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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 색계 세상
색계 세상은 열여섯 가지이니
초선천은 (1) 범중천 (2) 범보천 (3) 대범천이고,
이선천은 (4) 소광천 (5) 무량광천 (6) 광음천이고,
삼선천은 (7) 소정천 (8) 무량정천 (9) 변정천이고,
사선천은 (10) 광과천 (11) 무상유정천과 정거천이다.
정거천은 다시 (12) 무번천 (13) 무열천 (14) 선현천 (15) 선견천 (16) 색구경천의 다섯 가지이다.
무번천부터 색구경천은 각각 신(믿음), 정진, 염(마음챙김), 정(삼매), 혜(통찰지)가 뛰어난 불환자가 태어나는 세상이다.
1. 색계 세상은 열여섯 가지이다: 색계 세상 혹은 색계 천상은 색계 오종선 가운데 하나를 많이 닦아서 태어나는 곳이다. 그런 선정의 힘으로 이런 색계 천상 중에서 그 선의 경지와 같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이 색계 세상은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경에서 분류하는 사종선의 각각에 해당하는 세상이다. 초기경에서는 선의 경지를 초선부터 제4선까지의 사종선으로, 아비담마에서는 이를 오종선으로 더 세분해서 설명한다. 경의 분류에 따르면 초선에 일으킨 생각[심, vitakka]과 지속적 고찰[사, vicāra]이 같이 나타나지만 아비담마에서는 이 둘을 각각 초선과 제2선에 배대시켜 전체를 오종선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렇게 경의 사종선에 배대해서 색계는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고 이 넷은 다시 3개씩의 천상으로 나누어진다. 이 셋은 그 각각의 선의 경지에 따라서 분류된 것이다. 한편 사선천의 마지막인 정거천은 다시 5가지로 나누어져서 색계 천상은 모두 11+5=16가지가 된다...
(1) 초선천(Paṭhamajjhānabhūmi):
...범중천(Brahma-pārisajjā)과 범보천(Brahma-purohitā)과 대범천(Mahā-brahmā)이다. 이 용어들에서 알 수 있듯이 초선천의 키워드는 brahma(범천)이다. 부처님 당시에 인도에서 가장 유력했던 신을 들라면 인드라(Indra, 제석)와 범천(Brahma, 브라흐마)이다. 인드라는 크샤뜨리야의 신이고 브라흐마는 바라문들의 신이다...
한편 '범중천'으로 옮긴 pārisajja는 pari(주위에)+√sad(to sit)에서 파생된 parisā(회중, 무리, 모임)의 곡용형 형용사로서 '회중에 속하는, 무리에 속하는'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범천의 무리들에 속하는 [천상]'의 뜻이다. 죽을 때 약하게 초선의 경지에 들어서 죽으면 이 범중천에 태어난다 하겠다.
'범보천'으로 옮긴 purohita는 puras(앞에)+√dhā(to put)에서 파생된 단어인데 '앞에 서는 사람'을 뜻하며 이 단어는 왕의 곁에서 제사를 관장하는 제관을 뜻하는 용어로 베다에서부터 정착되었다. 고대 인도에서는 전쟁에서 왕과 병사들은 몸으로 전쟁을 하고 이런 제관들은 왕 앞에서 만뜨라나 제사를 올리는 힘으로 전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제관들의 정신적인 능력이 아주 중요하게 여겨졌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므로 중간 정도의 초선에 들어 죽은 자들은 범천의 무리보다는 더 높은 범천의 제관 정도의 경지에 태어난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2) 이선천(Dutiyajjhānabhūmi)
2선천은 소광천(Parittābhā)과 무량광천(Appamāṇābhā)과 광음천(Ābhassarā)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제2선천의 키워드는 광명(ābha)이다. 제2선의 키워드가 희열과 행복이듯이 여기서 광명은 희열(pīti)과 자애(mettā)의 빛을 말한다. 임종 시에 2선에 들은 정도에 따라서 광명의 크기도 달라지는 것이다.
(3) 삼선천(Tatiyajjhānabhūmi)
3선천은 소정천(Parittasubhā)과 무량정천(Appamāṇasubhā)과 변정천(Subhakiṇhā)이다. 3선천의 키워드는 subha(깨끗함)이다. 이것은 제3선에서 행복(sukha)과 평온(upekkha)과 마음챙김(sati)이 순정해지는 것과 일치한다 하겠다. 변정천은 subhākiṇṇā(kiṇṇā, √kṛ, to scatter)의 ā가 축약되어 kiṇha로 되었다고 설명한다. 깨끗함이 크게 퍼져있다(subhāyakiṇṇā)는 뜻에서 중국에서 변정천으로 옮겼다.
(4) 사선천(Catutthajjhānabhūmi)
4선천은 광과천(Veha-pphalā)과 무상유정천(Asañña-sattā)과 정거천(Suddhā-vāsā)이다. '광과천'으로 번역된 vehapphala는 전통적으로 '광대한 과보'로 해석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광과천으로 옮겼다. 제4선에 들어서 태어난 이 천상의 경지는 다른 천상에 비하면 그 과보가 엄청나게 크다는 뜻이다. '무상유정천'으로 옮긴 asaññā-satta는 인식에 대해서 혐오하기 때문에(saññā-virāga) 이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5) 정거천(Suddhāvāsa)
'정거천'으로 옮긴 suddhāvāsa는 suddha(청정함)+vāsa(거주)의 합성어이다. 중국에서는 정거천으로 옮겼다. 경에 의하면 이 정거천은 불환과를 얻은 자들만이 태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정거천은 다시 아래에 열거하는 다섯 가지 천상으로 구성되는데 불환과를 얻은 자들은 여기에 태어나서 다시는 이보다 더 낮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고 여기서 열반에 든다고 한다...
1️⃣ 무번천(Avihā): ...주석서에서는 '자신의 성취로부터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아위하라고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 무열천(Atappā): ...a(부정접두어)+√tap(to burn)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이 천상에 사는 천신들은 '다른 중생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주석서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3️⃣ 선현천(Sudassā): su(좋은, 쉬운)+√dṛś(to see)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보기에 아주 멋진'을 뜻한다.
4️⃣ 선견천(Sudassī): 선현과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5️⃣ 색구경천(Akaniṭṭhā): ...kaññā(어린)의 비교급인 kaniṭṭhā에 부정접두어 'a-'를 첨가하여 만든 명사이다. 이 천상에 사는 신들은 그 공덕과 행복을 누림에 있어 최상이며 거기에는 어린 자들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붙였다고 주석서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색계 천상의 제일 으뜸이라 해서 중국에서는 색구경천으로 옮겼다.
불환자가 어떻게 해서 이 다섯 천상에 다르게 태어나는가 하는 것은 믿음, 정진, 마음챙김, 삼매, 통찰지의 다섯 가지 기능과 배대하여 설명한다.
2.
§7. 무색계 세상
무색계의 세상은 네 가지로서 (1) 공무변처천 (2) 식무변처천 (3) 무소유처천 (4) 비상비비상처천이다.
무색계 세상은 무색계 4처 가운데 하나를 많이 닦아서 태어나는 곳이다. 이 각각의 뜻은 제1장 §22의 해설을 참조할 것.
(제1장 §22 해설)
1. 공무변처(ākāsānañcāyatana): ...ākāsa(허공)+ānañca('끝없음'을 뜻하는 형용사 anata의 곡용형인 추상명사)+āyatana[처, 장소]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며... 경에서 공무변처의 정형구는 이렇게 나타난다. "물질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초월하고 부딪힘의 인식을 소멸하고 갖가지 인식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기 때문에 '무한한 허공'이라고 하면서 공무변처를 구족하여 머문다." '무한한 허공'이라는 산냐(인식)가 현전하므로 이것을 공무변처라고 부른 것이다.
『청정도론』의 설명에 의하면 이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수행자는 까시나를 대상으로 한 색계 제5선을 터득하고 까시나의 닮은 표상을 무한히 확장한다. 그런 다음 그는 그 닮은 표상을 없애버리고 그것이 퍼져있는 허공을 '무한한 허공'이라고 응시하면서 그 허공에 마음을 기울인다. 이와 같이 거듭해서 마음에 잡도리하면 마침내 그 본삼매에서 허공이라는 개념(ākāsa-paññatti)을 대상으로 한 마음이 일어난다. 공무변처는 이렇게 첫 번째 무색계 마음의 대상으로서 작용하는 허공의 개념을 뜻하는 것이다. 여기서 처로 옮기고 있는 āyatana는 선의 마음이 머무는 장소 혹은 거주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차적인 의미로 간주하면 공무변처는 공무변처의 선을 지칭하기도 한다.
2. 식무변처(viññāṇañcāyatana): ...viññāṇa(알음알이)+ānañca+āyatana로 분석된다. 여기서는 ānañca가 añca로 발음되어 나타난다. 경에서는 "공무변처를 완전히 초월하여 '무한한 알음알이'라고 하면서 식무변처를 구족하여 머문다."로 정형화되어 나타난다.
여기서 무한하다고 하는 것은 첫 번째 무색계선(공무변처)을 뜻한다. 첫 번째 무색계선은 허공이라는 개념(paññatti)을 대상으로 가지기 때문에 허공을 대상으로 가지는 알음알이도 그 무한함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수행자는 공무변처의 알음알이를 그 대상으로 삼아 그것이 무한한 알음알이라는 두 번째 무색계의 본삼매가 일어날 때까지 수행한다.
3. 무소유처(ākiñcaññāyatana): ...ākiñcañña는 kiñcana(그 무엇)의 부정어인 akiñcana(아무것도 아닌)의 곡용형으로서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명사이다. 경에서는 "식무변처를 완전히 초월하여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서 무소유처를 구족하여 머문다."라는 정형구로 나타난다.
무소유처는 공무변처의 알음알이가 지금 존재하지 않음(natthi-bhāva)이 그 대상이 된다. 그 알음알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마음을 잡도리함으로써 무소유처는 첫 번째 무색계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natthibhāva-paññatti)'을 대상으로 삼아서 일어난다.
4. 비상비비상처(nevasaññānāsaññāyatana): ...na(아니다)+eva(결코)+saññā(인식)+na(아니다)+asaññā(인식 아님)로 분석이 되는데 여기서 보듯이 이 경지는 인식이 극도로 미세해져서 인식 등의 마음부수들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지이다. 경에서는 "무소유처를 완전히 초월하여 비상비비상처를 구족하여 머문다."라고 정형화되어 나타난다.
비상비비상처의 증득은 인식을 포함했다고도 제외했다고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지은 것이다. 이런 유형의 마음에는 인식(saññā)의 마음부수가 너무나 미세하기 때문에 그것이 더 이상 인식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경지는 인식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인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설명할 수 없는 형태로 남아있다. 비록 인식 하나만이 언급되었지만 이 마음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마음부수법들도 그런 극히 미세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도 존재한다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할 수 없다. 이 네 번째 무색계선은 세 번째 무색계선인 무소유처의 마음을 그 대상으로 가진다.
색계 삼매의 키워드는 닮은 표상이다. 이것은 물질이다.
무색계 삼매의 대상은 개념이거나 알음알이이다. 물질이 아니다.
공무변처와 무소유처는 개념을 대상으로 한다.
식무변처와 비상비비상처는 앞 단계 무색계선의 마음을 그 대상으로 가지므로 마음, 알음알이를 대상으로 한다.
3.
§8. 개인에 따라
정거천에는 범부들이 결코 태어나지 못하고 예류자와 일래자도 태어나지 못한다.
성자들은 무상유정천과 악처에 태어나지 않고 나머지 세상에는 성자들과 범부들이 태어난다.
여기서 이것이 네 가지 세상이다.
인용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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