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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V. 세상에 따른 분류
Bhūmi-bheda
다시 저자는 욕계·색계·무색계 존재들의 거주처의 측면에서 이 89가지 마음을 분류해 보고 있다. 즉 삼계 가운데서 어디에 태어난 자들에게는 어떤 마음들이 일어날 수 있고 어떤 마음들은 일어나지 못하는가 하는 것을 분석해 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세상으로 옮긴 용어는 본서에서 일반적으로 '경지'로 옮기고 있는 bhūmi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 문맥에서 bhūmi는 마음의 경지가 아니라 존재들이 거처하는 '땅[地, bhūmi]', 즉 거주처를 뜻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bhūmi는 존재들의 거주처인 욕계 세상, 색계 세상, 무색계 세상의 삼계를 말한다. 그래서 본서의 저자는 단지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의 삼계만을 언급하고 있고 역자들은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 이를 '세상'으로 의역하고 있다. 그리고 출세간이란 세상이 삼계라는 세상 이외에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존재들의 거주처는 오직 삼계뿐이다. 출세간의 도와 과의 마음은 이 삼계에 거주하는 존재들 가운데 예류도 이상의 경지를 증득한 자에게 일어나는 마음의 경지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2.
§27. 분석
욕계 세상에서는 모든 인식과정의 마음들이 적절하게 일어난다.
색계 세상에서는 적의와 연결된 속행과 여운의 마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 일어난다.
무색계 세상에서는 첫 번째 도와 색계의 마음과 미소짓는 마음과 낮은 무색계의 마음을 제외한 나머지가 일어난다.
예류도는 법(Dhamma)을 들어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이지만, 무색계에는 귀의 감성이 없기 때문에 일어날 수 없다.
미소짓는 마음은 미소를 드러내는 몸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질이 없는 무색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적의를 억눌러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은 선의 조건이며, 따라서 선을 조건으로 태어나는 색계와 무색계에서는 적의가 일어날 수 없다.
적의가 있으면 색계, 무색계에 태어날 수 없다.
적의와 함께하는 마음들은 색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적의는 선을 증득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완전히 억압되었기 때문이다. 적의와 함께하는 마음들과 여운의 마음들은 무색계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소짓는 마음은 육체적인 몸이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 무색계에 태어난 존재들은 색계선에 들 수 없으며 자신의 경지보다 더 낮은 무색계선에도 들 수 없다.
3.
§28. 특별한 경우
모든 세상에서 어떤 감성이 결여된 자들은 그 문과 연결된 인식과정의 마음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식이 없는 중생들에게 인식과정이란 아예 없다.
1. 어떤 감성(pasāda)이 결여된 자들은: 즉 눈먼 자나 귀먹은 자 등의 욕계의 중생들과, 냄새 맡거나 맛보거나 감촉을 느끼지 못하는 색계의 존재들을 뜻한다.
2. 인식이 없는 중생들(asañña-sattā)에게: asaññasatta는 asañña(무상, 인식 없음)+satta(중생, 유정)로 분석이 되며 그래서 중국에서 무상유정으로 옮겼다. '인식이 없는 중생'을 뜻한다. 인식이 없는 존재는 인식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예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존재들에게는 인식과정이 없다. 이들은 무상유정천에 거주한다.
4.
§29. 요약
욕계에는 인식과정의 마음 80가지가 있고
색계에는 64가지가 있고
무색계에는 42가지가 적절하게 있다.
이것이 세상에 따른 분류이다.
여기서 언급한 욕계에서 일어나는 인식과정의 마음 80가지는 9가지 고귀한 과보의 마음을 제외한 모든 마음들이다. 이들 9가지는 인식과정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다.
색계의 인식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음 64가지는 다음과 같다. 10가지 해로운 마음(적의와 함께하는 2가지는 제외) + 9가지 원인 없는 과보의 마음(색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코의 알음알이, 혀의 알음알이, 몸의 알음알이의 쌍을 제외함) + 3가지 원인 없는 작용만 하는 마음 + 16가지 큰 유익한 마음과 작용만 하는 마음 + 10가지 색계의 유익한 마음과 작용만 하는 마음 + 8가지 무색계의 유익한 마음과 작용만 하는 마음 + 8가지 출세간 마음이다.
무색계에서 일어나는 마음 42가지는 다음과 같다. 10가지 해로운 마음 + 1가지 의문전향 + 16가지 큰 유익한 마음과 작용만 하는 마음 + 8가지 무색계의 유익한 마음과 작용만 하는 마음 + 7가지 출세간의 마음(예류도는 제외)이다.
5.
§30. 결론
이와 같이 여섯 문과 연결된 인식과정이 적절하게 존재지속심(바왕가)에 의해 분리되면서 수명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아비담맛타상가하에서 인식과정의 길라잡이라 불리는 제4장이 끝났다.
인용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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