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대념처경
“형상 등의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숲이나 나무 아래나 빈방으로 들어가서 마음챙김의 대상에 고삐를 매어 묶는다” (대념처경 2-1)
Rihan
2022. 12. 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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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1.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2-1. “비구들이여, 어떻게 비구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무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숲 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외진 처소에 가서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마음챙겨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겨 숨을 내쉰다.
길게 들이쉬면서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pajānāti), 길게 내쉬면서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짧게 들이쉬면서 ‘짧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짧게 내쉬면서 ‘짧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온 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짓고(sikkhati) ‘온 몸을 경험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짓는다.
‘신행(身行)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짓고, ‘신행을 편안히 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짓는다.”
1.
숲 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외진 처소에 가서라는 것은
마음챙김의 확립을 닦기에 적절한 거처를 취하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비구의 마음은 [출가하기 이전에] 실로 오랜 세월을 형상 등의 대상들에 산만해져 있어서 명상주제를 챙기는 과정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사나운 황소에 멍에를 멘 달구지가 길을 벗어나서 달려가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소치기가 사나운 암소의 젖을 마음껏 마시면서 자란 사나운 송아지를 길들이려 할 때
그 암소로부터 송아지를 떼어내서 한 곁에 큰 기둥을 박고서 그곳에 고삐를 매어 묶어 놓을 것이다.
그때 그 송아지는 이리저리 날뛰어도 도망갈 수 없게 되자 그 기둥을 의지하여 앉거나 누울 것이다.
그와 같이 이 비구도 오랜 세월을 형상 등의 대상들이라는 맛난 것을 마시면서 자란 사나운 마음을 길들이고자 하면
형상 등의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숲이나 나무 아래나 빈방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마음챙김을 확립하는 대상이라 불리는 그 기둥에 마음챙김의 고삐를 매어 묶어야 한다.
그러면 그 마음은 이리저리 날뛰더라도 오랫동안 탐닉하던 대상을 얻지 못하게 되고 마음챙김의 고삐를 자르고 도망칠 수 없어서
이제 근접 [삼매]와 본 [삼매]를 통해서 그 [마음챙김을 확립하는] 대상을 의지하여 앉거나 눕는다.
그래서 옛 스승들은 말씀하셨다.
“여기서 마치 송아지 길들이는 자가 기둥에 묶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마음챙김으로써 대상에 굳게 묶어야 한다.”
이것이 그의 수행에 어울리는 거처이다.
그래서 마음챙김의 확립을 닦기에 적절한 거처를 취하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2.
나아가서 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은 몸의 관찰 가운데서도 아주 섬세하고,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성문들이 특별함을 증득하여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머무는 기초가 된다.
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의 확립은 여자나 남자나 코끼리나 말 등의 소리가 시끄러운 마을을 떠나지 않고서는 성취하기가 쉽지 않다.
소리는 선의 가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을이 없는 숲에서는 수행자가 쉽게 이 명상주제를 거머쥐고
들숨날숨을 통해 제4선에 이르고
그 선을 기초로 삼아 상카라들을 명상하고서
가장 높은 과위인 아라한과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그에게 적절한 거처를 보이기 위해 세존께서 ‘숲 속에 가거나’라고 시작하셨다.
…(중략)… 이런 비구는 표범과 같다고 말한다.
마치 거대한 표범의 왕이 밀림의 풀 속 깊숙이, 숲 속 깊숙이, 바위산 속 깊숙이 숨어서 야생 물소나 야생 황소나 멧돼지 등 야수들을 잡듯이
숲 속 등에서 명상주제에 전념하는 비구는 차례대로 네 가지 도와 네 가지 성스러운 과를 얻는다.
그러므로 옛 스승들은 말씀하셨다.
“마치 표범이 잠복하여 야수들을 잡듯이
부지런히 수행하고 위빳사나를 닦는 부처님의 아들도 숲 속에 들어가서 최상의 과위를 증득합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수행을 촉진하기에 적절한 곳으로 숲 속의 거처를 보이면서
세존께서 ‘숲 속에 가거나’라고 말씀을 시작하셨다.
3.
청정도론 VIII
158. 숲 속에 가거나: 여기서 숲이란 “마을의 경계인 석주 밖을 나가면 모든 것은 숲이다”와 “숲 속 거처란 오백 활 길이만큼 떨어진 곳이다”로 설명하였다.
이런 특징을 가진 숲들 가운데서 한적함의 즐거움을 가진 어떤 숲 속에 가서.
나무 아래에 가거나: 나무 근처에 가서
외진 처소에 가서: 비었고 한적한 공간에 가서. 여기서 숲과 나무 아래를 제외하고 나머지 일곱 가지 장소*에 간 것도 외진 처소에 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위, 낭떠러지, 동굴, 묘지, 밀림, 노지, 짚더미이다.(Pm. 218)”
4.
159. 이와 같이 세 계절에 적절하고, 세 가지 체액과 기질에 적절하고,*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기에 적절한 거처를 보이시고,
해이함이나 들뜸에 빠지지 않는 고요한 자세를 보이시면서 앉는다라고 설하셨다.
*”여름 등 세 계절과
가래 등 세 체액과
무지한 기질 등 세 기질에 적절한의 뜻이다.
왜냐하면 여름에는 숲 속이 적절하고,
겨울에는 나무 아래가,
우기에는 빈 방이 적절하다.
가래가 많은 사람에게 숲 속이,
쓸개즙이 많은 사람에게 나무 아래가,
바람이 많은 사람에게 빈 방이 적절하다.
무지한 기질의 사람에게 숲 속이,
성내는 기질의 사람에게 나무 아래가,
탐하는 기질의 사람에게 빈 방이 적절하다.(Pm. 218)”
그 다음에 앉아 있는 자세의 고정된 상태와
들숨날숨이 쉽게 일어남과 대상을 파악하는 방편을 보이시면서
가부좌를 틀고라고 시작하셨다.
160. 가부좌: 넓적다리를 완전히 맞물리게 해서 앉는 것이다.
틀고: 고착시키고.
몸을 곧추 세우고: 몸을 곧바로 세우고서, 열여덟 개의 등뼈의 끝이 다른 끝에 닿도록 두고.
이와 같이 앉을 때 그의 피부와 살과 힘줄이 꼬이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꼬이면 그것으로 인해 순간순간에 느낌들이 일어나겠지만 [바르게 앉았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이 일어나지 않을 때 그의 마음은 하나가 된다.
명상주제로부터 떨어지지도 않고, 오히려 [특별함을 얻기 위해] 증장하고 강해진다.
5.
161.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고: 명상주제를 향하여 마음챙김을 두고…(중략)…
간략히 설하면 ‘철저히 파악하여 [반대되는 심리현상인 잊어버림으로부터] 출구인 마음챙김을 [공부] 짓고’라는 뜻이다.
162. 그는 오직 마음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그 비구는 이와 같이 앉아서 이와 같이 마음챙김을 확립한 뒤
그 마음챙김을 버리지 않고 오직 마음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6.
164. 길게 들이쉬면서: 들숨을 길게 일으키면서.
“앗사사(assaasa)는 밖으로 나가는 바람이고, 빳사사(passaasa)는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다”라고 율장의 주석서에서는 설했다.
그러나 경장의 주석서에서는 그 반대의 뜻으로 설했다.
모든 태아들이 모태로부터 나올 때에 처음에 안의 바람이 밖으로 나온다.
그 다음에 밖의 바람이 가는 먼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면서 입천장에 닿아 멸한다.
[그로 인해 유아는 재채기를 한다.]
이와 같이 우선 들숨날숨을 알아야 한다.
165. 들숨날숨의 길고 짧음은 시간으로서 알아야 한다…(중략)…
코끼리와 뱀의 몸의 경우 들숨과 날숨은 미세하고 아주 미세하여 몸이라 부르는 그들의 긴 공간을 천천히 채우고 천천히 나간다.
그러므로 길다고 한다.
개와 토끼 등의 경우 몸이라 불리는 짧은 공간을 급히 채우고 급히 나간다.
그러므로 짧다고 한다.
166. 인간들의 경우 어떤 자는 코끼리와 뱀의 경우처럼 긴 시간을 통해 길게 들이쉬고 내쉰다.
어떤 자는 개나 토끼의 경우처럼 짧게 한다.
그러므로 시간에 따라 오랜 시간 동안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긴 것이고,
짧은 시간 동안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짧은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출처: 각묵스님 옮김, ‘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 초기불전연구원(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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