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아비담마
“크다(mahā)와 작다(paritta)는 대상이 알음알이에 충격을 주는 '힘의 강약'을 나타낸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4장)
Rihan
2023. 7. 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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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I. 인식과정의 분석
vīthi-bhedo
이제부터 저자는 인식과정을 하나하나 분석하여 설명하고 있다.
마음은 대상을 통해서 일어나므로 먼저 대상부터 분석한다.
§5. 여섯 가지 대상의 나타남
5문에서는 1️⃣ 매우 큰 것 2️⃣ 큰 것 3️⃣ 작은 것 4️⃣ 매우 작은 것이,
의문에서는 5️⃣ 선명한 것 6️⃣ 희미한 것의 여섯 가지로 대상의 나타남을 알아야 한다.
각묵스님은 강의에서 매우 큰 것은 5만원, 큰 것은 1만원, 작은 것은 100원, 매우 작은 것은 10원에 비유하여 설명하신다.
여기서 크다와 작다가 대상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알음알이에 충격을 주는 정도를 기준으로 매겨진다는 것을 기억하면, 각각의 액수의 통화는 물리적인 크기 차이가 없더라도 액수에 따라 우리에게 다른 충격의 마음을 일으키므로 이 비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5만원보다 다이아몬드가 물리적인 크기가 더 작더라도 알음알이에 주는 충격이 더 크므로 더 큰 대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레디 사야도는 의문에서 2가지로 분류한 대상을 4가지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음의 문에서도 역시 대상이 1️⃣ 매우 선명한 것, 2️⃣ 선명한 것, 3️⃣ 희미한 것, 4️⃣ 매우 희미한 것 네 가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책의 설명은 전정판 기준 417쪽에 있다.
1. 대상의 나타남(visaya-pavatti): '대상의 나타남'이란 여섯 문들 가운데 하나에서 알음알이의 대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5문과 의문의 둘로 나누어 5문에서는 1️⃣ 매우 큰 것 2️⃣ 큰 것 3️⃣ 작은 것 4️⃣ 매우 작은 것과, 의문에서는 5️⃣ 선명한 것 6️⃣ 희미한 것의 여섯 가지로 대상의 나타남을 분류하고 있다.
이 문맥에서 '크다(mahā)'와 '작다(paritta)'라는 단어는 대상의 크고 작음 또는 거칠거나 미세함을 뜻하지 않고 알음알이에 충격을 주는 '힘의 강약'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아주 크거나 거친 형색이 눈의 문에 나타나더라도 눈의 감성이 약하거나 혹은 그것이 일어난 최초의 상태를 지나 눈에 충돌한다거나 빛이 어둡다거나 하면 대상은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것은 작은 것이거나 매우 작은 것의 범주에 속하게 될 것이다.
반면 작거나 미세한 형색이 눈의 문에 나타나더라도 눈의 감성이 강하거나 그것이 일어난 최초의 상태로 눈에 충돌하거나 빛이 밝으면 대상은 뚜렷한 인상을 남기게 되므로 매우 큰 것이거나 큰 것의 범주에 속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큰 대상'이라든지 '작은 대상' 등으로 표현한 것은 대상의 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대상이 감각의 문의 통로에 들어와서 알음알이에 그 자신을 드러내는 찰나에 작용하는 인식과정에 나타나는 마음들의 개수에 비례한다.³³⁸⁾ 같은 원칙에 따라서 마노의 문에 나타나는 대상도 선명한 것과 희미한 것으로 나누어진다.
³³⁸⁾ "매우 큰 대상일 때는 한 개의 바왕가가 지나가고 나서 바왕가의 동요가 일어나고, 큰 대상일 때는 두 개나 세 개의 바왕가가 지나가고 나서 바왕가의 동요가 일어나고, 작은 대상일 때는 네 개나 ... 아홉 개의 바왕가가 지나가고 나서 바왕가의 동요가 일어나고, 매우 작은 대상일 때는 이와 마찬가지로 열 개나 ... 열 다섯 개의 바왕가가 지나가고 나서 바왕가의 동요가 일어난다."(PdṬ.148)
이처럼 인식과정에 나타나는 마음들의 개수는 지나간 바왕가(atīta-bhavaṅga)의 개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6의 해설 4와 §10의 해설 등과 <도표 4.2> 오문전향의 인식과정의 등급도 참조하기 바란다.
2.
(§6의 해설 4)
4. 혹은 여러 개의 심찰나가 지나간 뒤(bahu-citta-kkhaṇātītāni): 이렇게 하나의 심찰나가 지나간 뒤 아주 큰 대상이 인식되듯 나머지 큰 대상이나 작은 대상이나 아주 작은 대상은 여러 심찰나가 지난 뒤에 인식과정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여러 심찰나가 지난 뒤(bahu-citta-kkhaṇātītāni)'라는 것은 <도표4.2>의 나머지 14가지 경우로서 2개에서 15개까지의 '지나간 바왕가'를 가지는 인식과정들을 뜻한다. 이렇게 해서 형색, 소리 등의 다섯 가지 감각 대상은 물질이므로 17심찰나 동안 지속되며 <도표4.2>에서 보듯이 지나간 바왕가(atīta-bhavaṅga)의 개수에 따라 모두 15가지 인식과정을 상정할 수 있는 것이다.
(§10의 해설 1)
1. 이와 같이 눈의 문에서처럼...: ...<도표 4.2>에서 보듯이 15가지 인식의 등급으로 나누어지는 인식과정의 키워드는 지나간 바왕가(atīta-bhavaṅga)인데 이것은 일단 대상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 대상이 감각의 문에 주는 충격이 미약하여서 마음이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것을 뜻한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매우 작은 대상인 (10)~(15)의 경우는 대상이 문으로 들어왔는데도 그 충격이 미약하여 그 대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흘러가버린다. 이것은 겨우 두 번만 바왕가의 동요가 일어났을 뿐 전혀 대상을 알아채지 못하고 인식과정이 끝나버린 경우이다.
인용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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