여덟 가지 물질을 생기게 하고, 이로 씹어서 삼킬 때에는 각각의 덩어리가 각각 여덟 가지 물질을 생기게 한다고 말한다. 이 메커니즘을 풀어서 써본다면
- 먼저 음식 자체도 8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ojā가 들어있다.
- 음식을 먹으면 몸 안의 소화의 불pācaka-tejo과 만나 여러 세대의 음식에서 생긴 물질āhāraja-rūpa을 만들어낸다.
- 새로운 음식에서 생긴 물질에는 발생 원인janaka이 되고, 기존 업생 물질에는 유지·지탱 원인upatthambhaka이 된다.
즉, 씹어서 삼킬 때마다 음식의 영양소가 조건이 되어 우리 몸을 유지시키는 8가지로 구성된 미세한 물질 덩어리(깔라빠)들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내어 몸을 부양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주석에서는 알음알이의 음식이 재생연결의 순간에 그와 함께한 세 가지 무더기와 세 가지 상속에 의한 30가지 물질이 함께 생긴 조건으로 일어난다고 하는데, 여기서 3가지 무더기는 오온 중 재생연결식과 함께 일어나는 느낌, 인식, 형성들(상카라) 무더기를 말한다. 알음알이의 무더기는 바로 음식 역할을 하는 재생연결식 자신이므로 '그와 함께한 세 가지 무더기'는 나머지 정신 무더기 셋이고, 30가지 물질과 합해 재생연결 순간에 다섯 무더기가 완비되는 구도이다. 30가지 물질이란 태생(胎生)에게 재생연결의 순간(e.g. 수정란의 상태)에는 눈·귀·코·혀와 같은 감각기관이란 없으므로, 생명이 시작되는 첫 순간에는 업kamma에 의해 몸과 성과 심장토대의 십원소가 각각 알음알이와 함께 업을 조건으로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서로 다른 물질 종류가 30개라는 뜻은 아니고, 공통 여덟 물질과 생명기능이 세 깔라빠에 반복되므로 한 개인에게 실제로 등장하는 서로 다른 물질 종류는 다음 12가지와 같다.
- 공통 여덟 물질
- 물질의 생명기능
- 심장토대
- 몸의 감성
- 여성 또는 남성의 물질
즉 30개의 물질 발생이지만 나열하자면 12종의 물질법이다.
참고로 여기서 역자의 ti-santati 각주는 필자가 보기에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역자는 세 가지 상속을 세 아찰나를 말하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확인되는 『청정도론』 20장 구절을 보면 "tisantativasena vatthu-kāya-bhāva-dasaka-saṅkhātāni tiṃsa rūpāni", 즉 ti-santati는
- 토대 물질의 상속
- 몸 물질의 상속
- 성 물질의 상속
이라는 세 물질 흐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연결식의 생겨나는 아찰나에도 이 30가지가 생기고, 머무는 아찰나에도 동일하게 생기며, 사라지는 아찰나에도 동일하게 생긴다. 이렇게 볼 때 ti-santati는 토대·몸·성이라는 세 물질 상속이고, 3가지 십원소는 한 번에 30가지 물질이 발생하며, 생·주·멸 세 아찰나는 각각 새로운 업생 물질 묶음이 계속 발생하는 세 시간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재생연결식과 정확히 동시 발생한 30가지는 그 마음의 생겨나는 아찰나에 함께 생긴 최초의 세 십원소를 가리킨다.
3. āhāra-paccaya
§23. 음식이라는 조건
'음식이라는 조건'은 두 가지이다. (1)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이 몸에게 (2) 정신적인 음식은 함께 생긴 정신 · 물질에게 '음식이라는 조건'이 된다.
1. 음식이라는 조건(āhāra-paccaya):
이것은 조건 짓는 법이 조건 따라 생긴 법이 존재할 수 있도록 유지하고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조건이다... 음식의 본질적인 역할은 떠받치거나 증강하는 것(upatthambhana)이다.
음식이라는 조건은 물질적인 음식이라는 조건(rūpa-āhāra-paccaya)과 정신적인 음식이라는 조건(nāma-āhāra-paccaya)의 두 가지이다.
(1) 물질적인 음식이라는 조건은 덩어리진 [먹는] 음식에 있는 영양소가 이 육신에게 조건 짓는 법이 된다. 음식을 섭취하면 그것의 영양소는 새로운 물질에서 생긴 영양소를 만든다. 그것은 네 가지 요인에서 생긴 물질의 무리(깔라빠)들을 증강시키고 그들이 강하고 신선하여 흐름을 통해서 계속해서 일어나도록 한다. 네 가지 요인에서 생긴 깔라빠들의 안에 있는 영양소도 자신의 깔라빠와 함께 존재하는 물질들과 몸 안에 있는 다른 깔라빠들에 존재하는 안에 있는 물질들을 증강시키는 조건으로 이바지한다.
이것은 다음의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는 ⓐ 조건 짓는 법이 되고 음식에서 생긴 물질은 ⓑ 조건 따라 생긴 법이 된다. ② 네 가지 요인에서 생긴 깔라빠에 포함되어 있는 영양소는 ⓐ 조건 짓는 법이 되고 같은 깔라빠에 있는 영양소를 제외한 물질들과 몸 안에 있는 다른 깔라빠들에 존재하는 안에 있는 물질은 ⓑ 조건 따라 생긴 법이 된다.
(2) 정신적인 음식이라는 조건은 감각접촉의 음식(phassa-āhāra)과 마노의 의도의 음식(mano-sañcetanā-āhāra)과 알음알이의 음식(viññāṇa-āhāra)의 세 가지이다. 이들은 함께 생긴 정신과 물질에게 조건이 된다. 즉 이 경우에는 감각접촉과 마노의 의도와 마음은 ⓐ 조건 짓는 법이 되고 89가지 마음과 52가지 마음부수와 이 세 가지 정신적인 음식들과 함께 생긴 물질들이 ⓑ 조건 따라 생긴 법이 된다.
[청정도론 XVII]: "90. ...물질과 정신에게 지지하는(upatthambhaka) 성질로 도와주는 네 가지 음식이 음식이라는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이 몸에게 음식이라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정신적인 음식은 결합된 법들과 그와 함께 생긴 물질들에게 음식이라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ii.5) 『빳타나』의 질문 부분(Pañhā-vāra)에서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음식은 재생연결의 찰나에 그와 결합된 무더기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음식이라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iii.106)라고도 설하셨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242~243, 초기불전연구원(2020)
정신적인 음식 세 가지가 음식조건으로 직접 관계하는 물질은 크게 다음 두 경우다.
- 살아가는 동안Pavatti: 마음에서 생긴 물질Cittaja-rūpa
- 태어나는 찰나Paṭisandhi: (과거의) 업에서 생긴 물질Kammaja-rūpa
(온도에서 생긴 물질과 음식에서 생긴 물질은 애초에 제외된다. 마음과 함께 생기지도 않고 마음이 낳지도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의 발생 원인samuṭṭhāna과 그 물질을 지탱하는 조건paccaya을 구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음식에서 생긴 물질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cittasamuṭṭhāna-rūpa이다. 그런데 재생연결 찰나에는 예외적으로 재생연결 마음이 마음생 물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그때 함께 생기는 물질은 과거 업에서 생긴 물질kaṭattā-rūpa(이미 행해진 것에 의해 생긴 물질 = 과거 업에서 생긴 업생 물질)이다. 마음생 물질은 재생연결식 직후의 첫 번째 바왕가 마음이 생겨나는 순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재생연결 순간에 정신과 함께 생긴 물질은 마음생이 아니라 업생이다.
하나의 법은 동시에 여러 조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음식조건의 핵심 작용은 새로 만들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떠받치고 강화하는 것upatthambhana이다. 위숫디 막가도 네 음식을 정신과 물질을 지탱하는 조건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재생연결 순간의 업생 물질은 생산 원인으로 보면 과거 업에서 생겼고, 음식조건으로 보면 함께 생긴 접촉·의도·알음알이의 지지를 받는다. 따라서 "업생 물질이 정신적인 음식의 조건 따라 생긴 법이다"는 문장은 "그 업생 물질을 정신적인 음식이 생산했다"가 아니라, "과거 업이 생산한 그 물질이 정신적인 음식의 지지까지 함께 받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평상시의 마음생 물질도 네 가지 발생 원인의 분류에서는 마음에서 생긴 물질이고, 음식조건 관계에서는 같은 마음의 접촉·의도·알음알이에 의해 지탱되는 물질이다. 특히 알음알이의 음식인 citta 자체는 마음생 물질의 생산 원인이면서 동시에 음식조건으로 그것을 지탱한다. 동일한 두 법 사이에도 '마음에서 생김'이라는 발생 관계와 '음식으로 지탱함'이라는 조건 관계가 겹칠 수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빳타나의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음식은 재생연결의 찰나에 그와 결합된 무더기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음식이라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문장에서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음식'이란 재생연결에 들어있는 세 가지 정신적 음식(알음알이, 접촉, 의도)를 뜻한다. 재생연결식은 전생에 지은 업의 '결과(과보)'로 생겨난 마음이기 때문이다. 과보의 마음은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닌 중립(무기)의 상태이다. '그와 결합된 무더기들과'의 뜻은 세 가지 정신적 음식들과 함께 일어나는 다른 마음부수들(느낌, 인식 등 - 그 재생연결식과 함께 생긴 마음·마음부수의 정신적 복합체, 각각의 음식과 결합한 정신적 무더기들 전체)을 뜻하고,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는 생명이 시작될 때 과거 업에 의해 만들어진 심장/몸/성의 30가지 물질을 뜻한다. '음식이라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는 것은 이 세 가지 정신적 현상들이 자신과 짝지어진 정신과 물질들이 소멸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력하게 자양분을 공급하고 지탱upatthambhana해 준다는 뜻이다.
재생연결식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낳지 못한다. 이 순간의 마음은 새 생에 갓 도착해 힘이 약하고, 그 토대인 심장토대가 앞서 생긴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동시에 생겨 의지처로서 약하기 때문이다. 이때 서른 가지 물질을 낳는 것은 업이고, 정신적 음식은 그것들과 함께 생겨 떠받쳐 줄 뿐이다. 음식조건의 본질적 역할이 '떠받치거나 증강하는 것upatthambhana', '생산자 겸 유지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마음에서 생긴 물질은 전자, 업에서 생긴 물질은 후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요약하자면 정신적인 음식이 직접 조건 짓는 동시생 물질은 평상시에는 마음생 물질이고, 재생연결 순간에는 업생 물질이다. 마음생 물질은 현재 마음이 생산하지만, 재생연결의 업생 물질은 과거 업이 생산하며 정신적인 음식은 그것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지탱한다.
4. upādinna
¹³²⁾ '업에서 생긴 것'으로 옮긴 원어는 'upādinna(취착된 것)'이다. 아비담마에서는 업에서 생긴 18가지 물질을 '취착된 것'이라 한다. 이들은 갈애와 사견이 원동력이 된 업의 과보로 인해 얻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자는 '업에서 생긴 것'으로 의역했다. 자세한 것은 『길라잡이』 6장 §7의 8번 해설(취착된 것)을 참조할 것. 일반적인 업에서 생긴 물질은 6장 §10을 참조할 것.
- 대림스님 옮김, 『청정도론』 제2권 p.238, 초기불전연구원(2020)
7-2. ...업에서 생긴 것이 '취착된 물질'이고 나머지는 '취착되지 않은 물질'이다...
8. 취착된 것(upādinna)과 취착되지 않은 것(anupādinna): 업에서 생긴 18가지 물질은 '취착된 것(upādinna)'이라 한다. 이들은 갈애와 사견이 원동력이 된 업의 과보로 인해 얻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업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해 생긴 물질을 '취착되지 않은 것'이라 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측면이 아닌 일반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우리 몸에서 감각기관을 구성하는 물질들은 모두 '취착된 것'이라고 해야 하고 그 이외는 모두 '취착되지 않은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분류에서 나타나는 한 쌍의 다른 용어들과는 달리 이 '취착된 것'과 '취착되지 않은 것'은 서로를 배제하는 양단논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업에서 생긴 물질 가운데 아홉 가지는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아래 §17 참조)
...업은 마음이 일어나고(uppāda) 머물고(ṭhiti) 무너지는(bhaṅga) 매 아찰나마다 물질을 일어나게 하는데 이것은 재생연결식이 일어나는 아찰나에서부터 시작하여 죽음의 마음이 일어나기 직전의 17번째 심찰나까지 삶의 전 과정에서 일어난다. 18가지 물질이 업에 의해서 생긴다. 즉 업에서 생기는 아홉 가지 깔라빠 가운데서 8가지 '분리할 수 없는 것'과 다섯 가지 감성과 두 가지 성과 생명기능과 심장토대와 허공이다. 물론 이들 가운데서 여덟 가지 기능, 즉 다섯 가지 감성, 두 가지 성, 생명기능, 그리고 여기에 심장토대를 더하여 9가지는 오직 업에서만 생긴다. 나머지 9가지는 업에서 생긴 깔라빠에 포함될 때만 업에서 생긴다. 그 외에는 다른 요인들로부터 생긴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64~72, 초기불전연구원(2020)
upādinna 어원은 아래와 같다.
- upa: 가까이(근접), 강하게(강조)
- ā: ~로, ~을 향해
- √dā: 주다 → 접두사 ā-가 붙으면 방향이 뒤집혀 '가지다·취하다(take)'가 된다.
- -inna: 과거분사 접미사 → 그래서 dinna는 '준 것'이지만 ādinna는 '취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단어는 '가까이 끌어당겨져 취해진 것, 강하게 꽉 쥐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연기법의 취착upādāna과 어원이 같다. 즉 과거 전생에 무명과 갈애로 인해 대상을 꽉 움켜쥐는 취착(집착)을 했고, 그 취착을 원동력으로 업을 지었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이번 생에 얻어진(움켜쥐어진) 결과물을 뜻하는 전문 용어가 바로 우빠딘나이다. 과거 upādāna라는 취하는 행위(취착)가 있고, 그 행위에 의해 현재 취해진 쪽이 upādinna이다. 우빠딘나는 갈애와 견해에 관련된 업이 자신의 과보로서 취한 것이며, upādinna-rūpa는 업이 자기 과보로 취득한 물질이다.
이걸 역자는 업에서 생긴 것kammaja와 같게 의역했다. 다만 해당 청정도론 맥락을 벗어나 조금 더 넓게 바라보자면 upādinna는 물질보다 넓은 개념이다. Upādinna는 그 원리상 과보로 나타난 정신(vipāka 마음·마음부수)까지 포함하며, kammaja rūpa는 정신·물질 중 그 절반일 뿐이다. 앞서 다룬 맛지마니까야에서 재생연결의 네 음식이 모두 '취착된 것'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양소ojā는 업생 물질이지만, 감각접촉·의도·알음알이는 물질이 아니라 과보인 정신이다. Kammaja로 등치하면 이 세 가지를 설명할 수 없다. 즉 우빠딘나는 '취착된 것'을 주 역어로 두고, 상가하 물질 분류를 다루는 자리에서만 '이 분류에서는 업에서 생긴 물질과 외연이 같다'고 인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우빠딘나는 한 마디로 무명·갈애가 지속되는 윤회 안에서 축적된 업이 자기 과보로 취득한 정신·물질 둘 다를 말한다.
인용문에서는 업생색이 "재생연결식이 일어나는 아찰나에서부터 시작하여 죽음의 마음이 일어나기 직전의 17번째 심찰나까지 삶의 전 과정에서 일어난다"고 하였는데, 죽음이란 마지막 마음인 죽음의 마음cuti-citta이 소멸함과 동시에 우리 몸의 생명기능(업생색)도 정확히 1초의 오차도 없이 함께 완전히 소멸하는 것을 말한다. 죽은 뒤에도 눈이나 심장과 같은 업생색이 몇 심찰나 동안 살아서 기능하는 것은 모순이다. 죽은 시체에는 감각이나 생명기능 같은 업생색이 단 1개도 남아있지 않고, 오직 온도에서 생긴 물질utuja-rūpa인 시체만 썩어가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 업은 죽음이 오기 16심찰나 전(죽음의 마음을 첫 번째로 했을 때, 역순으로 17번째 마음)에 미리 업생색 생성을 중단한다. 죽음의 마음보다 16심찰나 앞선 마음의 일어남uppāda 아찰나에 업은 최후의 업생색 무더기를 생성하고, 그 마음의 머무는 아찰나부터 업생색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으며, 죽음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태어난 업생색들만 조금씩 수명이 다해 소멸해 가고, 죽음이 임박하면 시각, 청각 등의 기능이 점점 꺼지며 감각이 희미해진다. 마지막 죽음의 마음이 소멸하는 정확히 그 순간 16심찰나 전에 마지막으로 생성되었던 최후의 업생색들도 17심찰나의 수명을 다하고 동시에 소멸bhaṅga한다. 그 다음 찰나부터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오로지 온도utu가 관장하는 무정물(시체)일 뿐이다.
- 마지막 업생색 발생: 역산한 17번째 마음의 uppāda
- 신규 업생색 발생 중단: 역산한 17번째 마음의 ṭhiti
- 기존 업생색 전부 소멸: 죽음 마음의 bhaṅga
참고로 이 구간이 임종의 인식과정과 겹친다. 마지막 16찰나 동안 업생색은 새로 생기지 않지만 이미 생긴 것들이 아직 머무는 단계에 있어 감각기능이 작동한다. 임종에 다다른 인식과정에서 업·업의 표상·태어날 곳의 표상이 나타날 수 있는 물질적 바탕이 여기다. 임종에 다다른 자에게는 오직 하나의, 머무는 단계에 이른 앞서 생긴 토대에 의지하여 열여섯 마음이 일어난다.
5. Ojā
영양소 보는 방법
여덟 번째로 식별해야 할 물질의 유형은 영양소(ojā)입니다. 이것 역시 모든 루빠 깔라빠에서 발견되며 언급했듯이 네 종류가 있습니다.
1) 업에서 생긴 영양소(kammaja ojā)
2) 마음에서 생긴 영양소(cittaja ojā)
3) 온도에서 생긴 영양소(utuja ojā)
4)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āhāraja ojā)
어떤 루빠 깔라빠든 조사하면 반복 증식하기 위해 보이는 루빠 깔라빠에서 영양소를 발견할 것입니다.
- 파욱 또야 사야도 법문, 담마다야다 빅쿠 옮김, 『냐나닷사나 - 앎과 봄』 p.172, 세나니승원(2021)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물질 보는 방법
앞에서 언급했듯이 몸의 네 부분, 즉 소화 안 된 음식, 소화된 음식(똥), 고름, 오줌은 다름 아닌 온도에서 생성된 무정물 영양 팔원소 깔라빠(utuja oj · aṭṭhamaka kalāpa)일 뿐입니다. 그리고 몸의 소화열(소화관에서 가장 강력한)은 단지 업에서 생긴 생명 구원소 깔라빠의 불 요소입니다.
온도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의 영양소가 소화열과 만날 때, 더 많은 물질이 생깁니다. 즉 그것은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āhāraja oj · aṭṭhamaka kalāpa)입니다. 그것들은 그 자체가 영양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영양소는 같은 식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재생됩니다. 하루에 먹은 음식은 일주일 동안 이렇게 재생되고 그동안 앞서 일어난 음식에서 생긴 물질뿐만 아니라 업에서 생긴, 마음에서 생긴, 온도에서 생긴 루빠 깔라빠의 영양소도 또한 지원합니다. 천상의 음식은 한두 달까지 재생됩니다.
이것을 보려면 먹는 동안 명상을 합니다. 그때 음식에서 생긴 루빠 깔라빠가 전 소화 기관, 즉 입, 목, 위장, 내장으로부터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이 보입니다.
먼저 그런 장소에서 가장 나중에 먹은 음식을 사대요소로 식별하고 루빠 깔라빠를 봅니다. 소화열(생명 구원소 깔라빠의 불 요소)이 가장 나중에 먹은 음식(온도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의 영양소를 만날 때, 여러 세대의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가 만들어져서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볼 때까지 계속해서 살핍니다. 그것들이 불투명이고 여덟 종류의 물질로 되어 있는지 봅니다. 또한 식후에 이러한 것들을 위장과 내장에 있는 소화 안 된 음식을 분석하면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이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들이 몸 전체로, 이를테면 눈으로 퍼져서 도달할 때 식별해야 합니다. 그곳 깔라빠 안에 있는 여덟 종류의 물질을 식별하고 그것들의 영양소가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인지 봅니다. 다음 그 영양소가 눈 십원소 깔라빠의 업에서 생긴 영양소를 만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봅니다. 즉 소화열과 함께 그 영양소는 눈 십원소 깔라빠의 영양소로 하여금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를 4, 5세대 생산하게 합니다.²⁵⁸⁾ 생산되는 세대의 수는 양자의 영양소의 힘에 달렸습니다.
²⁵⁸⁾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와 소화열은 지원하는 원인이고, 눈 십원소 깔라빠의 영양소는 생산하는 원인입니다.
다시 그 4, 5세대의 루빠 깔라빠에는 온도가 있습니다. 그것의 머무는 단계를 다시 식별하면 그것 역시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재생됩니다.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가 눈에 있는 업에서 생긴 몸 십원소 깔라빠와 성 십원소 깔라빠를 만날 때, 4, 5세대의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가 생성되는 것 역시 식별해 봅니다. 또한 이 여러 세대에서 온도가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재생됩니다.
더 나아가서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가 안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의 영양소를 만날 때, 2, 3세대의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가 생산되고 역시 이 세대에서 온도는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재생됩니다.
그리고 다시,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는 앞선 것과 뒤따라오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앞선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소가 뒤따르는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의 영양소와 소화열을 만날 때, 10~12세대의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가 생산됩니다. 물론 거기에서 온도는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재생됩니다.
모든 경우에(업, 마음, 자양물(음식), 온도에서 생긴 것 중에서) 어떤 깔라빠의 영양소든 소화열의 지원을 받을 때만 재생됩니다.
- 파욱 또야 사야도 법문, 담마다야다 빅쿠 옮김, 『냐나닷사나 - 앎과 봄』 pp.180~182, 세나니승원(2021)
kammaja ojā, cittaja ojā, utuja ojā, āhāraja ojā에서 ojā는 '영양소'라는 단어에 천착하기보다 각각의 원인으로 인해 만들어진 깔라빠 내에서 지탱(자양)하고 생산하는 성질을 고유 성질로 갖는 실제 물질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독법이다. 우리가 흔히 현대 영양학에서 말하는 '영양 성분'과 같은 것으로 ojā를 관습적으로 인식하면 "어떻게 업, 마음, 온도에서 생겨난 깔라빠가 영양 성분을 가지는거지?"와 같은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관습적으로 말하는 음식 속의 영양소가 아니라 같이 일어난 물질들이 찰나 동안 존재하게끔 지탱해 주는 것, 계속해서 새 깔라빠를 세대(generation)에 걸쳐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ojā라는 물질이다. 머무는 단계에 이른 ojā는 지원조건을 받아 새로운 후속 물질의 연속을 발생시키는 작용을 한다.
관련하여 인용문에서는 "어떤 루빠 깔라빠든 조사하면 반복 증식하기 위해 보이는 루빠 깔라빠에서 영양소를 발견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쉽게 번역하면 "어떤 루빠 깔라빠를 조사하더라도 그 안에서 영양소를 발견하며, 그 영양소를 조건으로 루빠 깔라빠들이 거듭 생겨나는 것을 보게 된다"라고 번역할 수 있다. 물질(루빠)은 생겨나자마자(생) 머물고(주) 즉시 사라진다(멸). 수명이 아주 짧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 몸이 유지되는 이유는 물질들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 세대의 깔라빠를 '생산(증식)'해 놓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파욱 수행법에서 물질 명상을 할 때, 단순히 "물질이 있네" 하고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물질이 어떻게 끊어지지 않고 상속되는가(원인과 결과)를 보아야 한다. 깔라빠 안에 있는 ojā가 바로 이 반복 증식(다음 세대를 복제·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력이다. 때문에 "반복 증식하기 위해 영양소를 발견해야 한다"는 말은, 물질의 연속성과 연기적 발생을 위빠사나로 직접 꿰뚫어 보기 위해 반드시 영양소를 식별해야 한다는 수행적 지침(함의)이다. ojā는 물질을 자양하고, 적절한 지원조건 아래에서 후속 물질의 흐름을 생겨나게 하는 궁극적 물질현상이기 때문에 그것을 조건으로 새 깔라빠들이 연속적으로 생겨난다. 기존 번역에서 '증식'은 인과적 세대 연속을 말하는 것이며, 기존 깔라빠 A가 생겨났다가 소멸하고 그 안의 ojā가 조건이 되어 새 깔라빠 B가 생기고 B의 ojā가 조건이 되어 C가 생기는 것으로 ojā의 작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의 네 부분으로 언급된 '소화 안 된 음식, 소화된 음식(똥), 고름, 오줌' 중 고름pubba의 경우 32상에서 언급되는 것인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항상 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이 상하고 피가 썩는 자리, 즉 종기나 상처가 난 곳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32상 목록은 이 몸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들의 총 목록이고, 이 중 고름은 조건이 갖춰질 때만 나타나는 항목이다. 체내의 무정물은 오직 온도(utu, 불의 요소)에 의해서만 그 형태가 만들어지고 지탱된다. 음식은 몸 밖에 있을 때부터 utuja이고, 똥과 오줌은 utu에서 비롯된 소화열tejo이 작용해 변형된 결과이므로 utuja이며, 고름은 상한 살과 피가 열에 의해 썩어 생기므로 utuja이다. 따라서 이 4가지는 온도에서 생성된 물질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utuja의 utu는 모든 깔라빠에 있는 불 요소·온도에 의해 새로운 온도생 물질이 일어나는 일반적 발생원이고, pācaka-tejo라는 소화열은 업생 생명 구원소 깔라빠의 불 요소로서 음식의 ojā가 음식생 물질을 만들어 내도록 지원하는 특수한 기능에 해당한다.
음식을 먹어 체내의 소화열과 만나면 체내에서 음식에서 생긴 영양소āhāraja ojā를 가진 깔라빠가 만들어진다. 이 1세대 깔라빠가 눈, 코, 장기 등 몸 전체로 퍼진다. 퍼진 1세대가 그 부위의 소화열 + 기존 영양소를 만나 2세대를 만든다. 2세대가 다시 3세대를 만든다. 이런 식의 연쇄 재생산이 며칠에 걸쳐 점점 희미해지며 하루에 섭취한 자양물이 최대 일주일간, 천상의 영양소dibba ojā는 한두 달까지 지속된다. 이 메커니즘은 '음식이 일주일 동안 몸에 남아 있다'가 아니다. 물질 하나의 수명은 17심찰나이며 어떤 물질도 7일을 갈 수 없다. 지속되는 것은 물질 개체가 아니라 생산의 계보(상속)이다.
- 삼킨 음식의 ojā
→ (소화열의 지원) → 1세대 āhāraja 팔원소 깔라빠
→ 그 1세대 안의 ojā가 다른 깔라빠의 ojā를 지원 → 2세대
→ 그 2세대 안의 ojā가 다른 깔라빠의 ojā를 지원 → 3세대 → … - 각 세대는 소멸하지만 다음 세대를 조건 짓고, 그 조건력이 약해져 더 이상 다음 세대를 만들지 못하면 연속이 끝난다.
7일은 하루에 섭취한 음식에 의해 이 연쇄가 이어질 수 있는 최대 기간이다. 실제 세대 수와 지속 정도는 음식의 질과 소화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천상의 음식이 더 오래가는 이유는 ojā의 힘 차이이다. 천상의 음식은 극도로 미세하므로 ojā가 강하고, 따라서 세대의 연쇄 발생 조건이 훨씬 멀리까지 간다.
우리 몸 밖(접시에 놓인 밥, 사과 등)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없는 무정물은 아비담마에서 오직 온도utu에서 생긴 물질로 분류된다. 밖에서 볼 때 그것은 단지 온도에서 생긴 영양 8원소 깔라빠 덩어리이다. 이것을 우리가 먹어서 삼켰을 때, 전체 소화 기관(입, 목, 위장, 내장) 속의 소화열(업에서 생긴 불 요소)과 만나 몸에 흡수되어야 비로소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물질āhāraja rūpa'로 변환된다. 따라서 '위장 속의 소화되지 않은 음식 그 자체'는 아직 변환되기 전이므로 온도에서 생긴 것utuja이다. 삼킨 음식은 입·목·위·장에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utuja이며, āhāraja라는 이름이 붙는 것은 그 ojā가 내 몸에 흡수되어 새로 만들어낸 물질 깔라빠부터이다. 즉 āhāraja는 음식을 원인으로 하여 먹는 사람의 몸에서 새로 생긴 물질이라는 뜻이다. 외부 음식의 ojā는 외부에 놓여 있기만 해서는 몸을 자양하지 않고, 살아 있는 업생 몸의 지원을 얻어 소화열과 관계할 때 비로소 음식생 물질을 산출한다. 다르게 말하면 외부의 취착되지 않은 ojā가 업생 몸에 의지해야 자양 기능을 수행한다. 업에서 생긴 물질은 살아있는 존재의 상속 안에서만, 마음에서 생긴 물질은 마음이 있는 곳에서만, 자양물에서 생긴 물질은 삼켜진 ojā가 소화열의 지원을 받는 곳인 살아 있는 몸 안에서만 있다. 감각기능에 묶이지 않은 물질은 utuja 외에 없다. 참고로 식물은 유정이 아니므로 식물성 음식은 애초부터 utuja이다. 살아 있는 동물의 조직은 살아 있을 때 업·마음·온도·음식에서 생긴 물질들이 함께 있었을 수 있고, 죽어서는 무정물인 온도생 물질로 취급한다.
자양물(음식)에서 생긴 영양 팔원소 깔라빠들이 몸 전체로 퍼져서 도달하면 어떤 메커니즘이 일어날까? 이 대목은 janaka(생산하는 원인)와 upatthambhaka(지원하는 원인)의 구분이 전부이다. 빳타나의 자양물 조건āhāra-paccaya에서 지원하는 조건은 낳지 않고 힘만 실어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 음식에 있는 온도생 ojā + 소화관의 강한 업생 소화열 → 몸 전체로 퍼지는 음식생 영양 팔원소 깔라빠
(음식에서 최초로 음식생 물질이 만들어지는 단계) - 눈 십원소 깔라빠는 업에서 생긴 것이고, 그 안에 업에서 생긴 ojā가 들어 있다.
- 음식에서 생긴 팔원소 깔라빠가 눈에 도달한다. 그 안에는 자양물에서 생긴 ojā가 있다. 그곳에는 눈 십원소 깔라빠 외에도 생명 구원소 깔라빠 등 여러 깔라빠가 함께 있다.
- 소화열이 함께 작용한다. 업생·마음생·온도생·음식생 중 어느 깔라빠에 속한 ojā든, 그것이 ojā로서 새로운 음식생 물질을 생산하려면 소화열의 지원이 필요하다.
- 그 결과 실제로 새 음식생 영양 팔원소 깔라빠를 낳는 것은 눈 십원소 깔라빠 안에 원래 있던 그 업에서 생긴 ojā이다. 밖에서 도착한 ojā와 소화열은 그것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만 한다.
- 눈 십원소 깔라빠 안의 업생 ojā: 생산 원인
- 몸을 통해 도달한 음식생 ojā: 지원 원인
- 눈 부위 생명구원소 깔라빠의 소화열: 지원 원인
- 이를 더 완전하게 부르면 첫 세대는 kamma-paccaya-āhāraja-rūpa, "업생 물질을 조건으로 한 음식생 물질"이다. 그다음 세대부터는 앞 세대의 음식생 ojā가 다음 세대를 낳으므로 āhāra-paccaya-āhāraja-rūpa가 된다.
그런데 왜 낳은 결과가 '자양물에서 생긴' 깔라빠일까? 낳는 주체가 ojā, 곧 āhāra이기 때문이다. 발생 원인 분류는 "낳는 법이 무엇이냐"로 정해지지, "그 낳는 법 자신이 어디서 왔느냐"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업에서 생긴 ojā가 낳아도 결과물은 āhāraja이다. 이 지점이 이 대목에서 가장 헷갈리는 곳이고, 여기만 잡으면 나머지는 전부 풀린다. 번외로 매 세대 새 깔라빠의 불의 요소tejo는 다시 utuja 세대들인 온도생 영양 팔원소 깔라빠를 낳는다. 인용문에서 계속 "거기에서 온도는 여러 세대에 걸쳐 재생됩니다"라고 덧붙이는 것이 이것이다.
인용문에서 말하는 소화열은 업에서 생긴 생명 구원소 깔라빠의 불 요소이다. 생명 구원소 깔라빠는 몸 전체에 분포하므로 그 불의 요소도 몸 전체에 있다(c.f. 신진대사열, metabolic heat). 눈에서도 '소화열의 지원'이 성립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모든 깔라빠의 tejo는 그 깔라빠의 온도이며, 온도생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생명구원소 깔라빠의 tejo인 pācaka-tejo는 음식의 ojā가 음식생 물질을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소화 기능을 가진다.
전체 구조를 한 번에 정리하면
- 먹은 음식 자체는 온도생 물질이다.
- 그 음식의 ojā가 업생 생명 구원소의 소화열을 만나면 음식생 물질이 생긴다.
- 그 음식생 물질이 전신으로 퍼져 각 부위의 업생·마음생·온도생·음식생 깔라빠의 ojā를 지원한다.
- 지원받은 각 ojā는 다시 새로운 음식생 영양팔원소 깔라빠를 여러 세대 만들어 낸다.
- 그리고 새로 생긴 각 깔라빠의 tejo는 별도로 온도생 물질의 세대를 만든다.
- 이때 '세대·재생·증식'은 하나의 깔라빠가 계속 존속하거나 복제된다는 뜻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로운 깔라빠가 생멸하며 인과적 물질연속을 이룬다는 뜻이다.
6. sabhāva-rūpa
3-2. 이 18가지 물질은 고유성질을 가진 물질, 특징을 가진 물질, 구체적 물질, 변형의 물질, [위빳사나로써] 명상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구분된다.
1. 이 18가지 물질: ① 여기서 열거한 18가지 물질은 '고유성질을 가진 물질(sabhāva-rūpa)'이라고 무리 지을 수 있다. 이들 각각은 모두 그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땅의 요소에는 딱딱함의 특징이 있는 것과 같다.
② 이들은 역시 '특징을 가진 물질(salakkhaṇa-rūpa)'이라고 한다. 모두 무상, 고, 무아의 삼특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③ 이들은 다시 '구체적 물질(nipphanna-rūpa)'이라 한다. 업과 마음과 온도와 음식이라는 조건들에 의해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④ 이들은 또 '변형의 물질(rūpa-rūpa)'이라 한다. 변형(ruppana)되는 물질의 기본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⑤ 이들은 다시 '명상할 수 있는 물질(sammasana-rūpa)'이라 한다. 이들은 무상 · 고 · 무아의 삼특상을 가지고 있으므로 위빳사나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pp.47~48, 초기불전연구원(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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